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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 - 세상 모든 것을 숫자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다카하시 요이치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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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와 공급 곡선을 수식으로 표현하자만 ‘ax+b=y’가 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왜 1차 함수의 그래프가 나올 까? 나는 ‘ax+b=y’ 꼴로 무언가를 수요하고 공급하는 사람인가. 그렇다면 나는 상수 a 나 b에 속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면수 x 나 y에 속하는 사람인가?
고등학교 1학년 때였던 것 같다. 수요와 공급 곡선을 배운 것은. 그리고 경제 선생님은 이렇게 했다. “이것들이 그냥 관념적으로 만든 게 아니라, 다 수학적 타당성이 있는 것이다 하하하. 그러니까 그냥 외우려고 하지 말고 이해할려고 해라!”. 하지만 경제 선생님은 해당 문제에 어떤 수학적 타당성이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돌이켜 생각해보건데, 그 선생님을 분명히 이 사실을 몰랐던 것 같다.
“물건의 가격이 변하는 이유를 감이 아니라 경제적인 시각에서 분명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요와 공급 그래프’를 알아야 한다.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은 수요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한다는 의미이다. 같은 물건에 대해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을 그래프로 나타내면 표9와 같이 수요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수요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수요 곡선과 공급 공선이 교차하는 지점은 위쪽으로 이동한다. 이것은 물건의 가격이 오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 75pp
10년도 더 지났다. 그 선생님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은. 그리고 이제는 선생님이 가르쳐 주셨던 경제학의 기본적인 문제들이 이 책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를 통해 풀리기 시작했다. 아니. 단순히 수요과 곡선이라는 문제 하나만이 아니라, 그냥 관념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사회 현상들에 어떠한 수학적 타당성이 기반이 되는이 이 책을 읽는 내내 알 수 있었다.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
이 책의 부제는 ‘문과 바보는 세상이 숫자로 움직이인다는 걸 모른다’이다. 참 아이러니하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과라고 해서 이것을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그 이과에 대한 의미 부여를 하면, 수학을 외우듯 공부한 이과도 이 책이 필요할지 모른다. 대개는 수학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수학이란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말 좋은 선생님이 옆이 있어야 한다. 나와 같이 벡터 내적의 의미를 묻는데 abcos0와 같이 정의를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선생님을 만나서는 안된다.
이 책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는 바로 그런 책이다. 우리는 수없이 학창시절 의미없이 소금물의 농도를 계산하고, 서로를 향해 달려오는 열차간 속도를 계산하면서, 수학이라는 것을 왜 배우는지 한탄한다. 왜? 소금물 농도를 계산하는데 있어 왜 수학적 사고가 필요한지, 왜 이해하지 못한다. 즉 우리는 수학을 실용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자체를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다. 일상에서 적당히 사용할 수 있는 수학, 일상에서 추상화되는 수학을 배우지 못하니 수학이란 학슴에 회의감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책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에서 수학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은 다르다.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이미 사회현상에 수학이 적용된 분야를 통해서, 수학이 어떻게 일상에서 이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최근에 저출산이 앞으로 경제에ㅁ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자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인구 감소를 위기로 생각하는 논리가 과연 올바른 것일까?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한국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인구가 줄어들 경우 약 50...” 100pp
“조사한 데이터가 전체적으로 어떤 설질을 지니고 있는지를 히스토그램을 통해서 파악했다면, 다음에는 데이터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데이터를 본다는 것은 데이터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파악한다는 의미이다” - 119pp
이 책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의 가장 큰 초점은 이와 같은 수학의 실용성이다. 다소 책의 깊이가 얕은 점이 있지만, 대개 수학과 관련해서 대중서로 나온 것들은 수학의 미스테리함이라든가(대개는 정수론을 통해서) 아니면, 사회에서 수학이 적용된 신기한 분야(암호와 관련된 소수 문제 등)을 통해서 수학의 활용을 보여준다. 솔직히 대개의 사람들이 소수에 대해 굳이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거니와, 해당 책들을 보면 재미는 있을지언정 수학과 일상과의 거리는 멀어진다. 그리고 수학을 삶과 동떨어진 고차원적인 사고로만 본다. 축적을 통해 체계적 사고의 산물이 아니라 말이다.
반면 이 책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는 우리 일상 혹은 주변의 수학 문제를 통해서 수학을 체화시켜주고 있다. 간만에 만난 가볍고 즐겁게 수학을 공부할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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