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 - 세상 모든 것을 숫자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다카하시 요이치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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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와 공급 곡선을 수식으로 표현하자만 ‘ax+b=y’가 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왜 1차 함수의 그래프가 나올 까? 나는 ‘ax+b=y’ 꼴로 무언가를 수요하고 공급하는 사람인가. 그렇다면 나는 상수 a b에 속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면수 x y에 속하는 사람인가?

고등학교 1학년 때였던 것 같다. 수요와 공급 곡선을 배운 것은. 그리고 경제 선생님은 이렇게 했다. “이것들이 그냥 관념적으로 만든 게 아니라, 다 수학적 타당성이 있는 것이다 하하하. 그러니까 그냥 외우려고 하지 말고 이해할려고 해라!”. 하지만 경제 선생님은 해당 문제에 어떤 수학적 타당성이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돌이켜 생각해보건데, 그 선생님을 분명히 이 사실을 몰랐던 것 같다.

 

물건의 가격이 변하는 이유를 감이 아니라 경제적인 시각에서 분명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요와 공급 그래프를 알아야 한다.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은 수요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한다는 의미이다. 같은 물건에 대해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을 그래프로 나타내면 표9와 같이 수요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수요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수요 곡선과 공급 공선이 교차하는 지점은 위쪽으로 이동한다. 이것은 물건의 가격이 오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 75pp

 

10년도 더 지났다. 그 선생님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은. 그리고 이제는 선생님이 가르쳐 주셨던 경제학의 기본적인 문제들이 이 책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를 통해 풀리기 시작했다. 아니. 단순히 수요과 곡선이라는 문제 하나만이 아니라, 그냥 관념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사회 현상들에 어떠한 수학적 타당성이 기반이 되는이 이 책을 읽는 내내 알 수 있었다.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

 

이 책의 부제는 문과 바보는 세상이 숫자로 움직이인다는 걸 모른다이다. 참 아이러니하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과라고 해서 이것을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그 이과에 대한 의미 부여를 하면, 수학을 외우듯 공부한 이과도 이 책이 필요할지 모른다. 대개는 수학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수학이란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말 좋은 선생님이 옆이 있어야 한다. 나와 같이 벡터 내적의 의미를 묻는데 abcos0와 같이 정의를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선생님을 만나서는 안된다.

이 책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는 바로 그런 책이다. 우리는 수없이 학창시절 의미없이 소금물의 농도를 계산하고, 서로를 향해 달려오는 열차간 속도를 계산하면서, 수학이라는 것을 왜 배우는지 한탄한다. ? 소금물 농도를 계산하는데 있어 왜 수학적 사고가 필요한지, 왜 이해하지 못한다. 즉 우리는 수학을 실용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자체를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다. 일상에서 적당히 사용할 수 있는 수학, 일상에서 추상화되는 수학을 배우지 못하니 수학이란 학슴에 회의감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책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에서 수학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은 다르다.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이미 사회현상에 수학이 적용된 분야를 통해서, 수학이 어떻게 일상에서 이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최근에 저출산이 앞으로 경제에ㅁ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자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인구 감소를 위기로 생각하는 논리가 과연 올바른 것일까?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한국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인구가 줄어들 경우 약 50...” 100pp

 

조사한 데이터가 전체적으로 어떤 설질을 지니고 있는지를 히스토그램을 통해서 파악했다면, 다음에는 데이터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데이터를 본다는 것은 데이터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파악한다는 의미이다” - 119pp

 

이 책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의 가장 큰 초점은 이와 같은 수학의 실용성이다. 다소 책의 깊이가 얕은 점이 있지만, 대개 수학과 관련해서 대중서로 나온 것들은 수학의 미스테리함이라든가(대개는 정수론을 통해서) 아니면, 사회에서 수학이 적용된 신기한 분야(암호와 관련된 소수 문제 등)을 통해서 수학의 활용을 보여준다. 솔직히 대개의 사람들이 소수에 대해 굳이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거니와, 해당 책들을 보면 재미는 있을지언정 수학과 일상과의 거리는 멀어진다. 그리고 수학을 삶과 동떨어진 고차원적인 사고로만 본다. 축적을 통해 체계적 사고의 산물이 아니라 말이다.

