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를 음악으로 읽다
구리하라 유이치로 외 지음, 김해용 옮김 / 영인미디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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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음악. 이 얼마나 낭만적인 말인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음악으로 읽다>는 그런 로맨틱한 책이다.

소설과 음악은 그 창조의 근본이 인간의 뇌라는 것에서 교집합을 갖고 있다. 물론 인간의 뇌 하나만 딸랑 있다고 해서 작품들이 저절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아인슈타인도 빛이라는 것을 보고 그 본질에 대한 궁금증이 상대성이론이라는 과학계 위대한 업적으로까지 어어졌듯이, 예술가들은 자신들이 받아들인 것을 안에서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밖으로 내뱉는다. 작품이 나오기 까지 뇌로 연결된 세포들이 무엇을 느꼈는지, 뇌는 자신이 받은 느낌을 어떻게 소비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그 수많은 일들을 뇌가 어떻게 정리하고 있는지에 따라 작품이 탄생한다.

다른 나라에는 없을 것 같은 (물론 중국이나 일본 그리고 인도나 대만 정도에는 있을 것 같다) “나는 이렇게 공부했어요” “서울대 합격의 비법” “이것만 있으면 나는 SKY 신입생과 같은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들의 뒤를 캐는 책이 우리나라에서 불티나게 팔리듯이, 이 책도 양간은 앞에서 말한 형식을 취하고 있긴 하다. 뭐 표면적으로 볼 땐 말이다. 모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소설을 썼던 장소에서 잠깐이라도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싶고, 무라카미 하루키가 잠을 잤던 곳에서 자신도 자보고 싶을 것 아닌가. 물론 무라카미 하루키와 똑같은 행동을 한다고 해서 일반 인들이 무라카미 하루키와 맞먹는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런 것을 기대한다는 것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아이슈타인처럼 빛을 봤던 수많은 사람들이 왜 상대성 이론을 생각하지 못했으며,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을 봤을 수 많은 과수원의 아저씨들이 왜 중력을 생각하지 못했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 어쨌든, 이 책은 앞에서 말한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팬심을 자극하는 책이다. 위대한 소설가 하루키 영감의 소설에서 나온 음악을 들으며 하루키가 쓴 책에 대해 뇌를 한번 되뇌어 보라는 생각을 품은 책 같다.

하루키의 음악을 다루었다는 것에 있어서 이 책은 딱히 누구누구의 전기처럼 딱딱하지는 않다. 그냥 하루키의 책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보기를 권할 뿐이다. 딱히 좋지도 않고, 그렇게 나쁘지도 않은. 한마디 덧붙이자면, 시간이 많은 사람이 읽어 봤으면 좋겠다. 하얀색 종이에 찍힌 검은색 활자로만 읽기에는 좀 아쉬운 책이다. 책 안에는 하루키 소설의 배경이 됐던 많은 음악들이 나온다. 앞에서도 말했듯 하루키의 작품을 다시 상기하며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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