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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더 머니
존 피어슨 지음, 김예진 옮김 / 시공사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이건희와 장 폴 게티의 공통점
최근 삼성전자를 뒤흔든 뉴스가 하나 있다. 이재용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건 아니다. 경찰이 이건희 회장의 자택 공사비용 대납과 관련된 수사를 하다가 경찰이 이건희의 차명 계좌를 찾는 잭팟을 터트렸고, 검찰은 다스 수사를 하다가 삼성이 다스의 변호사 비용을 대신 내주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이다. 이재용이 풀려난지 얼마나 됐다고, 이제는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를 이건희가 구속되게 생긴 판이다.
삼성 일가의 탐욕의 끝은 어딜까. 경찰이 찾은 것은 이건희가 차명 계좌를 통해 자신의 재산을 숨겨 세금을 덜 내려고 한 것이었고, 검찰이 찾은 것은 삼성특검 당시 감옥에 가게 된 이건희를 빼내기 위해 삼성이 MB를 위해 다스의 소송비를 대납해 준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돈이 관련되어 있어서 똑같은 사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내가 보이에는 그런 것 같지 않다.
먼저 경찰이 찾은 이건희의 차명 계좌는 이건희가 얼마나 자린고비이고, 돈을 아끼려고 노력하는지를 보여준다. 맨 처음 시작된 것은 이건희 집의 공사비 대납이었다. 어쩌면 작은 배임죄나 횡령죄에서 끝났을지도 모를 일이었지만, 이건희의 돈에 대한 탐욕은 좀 더 깊숙히 삶의 현장 곳곳에 베어있었던 듯싶다. 작게 끝날 수 있는 사건은 커대한 사건으로 들어가는 작은 관문에 불과했고, 이제 이 사건은 이건희의 탐욕의 깊이를 우리에게 알려줄 것이다. 삼성이라는 파란색 로고 뒤에 감추어져 있던 작은 돈이라도 아겼을 이건희의 돈에 대한 집착과 욕망을 보여주리라 생각한다. 반대로 검찰이 발견한 삼성의 다스 변호사비 대납은 반대로 이건희에게 있어 돈이 얼마나 가벼운 것인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어떻게 보면 이건희에게 있어 감옥에 있는 기간이라는 것은 다소 불편하기만 하지, 많은 돈을 아낄 수 있는 기간이었다. 그리고 이건희라는 사람에게 어차피 전과라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이건희는 간단하게 이명박의 특별 사면을 통해 감옥에서 나올 수 있었다.
장 폴 게티도 이건희와 같은 자린고비 였다. 석유 재벌인 것으로 보아 우리가 평소 고등어를 천장위에 달아놓는 자린고비들과는 얼마나 다른지를 잘 보여준다. 어찌됐든 그는 자신의 손자를 찾기 위해 최소한의 돈을 사용하려고 한다. 물론 이러한 것들이 모두 인질범으로부터 자신의 손자를 구해내기 위한 전략이었다고하면 할 말이 없지만, 그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게티를 지배하는 모든 합리성은 ‘돈’에 연결되어 있었다.
뭐 늙어서도 자신이 원하는 게 있다는 것은 한 사람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 과연 개인에게 있어 얼마나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다. 게티든 이건희든 솔직히 사회에서 이들에게 뭐라고 하든 아쉬울게 없는 사람들이다. 가진 게 많고, 원하는 것은 똑같다.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 두 사람이 과연 자신이 돈 이라는 것을 버릴 수 있는지 말이다. 나는 책을 읽으며 어떠한 전재가 있어야 게티가 자신의 돈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할까라는 생각만 계속 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