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의 블루헬멧 - UN 군의관이 레바논에서 보낸 8개월의 기록
권민관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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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독했다. 나는 이 책의 제목을 하얀 헬멧으로 알았다. 그런데 책을 받고 보니 블루 헬멧이란 책을 받았다. 시리아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동안에 민간에서 주축이 돼 시민들을 구조하는 그룹. 그렇다 그 하얀 헬멧 말이다. 안전한 곳에서 한 사회의 붕괴를 마주하고 있는 제3자가 아닌, 그 내부의 사람의 시각을 원해서 읽었으나, 결과는 오독을 불렀다.

 

하지만 이 책은 어쩌면 희박했을 내 과거의 한 장면을 연상하면서 보니, 왠지 모를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군대에 있을 때, 나는 한 선임과 함께 파병에 지원하고 싶었다. 단순히 군대에거 매번 똑같은 짬밥을 먹는 것이 아닌, 외국에 주둔하며 이국적인 현지 생활을 하고, 또 영어로 말을 하면서, 똑같은 노동을 하더라도 그 값이 달라질 수 있는 값진 생활을 하고 싶었다. 물론 나는 하지 못했고, 내 선임 또한, 중대장의 제재에 막혀서 실패했다. 그리고 그때 가고 싶었던 기억은 이제는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이 책 <레바논의 블루헬멧>은 그래서 내 실패한 추억이 성공했다면, 어떤 상황과 마주했을지 볼 수 있었던 책 이었다.

 

파병이라는 것은 어쩌면 적지 않은 환상이 지배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군대 자체도 거의 반 판타지로 만들었던 <진짜 사나이>에서, 파병 또한 다뤘으니 사실에 대한 왜곡이 적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나는 그때 했었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 책 <레바논의 블루헬멧>은 적어도 현지 사회적 혼돈에 대한 현시인의 시각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것에 파병된 사람이 겪어야 하는 일에 대해서 정도는 알 수 있었던 책이었다. 과거 <국경 없는 괴짜들>이란 책을 통해서 전선에서 의료 봉사(?)를 하고 있는, 한 요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총 소리 나는 곳에서 잠을 취해야 하는 어려움, 호환하기 어려운 사람들과의 적응. 날씨와의 싸움 등. <국경 없는 괴짜들>이 민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도주의 사업의 최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그렸다면, <레바논의 블루 헬멧>은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을 통해서 벌이는 인도주의 사업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책이 아니었나 싶다.

 

레바논에서 군의관은 신체적이 질병만 진료하고 치료하는 건 아니다. 정신적으로 생기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특히 스트레스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다. 해외파병지에서의 스트레스 해소는 가장 중요하다. 한국에 있는 군부대의 장교나 부사관은 업무가 끝나면 퇴근해서 비교적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 퇴근하면 군부대를 빠져나간다는 당연한 일이 해외파병지에서는 당연하지 않게 된다. 이동의 자유가 박탈되어 동명부대 울타리 밖을 자유롭게 나갈 수 없다는 사실은 큰 스트레스 요인이다.” 89pp

 

전에 나는 이와 같은 글을 한비야의 글에서도 본 것 같다. 한비야 또한 인도주의 활동을 해외에서 하면서 해당 주민들과 친해졌다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다른 요원들은 그것이 얼마나 다른 요원들에게 위험하고 또 해당 커뮤니티에 위험할 수 있는 일이라며, 한비야가 그러한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막으려 했다는 것이다.

인도주의를 다룬 책들. 즉 우리 사회가 아닌 다른 사화에서 벌어진는 여러 상황들을 다룬 책들은 이런 점이 재미있는(?) 것 같다. 해당 상황에 대한 이해가 완전히 뒤바뀌어 진다. 그리고 그런 이해들에 의해 미래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감도 잡기 힘들다. 특히 미디어를 통해 특정 부분만 왜곡해서 바라보는 시민들에게, 이런 현지인들이 들려주는 한 사회가 갖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은, 낯섦과 재미가 공존하는 공간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 <레바논의 블루헬멧>은 이런 측면으로 본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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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프라이버시 - 개인 생활과 사회를 위협하는 기술에 관한 탐사기
니혼게이자이신문 데이터경제취재반 지음, 전선영 옮김, 손승현 감수 / 머스트리드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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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신용을 발굴하다]

2018년 가을, 베트남 호치민에 회사우너 조디에 쯔이는 월급의 절반에 가까운 1천만 동을 주고 스마트폰을 샀다. 개인정보가 채점된 덕분이었다.

