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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으로 밀려난 기독교 - 지금은 기본으로 돌아갈 때다!
손봉호 지음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17년 12월
평점 :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는 하나의 동영상이 떠올랐다. 현재 인터넷을 떠돌고 있는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온누리 교회라는 곳에서 간증을 하고 있는 장면이다. 안태근 국장은 눈물을 흘리고 두 손을 꼭 모아 회개를 하고, 안태근 주위로 몇 명의 노인들이 둘러싸 안태근의 회개를 돕고 있다. 자신의 죄를 피해자가 아닌 하나님에게 회개했고, 아직까지 피해자인 서지현 검사에게는 죄송했다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세상에서 가장 뻔뻔한 사람은 회개를 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안태근처럼 말이다. 그러고 보면 안태근의 회개를 받아준 우리 교회도 그렇게 다른 입장은 아니다. 성폭행을 하고도 뻔뻔하게 부인하거나, 하나님의 천벌이 내릴 거라는 목사, 교회를 자신의 아이에게 세습해주는 목사, 교회를 정치적으로 사용하는 목사. 우리가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가 이렇게 인간적인 욕구를 충족하는데 있었다는 것이 너무나 한탄스러웠다.
저자인 손봉호 씨는 목사가 아니다. 신학을 공부한 학자다. 그는 여러 편의 간단한 에세이들을 통해 교회의 CEO가 되어 인간적 욕구만을 충족하는 우리네 교회들을 비판한다. 교회가 한 사람의 소유물이 된다는 것은, 그 안에서의 종교적 가치를 세우겠다는 마음이 사라지고 한 사람을 중심으로 한 Top-down방식의 의사결정만 남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이 인간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스스로 낮은 곳으로 향하고, 자신을 희생한다라는 점인데, 요즘 교회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사라졌다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약간 뻔해 보이는 교회 비판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교회의 퇴화를 눈 앞에서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는 사람을 통해 이야기를 들으니 그 감흥이 조금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