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별자리는 무엇인가요 - a love letter to my city, my soul, my base
유현준 지음 / 와이즈베리 / 2019년 2월
평점 :
품절


건축분야에서 유명하신 분이라고 하는데.. 건축쪽으로는 잘 모르기 때문에 그렇게 유명한 분이신가 싶었다. 얼마전 읽은 <바벨탑공화국>에서 이름이 언급되어 유명한 건축가시구나 하는 것을 알았을 뿐이었다. 그래서 한번은 이분의 책을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기회가 얼마 되지 않아서 다가왔다.


<당신의 별자는 무엇인가요> 책 이름이다. 책의 이름만 보아서는 이 책이 꼭 별자리와 관련된 책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별자리를 언급하지는 않지만 별자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빗대어 책에 담아 놓으셨다. 별자리는 곧 공간이었다.



이 책에서 언급된 장소는 나를 만든 공간들이고, 내가 좋아하는 공간들이다.

그 공간들은 내 인생에서 가끔씩 있는 희미한 별빛들이다.

그리고 이 책은 멀리 떨어져 있는 나의 희미한 별빛들을 연결해서 나만의 별자를 만들려는 시도다. [표지]



책을 읽다보니 너무 어릴적의 사진을 공유함으로써 어린시절을 너무 공유하신 건 아닌가 하는 유려를 느꼈다. 그 당시 다들 가난하게 살았던 그 시절. (특히나 이 책을 접하고 나서 나의 가난은 정말로 가난이었다는 것을 다시 하면 되새김 하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차고가 있는 집에 사는 앞집 아이와 잘 지내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았고 고만 고만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세입자여서 주인댁에는 예의를 가추어야 빨리 쫒겨나지 않는 것을 알게 되었던 거 같다. 그런 시기가 책을 통해서 도드라 졌을 때 한마디 해 드리고 싶었다. 그렇게 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을까요? 하고 말이다. 어릴적 이야기가 나도 모르게 책을 통해 솟아져 나오면서 과거의 기억 속으로 잠시 머물게 되었다. 나에게도 그런 기억이 있다면 뭔가 달라진 삶을 살수 있었을까? 하는 작은 기대감을 가슴에 품었다.


책의 목차를 살펴보는 것이 책을 이해하는데 훨씬 편할 것 같았다.

1. 나를 만든 공간들 : 유년시절

2. 나를 만든 공간들 : 청년시절

3. 보물찾기 : 내겐 너무 특별한 도시의 요소들

4. 보물찾기 : 연인을 위한 도시의 시공간

5. 보물찾기 : 혼자 있기 좋은 도시의 시공간

6. 보물찾기 : 일하는 도시의 시공간


각 챕터마다 전달되는 느낌이 달라지는 것을 발견했다. <유년시절>에서는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며 나 또한 별자리의 별 하나를 만들어 내게 되었고 <청년시절>에서는 그때 나는 어떤 상황속에서 살고 있었나 하며 비교만 하며 나와 다른 삶이라는 생각에 잠시 책이 미워졌다. 그 후 보물찾기를 통해 도시를 색다르게 바라보게 되는 시간을 경험하고 <연인을 위한 도시의 시공간>에서는 너무 연인에게 포커스를 맞추어서 말이 좀 안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도 책을 낼 정도로 소개하고 싶은 장소와 공간이 있다고 말하고 싶어졌다. 작가님 처럼 혼자서 놀기, 혼자서 있기 또는 홀로 있는 것에 익숙해 져서 그런지 몰라도 혼자만이 할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잠시 빠지기도 하였다.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공간에서 일하는 것은 즐겁다. 월급이 적고 야근이 많아도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리처드마이어 사무실에서 경력을 쌓는 시간은 즐거웠다. 자신의 일터가 동료를 리스펙트할 수 있는 곳이라며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P147]



위의 문장을 접하는 순간 일하는 나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다. 경력을 쌓는 일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간. 그런 공간으로 만들어 가는 것 또한 내가 할 일인가 싶었다. 누구에게 의지하는 것이 아닌 그런 공간으로 모두의 힘을 필요로 하게 되는 건 아닐까 싶었다. 리스펙트!! 누구에게나 그런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이 진실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인생을 살면서 모든 순간이 아름다울 순 없다. 순간순간이 아주 가끔 아름다울 뿐이다. 우린 그 순간들을 이어서 별자리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 삶이 모두 대낮처럼 밝을 수 없고 약간의 별빛만 있다면 우리는 그 별빛들로 별자리를 만들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 [에필로그 중 P410, 411]



마지막에 이 책의 제목과 딱 맞아 떨어지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구나.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순간 순간의 아름다운 것들을 하나 하나 만들어가 하나의 큰 별자리로 만들어 가는 것이구나 했다. 삶을 재미나고 희망있게 살아가는 것도 별자리를 완성하는 것에 한 몫을 할수 있겠다는 것. 그래서 뿌듯한 별자리를 보면서 한평생 잘 살았구나 위안을 받는 것. 책에서는 공간을 토대로 별자리를 그려 나아갔지만 공간을 넘어 내가 가지고 싶은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껴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았다. 그래서 이 책이 하나의 시발점을 마련해 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표지가 상당히 특이하였다. 여지껏 완성이 덜 된 듯 한 느낌의 책을 만나보지 못했는데 이 책은 그런 의도를 품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책을 꽂아 놓았을때 옆면에 없다. 컨셉인가. 책을 보기에는 편한 구조라 나쁘지는 않았지만 다른 책들 중에서도 눈에 확연히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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