그가 사용한 것은 대출 앱 홈크레디트’. 스마트폰 요금의 납부 기록과 페이스북의 친구 관계 등의 데이터를 900점 만점으로 평가해 대출 조건이 정해진다. 점수는 본인에게 밝히지 않지만 쯔이는 월 이율 100퍼센트로 600만 동을 빌렸다. 매우 간단했다. 131pp

 

담론은 언제나 불공정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담론을 만드는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실질적인 안정볼 보장해 줄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담론을 만드는 사람은 누굴까. 그것은 대개 우리 사회에서 기자들이라고 불리는 지식 노동자들이다. 그리고 이 지식 노동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은 기업이다.

근래에 데이터 3법이라는 법률이 통과됐다.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안이다. 국회에서 데이터 3법을 통과시킨 이유는 간단하다. 기업들이 시민들의 데이터를 활용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다. 그리고 시민들의 개인적 데이터는 기업들에게 넘어갔다.

이 글을 읽는 당신. 당신은 담론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데이터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내 생각은 이렇다. 데이터는 당신의 선호를 조종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담론이란 것은 당신이 바라보는 세계관을 만들고 왜곡할 수 있는 도구다.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읽고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앞으로 조금만 있으면 다가올 미래를 다른 사회를 통해서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데이터를 기업이 이용하는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만 금지됐었을 뿐이지. 다른 나라에서는 해당 사항이 없다. 따라서,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데이터와 관련된 문제들이 적지 않았고, 이 책 <데이터 프라이버시>에는 sk와 있는 것이다.

 

광고의 목적은 물건을 파는 것민이 아니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약 8700만 명분의 개인정보를 유용한 영국 데이터 회사 캐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페이스북으로 트럼프라는 상품을 팔았다. 전 세계에서 비난을 받고 파산에 이르렀지만, 트럼프는 2020년 재선을 향해 이 회사의 전직 간부와 다시 계약을 맺었다. 103pp

 

사람들이 흔히 접할 수 있는 기술 담론들은 장밋빛 미래가 그려진 것들이다. AI가 생기면 삶이 편안해 질 것이라는 것, IOT로 인해서 집 밖에서 기계들의 움직임을 조종할 수 있는 것, 3D 프린터를 통해서 보다 정밀한 물건을 만드는 것 등. 언론이 기업의 돈으로 만드는 기술과 관련된 담론들은, 한 측면만 비추는 것들이 적지 않다. 그리고 대개는 사람들이 이와 같은 담론을 중심으로 바라본다. 데이터 3법과 관련하여 기업이 청구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국회가 이를 들여주지 않는다는 소리가 경제지로부터 나오면, 시민들은 국회가 또 일을 하지 않고 있다거나 괜한 싸움을 하고 있다로 바라볼 뿐이다.

<데이터 프라이버시>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아직 다가오지 않을 미래를 그린 책이다. 기술과 관련돼 절반의 진실만 알고 있는 우리에게, 혹은 기업이 자신들의 이해를 위해 제공하고 싶어하는 아주 절반도 되지 않는 부분적인 진실만을 알고 있는 우리에게, 나머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진실에 의해 어떠한 문제들이 나타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유튜브를 통해서 그리고 발전한 SNS를 통해서 우리 시민들은 언제나 연결 돼 있지만, 한편으론 불필요한 정보들에 의해 쉽게 선동되고, 또 선동된 사람들과의 접촉이 늘어난다. 그리고 트럼프의 당선과 같은 일은, 어쩌면 기술을 만든 이들조차 상상하지 못했던 부작용이 실현될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술 담론의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게 아닌 사람들에게도, 오늘날 내가 사용하고 있는 SNS가 나와 어떤 상호 작용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책이기도 하다. 기술 문제와 관련해 잘 정리된 책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그러니, 기술과 관련된 문제에 대하여 잘 정리된 촉이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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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노믹스 - 코로나 쇼크 이후, 세계 경제의 미래와 우리가 가야 할 길
다니엘 슈텔터 지음, 도지영 옮김, 오태현 감수 / 더숲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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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를 비유하는 방법은 두 가지 정도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럭비공으로 비유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층의 움직임 정도가 될 것이다. 코로나는 세계화 이전 인류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위험이다. 중국 우한에서 발병된 병이 이제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그간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했던 서유럽 국가에서는 각각 2만명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미국은 절대 덜하지 않다. 단순히 사람들의 목숨에만 코로나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경제의 문제로도 옮겨 붙었다. 사람들이 소비라는 경제 활동을 할 수 없으니,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의 근본적인 축이 무너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상황은 빈부격차를 가속화시키고, 사람들을 더 고립되게 만들고 있다. 어디로 튈 줄 모르는 것. 그것이 코로나다.

