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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짝사랑 시점 - 너에게 들키고 싶은 내 마음
와이낫미디어 이나은 지음, 명민호 그림 / 나무의철학 / 2018년 2월
평점 :
시간은 정말 빨랐다. 이렇게 빨리 지나갈지 몰랐다. 내가 연애를 하지 않을 동안 세월호 사태가 일어났고, 메르스가 한국을 휩쓸었으며, 전 대통령은 절친과 국정농단을 벌이다가 시민들에 의해 탄핵됐고, 새로운 대통령은 남북간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고 있다. 정치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이 순간에도 나는 혼자였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주인공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짝사랑을 하는 주인공의 고통이 나는 너무 부러웠다. 책을 읽으며, 몇 자 안되는 말과 그 글자들을 감싸고 있는 단어들을 볼 때마다 내 인생의 공백과 내 인생의 고허함과 마주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 나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거부했고, 나에게 잘 오지도 않았다. 과거 책에서만 읽었던 30살 까지의 솔로가 나에겐 현실이 돼 일어났다.
그리고 그동안 내가 알게 된 것은 세상에 대한 진리. 즉 무언가를 안다는 것 정도였다. 아는 것이 이렇게 허무할줄 나는 몰랐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냥 가지고 있는 사람들. 그런 바보들이 이런 행복한 순간을 즐길줄은 몰랐다,
나는 소크라테스의 말에 반대한다. 나는 배고픈 사람보다, 배부른 돼지다 되겠다. 진리는 사람을 풍요롭게 하지 않는다. 진리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지 않는다. 우리가 말하는 인간다움이란 인간이 한 공동체에 소속돼 있을 때를 이야기 한다. 아무것도 아닌 인간. 사회에 소속되지 않는 인간. 무언가에 눈물을 흘리지 않는 인간. 그것은 인간이 아니다.
물론 이 책이 내가 지금 말한 것과 같은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하지마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가슴 한 켠이 시려웠다. 그것은 둘 사이의 애뜻한 사람 때문이 아니라, 이것을 이해하기에는 너무나도 딱딱해져버린 나의 감성과, 다시 돌이켜 버릴 수 없는 나의 인생.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게 이렇게 살겠노라고 결심한 과거의 나가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책은 참.. 청년들애개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