반면 이 책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는 우리 일상 혹은 주변의 수학 문제를 통해서 수학을 체화시켜주고 있다. 간만에 만난 가볍고 즐겁게 수학을 공부할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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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 - 유산균부터 바이러스 치료제까지 지금 필요한 약슐랭 가이드
박한슬 지음 / 북트리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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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살 때면, 언제나 약에 딸려오는 자그마한 종이를 펼쳐봤다. 그렇다. 약에 관한 이런 저런 설명이 적형 있었던 종이 말이다. 스테로이드란 단어가 적혀있기도 혹은 그냥 알아들을 수 있는 비타민C가 적혀있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분들은 나의 이해를 뛰어넘는 것 이었다. 고등학교 때 생물1, 2를 공부했어도. 화학1, 2를 공부했어도. 대학에 가서 대학화학을 공부했어도 좀처럼 그 뒤에 적혀있던 것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똑같은 감기 약인에 왜 그렇게 달랐던 것인지, 왜 다른 병인데 같은 종류의 약을 먹어야 하는 것인지. 그동안 먹었던 달고 쓴 약들의 종이를 모아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 분석해봐도, 적당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

 

이 책 <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는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상상에 숨어있던 과학의 한 부분을 발견했다고나 할까. 과학이 우리에게 힘든 이유는 우리의 일상과 괴리된 문제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물리1에서 역학을 배우지만 일상에서 누가 자유운동 실험을 계획하거나, 네모로 된 무언가를 밀면서 그 힘을 계산하겠는가. 물론, 이는 비단 역학에만 지나지 않는다. 공학은 그래서 물리학의 언어를 일상 혹은 실험실로 가져온 활동이다. 공학 활동이란 것은 해석보다 응용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과학에서 몇 가지의 수식을 가져와 세상의 물리 현상을 혹은 응용된 현상을 설명하려 한다. 이것은 학문적으로는 넘 고도화 된 물리의 파편을 가져와서 어렵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을 알려주기에, 일반 물리보다는 이해하기 쉬운 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아마 분야를 따지자면 응용화학 분야가 되지 않을까 싶다. 신기한 것은 보통 대학에서 응용화학이란 것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화학2나 대학물리 혹은 그 이후의 과정에서 양자역학이란 것을 배워야 할 것이다. , 원자 하나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탐구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어쩌면 화학1에서 봤던 외우면 되는 지식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불과하다란 것은 학문적으로 봤을 때는 멈춰있는 지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일상의 관점으로 봤을 때는 응용지식이라는 것이다. 스테로이드, 프로바이오틱스, 타이레놀, 항생제 등등등. 약의 성분이 되는 것들이 우리 몸과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이 책은 알려준다. ! 이 뿐만인가. 의료와 관련된 지식 혹은 의료산업이나 의학 분야를 이해하기 위한 지식들 또한 가볍게 터지하면서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책 이었다. 어찌 보면 당연하기도 했다. 왜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화학을 배웠는데, 그간 제품들을 해석할 수 없었을까. 그것은 근본을 아는 것과, 응용을 아는 것의 차이가 아니었을까 싶다. 독서평설이란 잡지에 기고했던 글들을 가져와서 만들었다는 이 책의 좋은 점은 2가지이다. 전문가가 봤을 때에는 표지를 이쁘게 만든 표면적인 지식밖에 다루지 않는 책처럼 보이기도 할 테지만, 이 책은 화학을 공부하는 꿈나무들에게 거름이 될 책이 아닐까 싶다. 그들이 화학에 대해서 좀 더 호기심을 갖고, 이를 심층화하기 위해 필요한 지적 거름이 이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나처럼 화학을 포기했던 사람에게는 작은 힐링이 되는 책 이었다. 오비탈에서 언제나 멈췄던 내 화학공부. 그리고 그로 인한 상처가 이 책을 통해서 약간이나마 해소됐다. 화학이란 것을 단순히 복잡하게만 생각하는 게 아닌, 일상의 것으로 가져온 책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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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 - 김강 소설집
김강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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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부 가까이 팔린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라는 책을 다 읽고 나서 웬지 모를 찝찝함이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그 찝찝함은 소설을 다 읽고, 바로 이어서 신문을 봤을 때 그 찝찝함의 정체가 윤곽이 드러났다. 그것은 불평등에 관한 문제였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작가 홍보 문구에는 대개 포스텍 석사 출신의 90년대생 작가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하지만 그런 특별한 능력을 지닌 작가가 나올려면, 그 사람은 도대체 어떤 환경에서 자라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런 특별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 어떤 것을 느끼지 못할까. 즉 그 사람에게 부제한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답은 곧바로 그녀의 소설속에 베어져 있었다. 소설의 문체와 내용들은 이전까지 단편들에서는 느끼지 못했을 정도로 감각적인 언어들이 있었고, 스토리 또한 상당히 흥미로웠다(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특히 첫 번째 에피소드가 내게는 그렇게 느껴졌다). 하지만 여러 가지 SF를 통해 우리사회의 군상을 드러내면서, 어떻게 가장 빤히 보이는 불평등의 문제를 드러내지 않을 수 있었던 건지도 정말 신기했다. 아마 그녀가 그런 환경에서 자라지 못해, 해당 분야에 대해서는 상상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나는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 <우린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은 조금 다르다. ! 물론 언제나 소설이란게 내가 원하는 통찰을 담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 시대에 가장 첨예한 고민은 그 안에 담겨야 하지 않을까하고 나는 생각한다. 이 책 <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에는 <우리가 빛의 속도라 갈 수 없다면>에는 없는 통찰이 담겨 있다.