코로나에 대한 또 다른 비유는 바로 지층이다. 사람들은 느낄 수 없으나,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었던 거대한 질서가 코로나로 인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코로나가 바꿀 근본적인 질서 중 핵심인 세계화와 그것이 변화를 시킨 우리 일상에 대한 변화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변화를 개개인을 중심으로 비유한다면 그것은 럭비공이 만들고 있는 나비효과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고, 근본적인 변화로 비유한다면 지층의 움직임 변화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 <코로노믹스>는 거대한 지층이 어떠한 방향으로 그리고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과거의 대안으로 현재의 문제를 풀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가?

 

최근 이 책 <코로노믹스> 이전에 읽었던 책은 바로 <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이다. 민주주의를 무너트릴 수 있는 것은 쿠데타, 대재앙 그리고 정보권력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확률이 높은 것인가를 저자는 묻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릿속을 스쳐갔던 한가지 키워드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과거의 질서다. 그동안 우리 민주주의를 위협했던 것들은 대개 전두환이나 박정희 같은 군부의 쿠데타였다. 우리 민주주의는 33년째 이들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상태에 있다. 하지만 정말 안전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일까? 과연 과거의 위협들이 오늘날에 같은 형태로 돌아올까? 저자는 묻고 있다.

이 책 <코로노믹스>를 읽는 내내, 나는 이 전에 읽었던 책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경제를 뒷받침해오돈, 혹은 Fundemental이 됐던 경제의 질서 혹은 경제학의 전제들이 코로나 이후에는 바뀔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코로나 사태 이후로 단순히 혼란하다라는 차원 이상의 문제들이 연쇄적으로 터지고 있다. 단순히 전염병으로 인해 의료시설 확충으로 끝나지 않을 연쇄적인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이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게 현재 우리 사회다.

그리고 현대 경제학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 혹은 펀더멘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금융분야다. 모두에게 어색하고 어렵긴 하지만 이것은 현실이다. 현대 경제학은 금융의 수학적 예측에 의해서 움직인다. 아이비리그의 똑똑이들 혹은 전세계의 똑똑이들이 모인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그들이 수학을 통해서 미래를 예측하고, 이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게 현재 경제 시스템의 핵심이다. 시시각각으로 경제의 질서가 만들어지는 곳이 금융인데, 현재는 그 금융 분야 또한 예측하지 못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문제를 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생각에 당신이 게으른 사람이 아니라면 당신이 눈을 신경을 써서 봐야 할 곳은 여전히 금융분야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책 <코로노믹스>는 금융 분야를 다르눈 전문가가 쓴 책이기도 하다.

 

책의 내용

 

코로나19 위기와 1930년대 대공황은 분명 닮았다. ‘광란의 20년대(roaring 20s)’가 끝을 향하던 당시에도 세계 경제는 높은 부채에 시달렸고, 투기가 기승을 부렸으며, 국제 수지 불균형은 심화되고 있었다. 대공황은 세계 경제에 디플레이션을 불러와 경기가 침체되었다. 대공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결국 각국의 군비 확충과 제2차 세계대전 덕분이었다.” <변화의 촉매, 코로나19>

 

솔직히 이 책은 나같은 금융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 보기에는 친절한 책은 아니다.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 어색한 그래프들이 차고 넘치는게 이 책이다. 이전까지 읽었던 경제학과 관련된 책들은 숫자가 아닌 논리와 역사로서 봐 왔던 것인데, 조금이라도 금융과 수학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나 자신이 조금 후회스럽긴 하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럼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현재 코로나 사태를 마주하고 있는 경제학에 대한 중요한 실마리 혹은 떡방이 될 만한 통찰들을 제공하고 있다.

 

생산구조를 다시 지역화하는 일은 기회이면서 동시에 위험도 따른다. 예를 들어 유럽 내에서 생산을 더 늘릴 기회는 있지만, 부가가치에 집중하거나 전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수출에 의존하는 기업에게는 위험이 따를 수 있다. 기업은 판매가 이루어지는 지역에서 생산을 늘릴 수밖에 없다. 그러려면 적절한 설비를 갖추고 적합한 인재를 고용해야 할 뿐 아니라 지적 재산권 보호에도 신경 써야 한다. 이에 더해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다른 지역 기업과 협력이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가치 사슬 전환 과정에서 서로 도움을 주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기업, 어떻게 살아남고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

 

