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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내가 이런 책을 좋아하게 된 것일까. 과거의 관성으로 봤을 때, <우주 아이돌 해방작전> 시리즈는(이제 2권이 나왔으니까 시리즈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전혀 내가 읽을 만한 책이 아니다. 소설 자체를 읽지 않는데다가, 그 배경이 우주라면 더더욱 읽을 요소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 <우주 아이돌 해방작전>은 과거 고등학교 야자시간에 그리고 할 게 없었던 야간근무 시간에 군대에서 읽던 책을 상기시켰다. 그렇다. 그 친구들이 읽던 책들은 뭔가 제대로 된 소설책(제대로 됐다고 하면, <아리랑>이나 <해리포터>)와 같은 게 아닌, 라노벨이라 불리는 라이트노벨이다. 고등학교 때 친구는 <아이리스>에 푹 빠져 있어서, 그 친구가 다 읽던 것을 내가 따라가며 읽었고, 군대에 있을 때에는 <골든 메이지>라는 것 이었던 것 같다(그 책은 참 더러웠다. 녀석의 코딱지가 무슨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붙어 있었는지 ㅠㅠ).
이 책 <우주 아이돌 해방작전> 또한 과거의 향기를 불러일으키는 책 이었다. 뭐랄까. 가벼운 전개, 그리고 개연성은 떨어지지만 가벼운 설정 등. 어떻게 보면 옛날 국어선생님이 내가 이 런 책을 보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들고 있는 문학책으로 내 머리를 한 대 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가. 국어 책에 나오는 그들이 이야기하는 ‘시대를 담았다’ ‘인간의 군상을 담았다’라는 작품들보다, 내게는 이런 책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책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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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을.
<우주 아이돌 해방작전>은 사실 2년 전에 내가 읽었던 <우주 아이돌 배달작전>의 후속편이다. 전 작의 주인공이 시현이었다면, 이 책의 주인공도 시현이다. 아! 물론 이름만 같은 친족 관계다. 그리고 시현은 외계인 우루미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친구가 되고, 이후에 벌어지는 라이토노벨스러운 전개 특유의 우당탕탕한 사건들이 벌어진다.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은 아니다. <우주 아이돌 해방작전 시리즈>는. 하지만 언제나 작가도 무언가를 통찰을 집어 넣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해방된 것 같고, 나 또한 글을 읽는 내내 무언가를 느껴야 한다는 강박에서 탈출한 것 같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코로나 정국의 심각함에서 잠시 해방된 시간을 가졌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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