 

미래의 이야기인가? 현재의 이야기인가?

 

우리가 만나게 될 미래란 어떤 모습일가. 사람들은 디스토피아를 상상하기도 하고, 유토피아를 상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는 어쩌면 언제나 판타스틱한 디스토피아도 혹은 유토피아도 아닐지 모르겠다. 사회라는 이름의 중력. 기술은 언제나 인간이 만들어 놓은 사회 안의 권력 주위를 도는 위성과 같은 존재이니 말이다. 김 강의 소설집 <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은 이와 간련된 다양한 방면의 사회 문제를 다루었다. 물론, 이는 시사적으로 다룬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의 본질적인 문제이고, (솔직히 생각건대, 미래에도 이러한 것들이 해결되리라 생각되진 않는다) 쉽게 풀릴 문제도 아니기에 시의성을 떠나서 언제나 현재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는 통찰들을 여러 소설의 이야기를 통해서 전하고 있다.

“ 300년 전 이곳에 흘러들어온 조상님이 큰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단지 풍랑을 만났을 뿐인데. 아니, 따지고 보면 이곳 누구의 조상이든, 모두들 이곳에 흘러들어온 사람들인데. 수천, 수만 년 전이냐 삼백 년 전이냐 작년이냐의 문제일 뿐. ”

 

내게 가장 재미있었던 소설은 그리고 가장 공감하며 읽었던 것은 바로 <알로하의 밤> 부분이었다. 특이한 성을 가진 아이를 과거에는 동경하기도 했다. ‘’, ‘’, ‘’, ‘. 이상하게 끌리는 성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의 경우는 이다. 어찌보면 상당히 유치한 이유로 차별을 받는 문제일 수 있는데, 어쩌면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봤을 이름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언어유희를 통한 장난의 경험을 말이다. 그래서인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문제를 통해서, 우리 사회의 만연한 차별의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아라히임> 또한 제법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흔히 우리는 외계인과이 접촉을 다른 나라에서만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대상이 과연 우리가 됐을 때, 우리는 어떻나 상상을 하게 될지.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영역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다만, 솔직히 불만을 토로하자만... 참 표지가 정말 예쁘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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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아이돌 해방작전 그래비티 픽션 Gravity Fiction, GF 시리즈 11
손지상 지음 / 그래비티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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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언제부터 내가 이런 책을 좋아하게 된 것일까. 과거의 관성으로 봤을 때, <우주 아이돌 해방작전> 시리즈는(이제 2권이 나왔으니까 시리즈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전혀 내가 읽을 만한 책이 아니다. 소설 자체를 읽지 않는데다가, 그 배경이 우주라면 더더욱 읽을 요소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 <우주 아이돌 해방작전>은 과거 고등학교 야자시간에 그리고 할 게 없었던 야간근무 시간에 군대에서 읽던 책을 상기시켰다. 그렇다. 그 친구들이 읽던 책들은 뭔가 제대로 된 소설책(제대로 됐다고 하면, <아리랑>이나 <해리포터>)와 같은 게 아닌, 라노벨이라 불리는 라이트노벨이다. 고등학교 때 친구는 <아이리스>에 푹 빠져 있어서, 그 친구가 다 읽던 것을 내가 따라가며 읽었고, 군대에 있을 때에는 <골든 메이지>라는 것 이었던 것 같다(그 책은 참 더러웠다. 녀석의 코딱지가 무슨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붙어 있었는지 ㅠㅠ).

