지중해 오디세이 - 세계적인 저널리스트 로버트 카플란의 역사 문화 기행
로버트 카플란 지음, 이상옥 옮김 / 민음사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1. 아름다운 기억 속에는 신성이 들어있다. (13면)




2. 인간은 꿋꿋히 존속하기 위해서 기억해야 할 것을 기억한다고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은 말한다. (14면)




3. 릴케는 루브르 박물관의 그리스 로마 전시실이 “남녘 하늘, 바다, 태고의 문명이 남긴 무거운 석조 기념비들로 가득한 옛 세계의 빛나는 비전을 로댕에게 드러내 보였다”라고 썼다. 로댕은 그리스와 로마의 양식을 단순히 베끼는 데 그치지 않았다. 그는 2000년에 걸친 기독교 문화의 상속자이기도 했다. 그의 조각상들이 강력한 효과를 자아낼 수 있는 것은 원죄라는 죄의식에서 야기되는 동요와 격정에 기인한다. 그래서 그 조각상들에서는 고전 조각 작품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이상화된 평정을 찾아볼 수 없다. (17면)




4. 카잔차키스의 말대로 암호랑이와 함께 “자기의 일생을 허비하는” 사람들에게 일생의 큰 사건들은 어쩌다 만나게 된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읽게 된 책 때문에 일어난다. (18면)




5. 일생을 바꾸게 하는 책을 우연히 만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의도적으로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마치 넝마주이가 쓰레기 더미에서 무언가 쓸모 있는 것을 찾아내듯이 또는 사냥꾼이 우연히 사냥감과 마주치게 되듯이 그런 책을 찾아내게 된다. 그럴 수 있기 위해서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어야 한다고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말한다. 가령 한 도시에 대해 중요한 무언가를 찾아내려면 그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야 하는데 그런 일에도 연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18면)




6. 나의 선택들은 순간적인 우발성에 의해 좌우되었다. 실로 자유로운 삶이었다. (21면)




7. 마르세유는 다듬어지지 않은 특성이 매력이다. 이 도시는 “자기 자신을 잘 돌보지 않는 아름다운 소녀처럼 태양 속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고 19세기 작가 모파상이 말한 바 있다. (22면)




8. 마르세유는 나에게 지중해의 역사가 우선은 권력의 역사이고 그다음으로 아름다움과 관계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내가 루브르에서 보았던 예술적 기념물들은 위대한 예술의 창작에 앞서 통상과 군사 전략에 통달했던 부유한 제국들의 산물이었다. (23면)




9. 물고기와 바닷물 냄새가 순간적으로 나를 압도하면서 다른 항구까지의 거리를 축소했고 여러 가지 가능성도 되살려 주었다. (25면)




10. 지중해 지역 권위자인 영국인 패트릭 리 퍼머는 “여름철에 잠시 들을 때와는 달리 겨울철에 머물러 보면 명예시민권이라도 수여받은 기분이 든다”라고 쓴 적이 있다. (26면)




11. 지중해는 해양학자들의 말대로 생물학적으로 고갈되어 있었고 또 많은 양의 해양 생물의 보금자리가 되는 대륙붕이 없기 때문에, 지중해의 역사를 통틀어 이 바다에는 원양 어선단이 없었다. 그 결과 훌륭한 선원이나 조선공들이 부족했고, 그 부족함은 결국 탐험에 장애가 되었으며 바다를 더욱 불가사의한 곳으로 만들고 말았다. (29면)




12. ... 그 여행을 하면서 나는 여행지의 육지 및 바다 풍경과 관계되는 문헌을 찾아서 읽는 버릇을 들이게 되었다. 독서는 외과 수술 같은 것이어서 주위의 풍경을 해부하는 방법이요 내가 그곳에 가야 할 동기가 된다. (30면)




13. ... 그곳은 페니키아인들이 믿던 바알이라는 신의 전설적 고향이었는데, 한니발이며 하스두루발이며 잇디발 등 많은 카르타고의 이름 속에 있는 ‘-발’은 바로 ‘바알’에서 나왔다. (32면)




14. ‘역사(history)’라는 낱말은 그리스어 ‘이스토레오(istreo)’에서 나왔는데 ‘깨묻다’라는 뜻이다. 그런데 ‘이스트레오’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처음에는 ‘보다’를 의미했다가 나중에는 ‘알다’를 의미하게 된 동사 ‘오이다(oida)’의 완료형 시제와도 관련 있다. 그리고 그것과 같은 계통의 말은 ‘보다’라는 뜻의 라틴어 ‘비데오(video)’이다. 그러므로 ‘역사’의 일차적 의미는 ‘내가 보고 알게 된 것’이다. (34면)




15. 풍경이 아름다우면 아름다울수록 우리는 그곳의 과거와 문화에 대해 게걸스러울 정도로 알고 싶어 한다. 인간의 모든 지적 삶은 궁극적으로 심미적 정서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38면)




16. 나는 홉스와 몽테스키외를 읽기 전에 이븐 할둔의 ‘무카디아’를 접하게 되었는데 이 점에 대해서 늘 고맙게 생각한다. 그 이유는 중세 북아프리카에 대한 그의 견해가 다른 두 철학자를 이해하는 기초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40면)




17. ‘무카디아’는 당대의 북아프리카 정치에 대해 그 어떤 신문을 통해서도 주워들을 수 없었던 통찰을 나에게 제공해 주었다. (42면)




18. 아우구스티누스는 ... 성자와 죄인의 차이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희미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삶의 한 단계에서는 죄인이었던 사람도 다음 단계에서는 아우구스티누스 자신처럼 성자가 될 수 있고, 사회는 죄인과 성자를 모두 필요로 하며, 또 사회는 계몽된 사상을 받아들일 수 있듯이 불합리한 부족 중심주의도 감내할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75면)




19. ... 아우구스티누스가 집필한 ‘신국’에서 그는 인간 사회가 완벽한 정의의 이론보다는 무자비한 사회적 타협에 의존하고 있으며, 시민 생활도 ‘덕성을 완벽하게 하는 일보다는 죄악을 경감하는 일’에 더 적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75, 76면)




20. 북아프리카에서 기독교는 가난한 자들의 종교였다. (76면)




21. 그해 겨울에 나는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는 버릇을 들였다. 그 버릇으로 나는 모든 세부 사항을 적어 두는 등 더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었다. 사진은 수동적이며 사물을 지나치게 단순화한다. 사진은 우리로 하여금 아주 수월하게 회고할 수 있게 해 주지만 그 이면이나 측면에 있는 것들을 시야에서 제거해 버린다. (80면)




22. ‘그가 말하던 곳으로 장차 나도 가 보리라.’ (113면)




23. 견고한 분석을 위해선 무엇보다 대상들을 비교하는 것이 좋은 근거가 된다. 그래서 여행지들의 미세한 차이점과 상대성을 포착하는 것은 여행의 진수다. (115면)




24. 그날 아침 나는 새로 부닥치는 것들에 대해서는 모조리 기록을 해 두리라 결심했다. 나의 경력은 아직 백지였지만 나에게 자신감을 가지도록 힘을 준 것은 바로 이 새로 부닥치는 것들이었다. 끊임없이 변하는 풍경은, 무한한 기회가 있을 거라는 환상을 가지게 해 준다. (115면)




25. ‘이런 흥미 있는 사물들은 서로 몇 세기씩 시대적 간격을 두고 있기 때문에 오직 필생의 연구를 통해서만 연결될 수가 있다. 그런 연구를 하며 사는 것보다 더 보람된 삶이 있을까?’ (1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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