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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안 죽어 - 오늘 하루도 기꺼이 버텨낸 나와 당신의 소생 기록
김시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일상 생활속에서 무심한 듯 괜찮은 척 하면서 아픈 사람에게 하는 편히 건네는 말이 <괜찮아, 안죽어> 아닌가 싶다. 별것 아닌데 생색을 내거나 호들갑을 떨거나 할때 이 말을 자주 사용했던 거 같다. 아이들이 너무 힘들어 했을 때도 너무 아파 하면서 자신의 아픔을 알아 달라고 할때도 자주 썼던 말 같은데 책 제목으로 만나니 이 느낌이라는 것이 또다시 다르게 다가온다. 맞다. 인생이 아무리 힘들어도 사람은 쉽게 죽지 않는다. <괜찮아, 안죽어> 이 말은 참으로 위로의 말로써 적절하다는 것을 사례를 통해 보게 되었다.
"나 요즘 머리가 멍하고 기운도 좀 없는 것 같은데..."
"응, 안 죽어."
"우리 애가 오늘 소아과에 다녀왔다는데 게속 열이 나네, 응급실 가야 하나?"
"열이 얼마나 높은데?"
"38도 왔다 갔다 해."
"애가 처지고 힘들어 보여?"
"아니 그렇진 않아."
"괜찮아, 그럼 안 죽어. 내일 아침 소아과에나 데려가."
"아빠, 배 아파."
"설사?"
"두번"
"약 먹어."
"배 아픈데..."
"걱정 마, 안 죽어. 약이나 먹어"
[P26, 27]
응급실 전문의로 한창 잘 나가던 응급의가 시골의 작은 의원을 지키게 된 것은 동네 할아버지 의원의 유지 때문이었다고 한다. 작가의 어머니를 수양딸 삼을 정도로 친하게 지내던 의원 할아버지를 보면서 의사가 될 꿈을 꾸었다고 하니 주변의 인맥이 중요하다는 것이 증명이 된 듯 하다. 그러다 응급실 10년차가 되었던 해에 작가는 할아버지의 의지를 받아 드려 동네 의원이 되었다. 무슨 일이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응급실을 마다하고 한적한 동네 의원으로 앉아 있게 되었을때 상당히 까칠한 의원이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상상이 되었다. 그러다 한 할머니를 통해서 내과 공부를 하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해 주는데 꼭 곁에 앉아서 "내가 의사가 되고 이곳에 정착한 이야기를 하자면~ " 하면서 소근거려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참 느낌 좋은 책이었다.
2층으로 올라오는 계단을 힘들게 올라오면서도 이곳을 찾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정을 느낄수 있다. 그런 할머니 할아버지를 진료하면서 하나 하나 놓치지 않아고 체크하면서 이야기를 들어 주는 진료의 시간은 병을 치료하기 위해 오는 것 보다도 위로와 관심을 받아서 스스로 병을 치유하는 모습으로 변하되어 가는 것을 알수 있었다. 큰 병원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싶지만 병원이라는 곳에 가면 아파서 왔지만 병이 아픈 원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수 있는 시간을 주는 병원은 없다. 그래서 병원에 가는 것이 상당히 괴롭다. 인간적인 면을 마주하다기 보다 병을 가지고 있는 한 연구체를 대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병을 이야기 하고 약을 받고 며칠 후에 오라는 것이 다인 .... 의사들.... 다른 하고 싶은 이야기 있어요 하고 물어나 봐 주면 그냥 관심을 좀 가져 주면 이곳에 오는 시간이 즐겁고 병도 자연스럽게 쉽게 치유가 될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냥 내 생각이다. 그래서 작가님의 병원에 가볼까 싶은 이유가 그냥 친근함을 가지고 고민을 이야기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였다.
어릴때 부터 병원을 다니던 친구가 어느날 성장해서 왔을때 의사가 왜 되고 싶냐고 물어보았을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 하고 나서 의사선생님은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된 거냐고 물었을 때 작가님의 대답!!!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원래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고 스스로를 세뇌하면 끝. " [P209]
이렇게 이야기 해 주는 의사가 어디있을까 ~ ㅋㅋㅋㅋ
작가님의 수필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의사로써 많은 마음이 아픈 환자들의 마음을 잘 위로해 주는 의사선생님으로 남으셨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