 

이 책 <우주 아이돌 해방작전> 또한 과거의 향기를 불러일으키는 책 이었다. 뭐랄까. 가벼운 전개, 그리고 개연성은 떨어지지만 가벼운 설정 등. 어떻게 보면 옛날 국어선생님이 내가 이 런 책을 보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들고 있는 문학책으로 내 머리를 한 대 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가. 국어 책에 나오는 그들이 이야기하는 시대를 담았다’ ‘인간의 군상을 담았다라는 작품들보다, 내게는 이런 책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책들인

것을.

 

<우주 아이돌 해방작전>은 사실 2년 전에 내가 읽었던 <우주 아이돌 배달작전>의 후속편이다. 전 작의 주인공이 시현이었다면, 이 책의 주인공도 시현이다. ! 물론 이름만 같은 친족 관계다. 그리고 시현은 외계인 우루미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친구가 되고, 이후에 벌어지는 라이토노벨스러운 전개 특유의 우당탕탕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은 아니다. <우주 아이돌 해방작전 시리즈>. 하지만 언제나 작가도 무언가를 통찰을 집어 넣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해방된 것 같고, 나 또한 글을 읽는 내내 무언가를 느껴야 한다는 강박에서 탈출한 것 같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코로나 정국의 심각함에서 잠시 해방된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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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사냥꾼 - 집착과 욕망 그리고 지구 최고의 전리품을 얻기 위한 모험
페이지 윌리엄스 지음, 전행선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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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그 공룡 사냥꾼은 해변으로 갔다. 2012년 다섯 번째 달의 스무 번째 날로구름이 잔뜩 낀 일요일 아침이었다에릭 프로코피는 서른여덟 살이었다그의 딸 리버스는 세 살이 되려는 참이었다에릭과 그의 아내 어맨다는 게인스빌에 있는 집에서 파티용품을 차에 하나 가득 싣고 북부 플로리다반도를 가로질러 4세기 신학자의 이름을 딴 16세기 도시인 세인트오게스틴으로 향했다. - 26pp

 

논픽션 스토리를 거의 읽어볼 기회를 갖지 못했다물론감나무 아래에서 감이 내 입으로 떨어지기만일 기대하는 태도는 딱히 좋은 것은 아니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논픽션 스토리를 책으로 묶어서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후마니타스 출판사를 통해 이번에 나온 <임계장 이야기>나 허환주 기자가 쓴 <열여덞일터로 나가다>, <현대 조선 잔혹사>, 한겨레신문에서 논픽션 기사를 잘 쓰는 이문영 기자의 <웅크린 말들>과 국정논단 사태 보도의 최전선에 있던 이진동 기자가 쓴 <이렇게시작되었다등을 읽어보았지만우리나라에서 기자들이 자신들이 취재한 것을 묶어 내는 일은 상당히 드문 일이다또한논픽션 글을 써보기 위해서 안수찬 기자가 쓴 <뉴스가 지겨운 기자>를 읽기도 했다어쩌면이와 같은 작업은 기자가 충분히 시간을 들여서 자신이 탐구하고 싶은 대상을 정하고 진행할 수 있고또 회사 또한 이를 보장해 주어야 하는데우리네 언론사들은 기자들에게 이와 같은 보장을 잘 해주는 것 같지는 않다.

