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벨탑 공화국 - 욕망이 들끓는 한국 사회의 민낯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9년 2월
평점 :
저금해둔 돈 없고 코딱지만큼 주는 보조금
이걸로 어떻게 살란 말이야.
세상엔 돈 많은 놈 지천으로 깔렸죠
부동산 안정대책 따윈 소용 없어
오~ 내 평생 일만 했지요
그래서 나는 불행한 여자야~
10년전부터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아오는 <뮤지컬 루나틱>에 나오는 "난 불행해요" 곡의 가사 일부이다. 바벨탑 공화국을 읽어 내려가면서 이 가사가 지속적으로 되새김 되어 나오는 이유는 뭘까?
아마도 평생 일만 했는데 일만 해서 거짓 꼬락서니를 못 벗어나는 일반 사람들의 인생과 별 다름이 없어 정말 불행한 삶을 살고 있구나 하는 마음에 동해서 이다.
도시재생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사업이 도시재생을 진행하는 사업지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보아 왔는데 이처럼 도시재생을 명확하게 집어 주는 책은 없었던 것 같다. 도시재생의 전반적인 부분을 묘사한 건 아니지만 중간 중간 도시재생을 겨냥한 듯한 느낌을 받았던 구절들이 보여 이부분에서도 또 공감을 하게 되었다.
더욱이 우리나라를 헬조선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그렇게 느끼고 있다고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요목 조목 하나씩 꼽아주는 글 속에서 그동안 난 헬조선에서 생각을 안하고 있었다는 것에 한심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아무생각 없이 살고 있었기에 지금까지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더욱이 임대아파트와 분양아파트 사이를 놓고 자신들의 집값이 떨어지는 것에 노파심을 크게 가지며 임대아파트 아이들이 분양아파트 놀이터에 와서 노는 것에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이건 정말 아닌데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이게 어른으로써 할 짓인가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만큼 책을 읽으면서 억울하면서도 편안한 삶과 안정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진정 땅을 이용한 투기를 해야 하는 것이 진실인가 싶은 마음이다.
가슴끝까지 벅차오르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할 정도로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게 된다. 바벨탑 공화국은 한국이라는 나라가 가지고 있는 모순을 적나라 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속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고 답답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답답한 부분은 다시 해소가 될수 있도록 해결할 방법을 다시 찾아야 할 것 같다.
바벨탑 Tower of Babel 이 무언지 잘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그 원전인 구약성서 [창세기] 11장의 관련 대목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처음에 세상에는 언어가 하나뿐이어서, 모두가 같은 말을 썼다....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자, 벽돌을 빚어서, 단단히 구워내자." 그들은 또 말하였다.
"자, 도시를 세우고, 그 안에 탑을 쌓고서, 탑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의 이름을 날리고, 온 땅 위에 흩어지지 않게 하자." 주께서 말씀하셨다.
"보아라, 만일 사람들이 같은 말을 쓰는 한 백성으로서, 이렇게 이런 일을 하기 시작하였으니, 이제 그들은,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하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다. 자, 우리가 내려가서, 그들이 거기에서 하는 말을 뒤섞어서,
그들이 서로 알아듣지 못하게 하자."
주께서 거기에서 그들을 온 땅으로 흩으셨다.
그래서 그들은 도시 세우는 일을 그만두었다. (P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