이렇게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특히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하는 게 좋다. 고객, 공급업체, 직원, 투자자 등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다. 정도는 다르지만, 누구나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다. 아디다스 같은 글러볼 기업이 임대료를 내지 않는다면, 비용 절감을 생각하는 주주들르 안심시킬 수는 있겠지만 사회적 평판은 훨씬 더 나빠질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 남아라> - 228pp

 

인용한 문장들과 같이, 이 책은 현 경제 구조에 대한 분석으로 시작한다. , 저자가 현재 코로나 사태로 인한 문제를 예측하는데 있어서 단순히 수학적인 분석만이 아니라, 현재 세계경제가 어떠한 상황에 놓여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기반이 됐다는 것이다. 솔직히 저자에게는 미안한 점이 있다. 적지 않게 이해를 못했다. 솔직히 그래프가 나오는 장들에서는 눈동자를 슬그머시 피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적지 않게 경제학에 대한 통찰, 세계화 시대에 어떤 사회적 상황에서 살고 있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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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 - 세상 모든 것을 숫자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다카하시 요이치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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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와 공급 곡선을 수식으로 표현하자만 ‘ax+b=y’가 될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왜 1차 함수의 그래프가 나올 까? 나는 ‘ax+b=y’ 꼴로 무언가를 수요하고 공급하는 사람인가. 그렇다면 나는 상수 a b에 속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면수 x y에 속하는 사람인가?

고등학교 1학년 때였던 것 같다. 수요와 공급 곡선을 배운 것은. 그리고 경제 선생님은 이렇게 했다. “이것들이 그냥 관념적으로 만든 게 아니라, 다 수학적 타당성이 있는 것이다 하하하. 그러니까 그냥 외우려고 하지 말고 이해할려고 해라!”. 하지만 경제 선생님은 해당 문제에 어떤 수학적 타당성이 있는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돌이켜 생각해보건데, 그 선생님을 분명히 이 사실을 몰랐던 것 같다.

 

물건의 가격이 변하는 이유를 감이 아니라 경제적인 시각에서 분명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요와 공급 그래프를 알아야 한다.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은 수요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한다는 의미이다. 같은 물건에 대해 사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을 그래프로 나타내면 표9와 같이 수요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수요 곡선이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수요 곡선과 공급 공선이 교차하는 지점은 위쪽으로 이동한다. 이것은 물건의 가격이 오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 75pp

 

10년도 더 지났다. 그 선생님의 얼굴을 떠올리는 것은. 그리고 이제는 선생님이 가르쳐 주셨던 경제학의 기본적인 문제들이 이 책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를 통해 풀리기 시작했다. 아니. 단순히 수요과 곡선이라는 문제 하나만이 아니라, 그냥 관념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사회 현상들에 어떠한 수학적 타당성이 기반이 되는이 이 책을 읽는 내내 알 수 있었다.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

 

이 책의 부제는 문과 바보는 세상이 숫자로 움직이인다는 걸 모른다이다. 참 아이러니하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과라고 해서 이것을 잘 아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그 이과에 대한 의미 부여를 하면, 수학을 외우듯 공부한 이과도 이 책이 필요할지 모른다. 대개는 수학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수학이란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말 좋은 선생님이 옆이 있어야 한다. 나와 같이 벡터 내적의 의미를 묻는데 abcos0와 같이 정의를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선생님을 만나서는 안된다.

이 책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는 바로 그런 책이다. 우리는 수없이 학창시절 의미없이 소금물의 농도를 계산하고, 서로를 향해 달려오는 열차간 속도를 계산하면서, 수학이라는 것을 왜 배우는지 한탄한다. ? 소금물 농도를 계산하는데 있어 왜 수학적 사고가 필요한지, 왜 이해하지 못한다. 즉 우리는 수학을 실용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자체를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다. 일상에서 적당히 사용할 수 있는 수학, 일상에서 추상화되는 수학을 배우지 못하니 수학이란 학슴에 회의감이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책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에서 수학에 대해 접근하는 방식은 다르다. 앞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이미 사회현상에 수학이 적용된 분야를 통해서, 수학이 어떻게 일상에서 이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최근에 저출산이 앞으로 경제에ㅁ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자주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인구 감소를 위기로 생각하는 논리가 과연 올바른 것일까?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한국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인구가 줄어들 경우 약 50...” 100pp

 

조사한 데이터가 전체적으로 어떤 설질을 지니고 있는지를 히스토그램을 통해서 파악했다면, 다음에는 데이터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데이터를 본다는 것은 데이터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 파악한다는 의미이다” - 119pp

 

이 책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의 가장 큰 초점은 이와 같은 수학의 실용성이다. 다소 책의 깊이가 얕은 점이 있지만, 대개 수학과 관련해서 대중서로 나온 것들은 수학의 미스테리함이라든가(대개는 정수론을 통해서) 아니면, 사회에서 수학이 적용된 신기한 분야(암호와 관련된 소수 문제 등)을 통해서 수학의 활용을 보여준다. 솔직히 대개의 사람들이 소수에 대해 굳이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거니와, 해당 책들을 보면 재미는 있을지언정 수학과 일상과의 거리는 멀어진다. 그리고 수학을 삶과 동떨어진 고차원적인 사고로만 본다. 축적을 통해 체계적 사고의 산물이 아니라 말이다.