이 책 <공룡 사냥꾼>을 꼭 읽고 싶었던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정말 간헐적으로밖에 나오지 않는 논픽션 스토리를 정말 읽고 싶었다단순히 자신들이 쓴 기사들을 이것저것 여러 개 짜깁기 한 것이 아닌논픽션 스토리를 통한 보도가 존중받고 또 퓰리처상에도 있을 정도로 장려되는 분위기에서 나오는 그런 스토리들 말이다.

이 책의 1장은 위의 말처럼 출발한다어떻게 보면 이 책의 주제와 전혀 관련이 없는 내용들군더더기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이라 할 수도 있겠다앞의 말들은 주인공이 어떤 사람인지 또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등을 전혀 설명하지 않는다하지만 이 책에서 다룰 공룡 사냥꾼의 일대기를 다루는데 있어서는 손색이 없는 시작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코 앞에서 만들어야 하는 긴장을 위한 밑밥이 아닌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한 밑받을 위한 밑밥으로 이 책은 시작했다.

 



독특한 취재기에 대하여

 

이 책 <공룡 사냥꾼>의 특이점은 2가지다첫 번째는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은 논픽션 스토리라는 것그리고 다른 하나는 수많은 논픽션 스토리 중에서도 공룡 화석과 얽힌 우리 시대의 어두운 모습을 조명했다는 것이다모든 것이 자본화되고일반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생태계 깊숙한 곳에 들어가 치열한 취재를 통해 나온 게 이 책이다.

이 책의 주인공 에릭은 화석 사냥꾼이다어린시절부터 관성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그는 자신의 주변 인물 중에서 한명이 몽골에서 공룡뼈를 상업화해 성공한 것을 보고따라서 해당 사업에 뛰어든다그리고 에릭은 몽골에서 문제가 되는 공룡의 뼈 하나를 만나게 된다신장이 2미터가 조금 넘는 T.바타르가 그것이다.

한번 생각을 해보자당신은 공룡의 뼈를 언제 본 적이 있는가아니면공룡뼈를 살 수 있다는 생각은 해 본적이 있는가그리고 이 과정에서 국제적인 문제로 번지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해 본적이 있는가만약 이와 같은 희귀물품을 거래하는 시장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떻고또 국가는 여기에서 어떤 포지션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이 책 <공룡 사냥꾼>을 읽기 전에 외국 기자들이 쓴 몇몇 권의 논픽션 스토리로 나온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나쁜 초콜릿>이나 <바나나같은 것들이다우리가 일상에서 소비하는 초콜릿과 바나나가 어떠한 역사에 걸쳐서 우리에게 보급된 것인지또 이와 같은 것을 둘러싼 정치 경제 문제를 조명한 책들이다하지만 으레 나는 적지 않게 초콜릿과 바나나의 생산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는 줄 알았다그리고 여기에 한 가지 기호 식품을 더 추가하자면 커피가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일상에서 커피나 초콜릿 혹은 바나나에 대한 통찰은 우리가 판매대 앞에서 가격을 지불할 때 끝난다. TV에서 카카오가 맛있다고 하면 초콜릿이 아닌 카카오를 직접 먹어보기도 하고바나나에 관한 다양한 요리법을 소비한다커피는 조금 다양하긴 하다케냐AA예가체프냐블루마운틴이냐모카마타리 등등등어쨌든 전부 우리가 일상에서 흔하게 목격하고 소비하는 것들이다이러한 것들이 우리의 코앞에 있는 공정을 모를 뿐이지우리는 여러 미디어를 통해서 공정무역이나 노동력 착취의 문제 등은 모두 들어봤을 것이다그런데 공룡 화성이란 분야에 대해서도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가아주 제한된 곳에서만 볼 수 있는 공룡 뼈를대부분의 사람들은 고성의 바윗돌에 있는 공룡 발자국에서 그 소비가 끝날 것이다하지만 이 책에서 공룡 화석을 거래하고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은 우리가 가끔가다 뉴스에서 목격하는 미술품 거래와 그렇게 다른 특징을 갖고 있지 않다(물론나는 미술품 거래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공룡 화석은 그나마 내가 어릴 적 공룡에 대해 관심을 가졌기 때문에 흥미가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몽골이 몽골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훨씬 전부터 그곳에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석기시대 사람들은 도구를 남겼다청동기시대와 철기시대 일족은 동맹을 맺고 싸움을 했다높은 벽이 올라가서 그 넓은 땅을 빙 둘러쌌다부족 왕국은 13세기 후반에 한 지도자가 모든 부족을 통합할 때까지 전쟁을 벌였다.

