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노믹스 - 코로나 쇼크 이후, 세계 경제의 미래와 우리가 가야 할 길
다니엘 슈텔터 지음, 도지영 옮김, 오태현 감수 / 더숲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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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를 비유하는 방법은 두 가지 정도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럭비공으로 비유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층의 움직임 정도가 될 것이다. 코로나는 세계화 이전 인류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위험이다. 중국 우한에서 발병된 병이 이제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그간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생각했던 서유럽 국가에서는 각각 2만명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미국은 절대 덜하지 않다. 단순히 사람들의 목숨에만 코로나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경제의 문제로도 옮겨 붙었다. 사람들이 소비라는 경제 활동을 할 수 없으니,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의 근본적인 축이 무너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상황은 빈부격차를 가속화시키고, 사람들을 더 고립되게 만들고 있다. 어디로 튈 줄 모르는 것. 그것이 코로나다.

코로나에 대한 또 다른 비유는 바로 지층이다. 사람들은 느낄 수 없으나,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었던 거대한 질서가 코로나로 인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코로나가 바꿀 근본적인 질서 중 핵심인 세계화와 그것이 변화를 시킨 우리 일상에 대한 변화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변화를 개개인을 중심으로 비유한다면 그것은 럭비공이 만들고 있는 나비효과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고, 근본적인 변화로 비유한다면 지층의 움직임 변화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 <코로노믹스>는 거대한 지층이 어떠한 방향으로 그리고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과거의 대안으로 현재의 문제를 풀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가?

 

최근 이 책 <코로노믹스> 이전에 읽었던 책은 바로 <쿠데타, 대재앙, 정보권력>이다. 민주주의를 무너트릴 수 있는 것은 쿠데타, 대재앙 그리고 정보권력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확률이 높은 것인가를 저자는 묻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릿속을 스쳐갔던 한가지 키워드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과거의 질서다. 그동안 우리 민주주의를 위협했던 것들은 대개 전두환이나 박정희 같은 군부의 쿠데타였다. 우리 민주주의는 33년째 이들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상태에 있다. 하지만 정말 안전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일까? 과연 과거의 위협들이 오늘날에 같은 형태로 돌아올까? 저자는 묻고 있다.

이 책 <코로노믹스>를 읽는 내내, 나는 이 전에 읽었던 책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경제를 뒷받침해오돈, 혹은 Fundemental이 됐던 경제의 질서 혹은 경제학의 전제들이 코로나 이후에는 바뀔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코로나 사태 이후로 단순히 혼란하다라는 차원 이상의 문제들이 연쇄적으로 터지고 있다. 단순히 전염병으로 인해 의료시설 확충으로 끝나지 않을 연쇄적인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이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게 현재 우리 사회다.

그리고 현대 경제학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 혹은 펀더멘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금융분야다. 모두에게 어색하고 어렵긴 하지만 이것은 현실이다. 현대 경제학은 금융의 수학적 예측에 의해서 움직인다. 아이비리그의 똑똑이들 혹은 전세계의 똑똑이들이 모인 월스트리트를 중심으로 그들이 수학을 통해서 미래를 예측하고, 이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게 현재 경제 시스템의 핵심이다. 시시각각으로 경제의 질서가 만들어지는 곳이 금융인데, 현재는 그 금융 분야 또한 예측하지 못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의 문제를 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생각에 당신이 게으른 사람이 아니라면 당신이 눈을 신경을 써서 봐야 할 곳은 여전히 금융분야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책 <코로노믹스>는 금융 분야를 다르눈 전문가가 쓴 책이기도 하다.

 

책의 내용

 

코로나19 위기와 1930년대 대공황은 분명 닮았다. ‘광란의 20년대(roaring 20s)’가 끝을 향하던 당시에도 세계 경제는 높은 부채에 시달렸고, 투기가 기승을 부렸으며, 국제 수지 불균형은 심화되고 있었다. 대공황은 세계 경제에 디플레이션을 불러와 경기가 침체되었다. 대공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건 결국 각국의 군비 확충과 제2차 세계대전 덕분이었다.” <변화의 촉매, 코로나19>

 

솔직히 이 책은 나같은 금융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 보기에는 친절한 책은 아니다.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 어색한 그래프들이 차고 넘치는게 이 책이다. 이전까지 읽었던 경제학과 관련된 책들은 숫자가 아닌 논리와 역사로서 봐 왔던 것인데, 조금이라도 금융과 수학에 관심을 갖지 않았던 나 자신이 조금 후회스럽긴 하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럼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현재 코로나 사태를 마주하고 있는 경제학에 대한 중요한 실마리 혹은 떡방이 될 만한 통찰들을 제공하고 있다.

 

생산구조를 다시 지역화하는 일은 기회이면서 동시에 위험도 따른다. 예를 들어 유럽 내에서 생산을 더 늘릴 기회는 있지만, 부가가치에 집중하거나 전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수출에 의존하는 기업에게는 위험이 따를 수 있다. 기업은 판매가 이루어지는 지역에서 생산을 늘릴 수밖에 없다. 그러려면 적절한 설비를 갖추고 적합한 인재를 고용해야 할 뿐 아니라 지적 재산권 보호에도 신경 써야 한다. 이에 더해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다른 지역 기업과 협력이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가치 사슬 전환 과정에서 서로 도움을 주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기업, 어떻게 살아남고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

 

이렇게 예외적인 상황에서는 특히 사회적으로 좋은 일을 하는 게 좋다. 고객, 공급업체, 직원, 투자자 등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다. 정도는 다르지만, 누구나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다. 아디다스 같은 글러볼 기업이 임대료를 내지 않는다면, 비용 절감을 생각하는 주주들르 안심시킬 수는 있겠지만 사회적 평판은 훨씬 더 나빠질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로 남아라> - 228pp

 

인용한 문장들과 같이, 이 책은 현 경제 구조에 대한 분석으로 시작한다. , 저자가 현재 코로나 사태로 인한 문제를 예측하는데 있어서 단순히 수학적인 분석만이 아니라, 현재 세계경제가 어떠한 상황에 놓여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기반이 됐다는 것이다. 솔직히 저자에게는 미안한 점이 있다. 적지 않게 이해를 못했다. 솔직히 그래프가 나오는 장들에서는 눈동자를 슬그머시 피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적지 않게 경제학에 대한 통찰, 세계화 시대에 어떤 사회적 상황에서 살고 있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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