반면 이 책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는 우리 일상 혹은 주변의 수학 문제를 통해서 수학을 체화시켜주고 있다. 간만에 만난 가볍고 즐겁게 수학을 공부할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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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 - 유산균부터 바이러스 치료제까지 지금 필요한 약슐랭 가이드
박한슬 지음 / 북트리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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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을 살 때면, 언제나 약에 딸려오는 자그마한 종이를 펼쳐봤다. 그렇다. 약에 관한 이런 저런 설명이 적형 있었던 종이 말이다. 스테로이드란 단어가 적혀있기도 혹은 그냥 알아들을 수 있는 비타민C가 적혀있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성분들은 나의 이해를 뛰어넘는 것 이었다. 고등학교 때 생물1, 2를 공부했어도. 화학1, 2를 공부했어도. 대학에 가서 대학화학을 공부했어도 좀처럼 그 뒤에 적혀있던 것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똑같은 감기 약인에 왜 그렇게 달랐던 것인지, 왜 다른 병인데 같은 종류의 약을 먹어야 하는 것인지. 그동안 먹었던 달고 쓴 약들의 종이를 모아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 분석해봐도, 적당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

 

이 책 <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는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일상상에 숨어있던 과학의 한 부분을 발견했다고나 할까. 과학이 우리에게 힘든 이유는 우리의 일상과 괴리된 문제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물리1에서 역학을 배우지만 일상에서 누가 자유운동 실험을 계획하거나, 네모로 된 무언가를 밀면서 그 힘을 계산하겠는가. 물론, 이는 비단 역학에만 지나지 않는다. 공학은 그래서 물리학의 언어를 일상 혹은 실험실로 가져온 활동이다. 공학 활동이란 것은 해석보다 응용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과학에서 몇 가지의 수식을 가져와 세상의 물리 현상을 혹은 응용된 현상을 설명하려 한다. 이것은 학문적으로는 넘 고도화 된 물리의 파편을 가져와서 어렵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을 알려주기에, 일반 물리보다는 이해하기 쉬운 게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아마 분야를 따지자면 응용화학 분야가 되지 않을까 싶다. 신기한 것은 보통 대학에서 응용화학이란 것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화학2나 대학물리 혹은 그 이후의 과정에서 양자역학이란 것을 배워야 할 것이다. , 원자 하나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탐구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어쩌면 화학1에서 봤던 외우면 되는 지식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불과하다란 것은 학문적으로 봤을 때는 멈춰있는 지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일상의 관점으로 봤을 때는 응용지식이라는 것이다. 스테로이드, 프로바이오틱스, 타이레놀, 항생제 등등등. 약의 성분이 되는 것들이 우리 몸과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이 책은 알려준다. ! 이 뿐만인가. 의료와 관련된 지식 혹은 의료산업이나 의학 분야를 이해하기 위한 지식들 또한 가볍게 터지하면서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책 이었다. 어찌 보면 당연하기도 했다. 왜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화학을 배웠는데, 그간 제품들을 해석할 수 없었을까. 그것은 근본을 아는 것과, 응용을 아는 것의 차이가 아니었을까 싶다. 독서평설이란 잡지에 기고했던 글들을 가져와서 만들었다는 이 책의 좋은 점은 2가지이다. 전문가가 봤을 때에는 표지를 이쁘게 만든 표면적인 지식밖에 다루지 않는 책처럼 보이기도 할 테지만, 이 책은 화학을 공부하는 꿈나무들에게 거름이 될 책이 아닐까 싶다. 그들이 화학에 대해서 좀 더 호기심을 갖고, 이를 심층화하기 위해 필요한 지적 거름이 이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나처럼 화학을 포기했던 사람에게는 작은 힐링이 되는 책 이었다. 오비탈에서 언제나 멈췄던 내 화학공부. 그리고 그로 인한 상처가 이 책을 통해서 약간이나마 해소됐다. 화학이란 것을 단순히 복잡하게만 생각하는 게 아닌, 일상의 것으로 가져온 책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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