칭기즈칸과 그의 직계 자손들은 말 등에 올라 세상의 절반을 정복했다그들의 독일아드리해 그리고 거의 빈까지 말을 타고 달렸다. <더 몽골스>에서 데이비드 모건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국과 이슬람 세계의 극렬한 저항을 모두 물리친 군대가 유럽에서 맞수와 마주치게 되리라고 가정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그리고 물론 그들은 어떤 맞수와도 마주치지 않았다수세기 동안 몽골제국은 역사상 육지로만 연결된 제국 중에 가장 거대한 제국으로 러시아를 지배했고이라크와 중국도 지배했다. - 170pp

 

이전에 봤던 논픽션 책들은 대개 치열한 취재기 혹은 입체적인 목적의 이해둘 중 하나만 해당되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하지만 이 책은 독특한 주제에서 오는 차별성의 문제와 시민들이 잘 알지 영역이란 낯설음의 문제를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해소해주고 있다대부분의 시민들이 공룡 화석을 보고 이름을 외우면 외웠지이와 관련된 배경적인 지식을 어떻게 알겠는가일반 사람들은 경매 시장에 들어갈 일도 없을 것이고무언가를 찾기 위해 땅을 팔 일도 없을 것이며이와 같은 것들이 합쳐져 심화된 세계는 더더욱 들어가지 않을 것이고이런 문제들이 법적으로 비화된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들과는 관계없는 괴리된 문제로 알 것이다물론 여기에는 나 또한 포함된다.

 

1985년 봄소련의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냉전의 종식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글라스노스트와 페레스트로이카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1987년 1월 27국무주 조약실토머스 재퍼슨의 초상화 아래에서 미국과 몽골이 마침내 수교했다텍사스 출신의 외무부 직원 조지프 레이크가 몽골 최초이 대사로 지명되었으며곧 울란바토르에 대사관이 문을 열었다.

1988년 12월 7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날 준비를 하고 조지 부시 대통령 당선자가 입성 준비를 하고 있을 때또 한 번의 중요한 순간이 찾아왔다고르바초프는 뉴욕 유연 총회에서 했던 기념비적인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 209pp

 

책이 주목하는 것은 에릭을 중심으로 만 벌어진 사건이다어쩌면한 개인의 서사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룡 사냥꾼>에서는 계속해서 공룡 화석과 관련된 정치경제적인 문제를 보여주면서계속해서 독자들에게 충분한 콘텍스트들을 공급해주고 있다.

어쩌면 이 책 <공룡 사냥꾼>은 끝까지 읽어 보아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기 힘든 내용일지도 모르겠다물론그것은 이 책의 저자들이 이 글을 너무 못써서 그런 것은 아니다공룡이란 것을 거의 일상에서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게공룡 화석을 중심으로 벌어진 이 독특한 사건에 대해서 이해하고 또 공감까지 하라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것 일수도 있다이 책의 독틈함이 바로 독자들이 다소 공감하기 어려운 지점일수도 있다는 것이다(참고로 우리 아버지는 멧 데이먼 주연의 <마션>을 화성에서 감자 농사를 짓는 영화라고 이야기 했다우주 개발을 하거나 해당 분야에 대한 텍스트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에게서는완전히 다른 영화로 보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이 책은 나에게 있어서는 교과서 같은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특이한 취재기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까에 대한 고민(이 책은 에릭에서부터 시작됐다), 또한 이 거대한 이야기에 대한 설명을 어떻게 할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마지막으로 무엇보다 기자에게 중요한 복잡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야기로서 어떻게 전달할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까지누군가는 공룡 화석과 관련된 특별한 이야기로 보일 수 있겠으나나에겐 논픽션 스토리를 앞으로 쓰기 위한 교과서 같은 책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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