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란한 아침의 나라
신원섭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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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라도 그 안에 욕망이란 걸 품고 산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다 그렇지만, 인간은 좀더 유별날 따름이다. 자신에게 욕심이 있음을 인정하느냐의 여부에서 위선자가 갈린다(고 생각한다).

신원섭 작가의 신작 <요란한 아침의 나라>가 작중 배경에도 불구하고 제법 상쾌한 느낌을 주는 건 아마도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등장인물이 주는 힘이 아닐까 싶다.

사람이 사는 세상은 재미나기 그지 없다. 저마다 나름의 욕망과 계획을 가지고 전투에 임하지만, 나 혼자 사는 세상도 아니고, 각자의 욕망이 얽히고 부딪히면서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자꾸 굴러간다. 그러니 살아봐야 맛을 알고, 죽을 때가 돼야 결말이 보인다. 이 책 속 세상도 그러해서 읽어가는 동안 내내 실소가 흘러나온다.

글 초반에 언급되는 SNS 투사들에 대한 이야기도 참 인상적이었다. 익명성 뒤에 숨은, 누구보다 정의로운 세치 혀의 투사- 그대들은 따돌림 당하는 같은 반 학생의 친구가 되어주었는가? 어처구니 없는 직장 상사의 횡포에 당당하게 맞서는가? 대체 누가 책 속 속물들을 향해 손가락질할 수 있을까?

우리, 솔직해지자. 나도 속물이다. 누구보다 나의 안위가 소중하다. 먼저 인정하고, 그 다음 선택을 하자. 보다 선한 선택, 보다 인류애를 발휘할 선택, 모성애가 아니라 인류애에 입각한, 누구나 지닌 선한 품성을 드러낼 그런 선택을 하자. 좀 괜찮은 속물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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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유
J. S. 먼로 지음, 지여울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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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치 않은 소재의 파격적인 만남! 더군다나 스릴러라니 최고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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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아이를 위한 성교육 배움 노트 - 보건 쌤의 성교육 수업 성교육 배움 노트 시리즈
조현아 외 지음, 이효실 그림 / 한솔수북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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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학교에서 물론 성교육을 해줄테지만 나도 슬슬 준비를 해야겠다 싶던 차에 마침 딱 좋은 책이 나와줬다. 총 4개 챕터 (4교시)로 구성되어 있는데, 먼저 나의 탄생에서 시작해 성장에 따라 달라지는 마음과 몸의 변화를 짚어준다. 그나저나 들은 바가 있긴 하지만 요즘엔 참 적나라하게 다 보여주는구나. 감추는 게 미덕인 줄 알고 살아온 난 좀 민망하다. 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덤덤하게 넘어갔다. 연극 동아리 활동이 이럴 때 도움이 된다.

성이라는 게 단순히 sex에 국한되는 분야가 아닌 만큼 책에서도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데,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가 나라는 것을 분명히 언급해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타인을 존중하고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일은 중요하지만, 그 근간에 나를 사랑하고, 나를 아끼고, 나를 존중하는 마음이 없다면 헛된 일이 될 것이다.

성 차이와 성 차별에 관한 설명이라던가 가족 구성원 사이에 지켜야할 예절, 성평등 의식 등도 눈길을 끌었는데,아무래도 사회적으로 워낙 이슈화되는 일이 늘다 보니 꼭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세대는 좀 늦었을 지도 모르지만 (안 늦었어!!) 이런 교육을 통해 내일의 세대는 좀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책인 만큼 아주 두껍거나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것들을 추려내어 알려주기에 성교육 입문서로 꽤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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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알러지
박한솔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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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알러지' 라는 이름이 너무 우스워 한없이 가벼운 연애소설일까 했다. B급 일본 드라마처럼 좋아하는 남자애 옆에 다가가기만 해도 얼굴에 울긋불긋 열꽃이 피어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도망간다거나, 뭐 그런. 하지만 그런 우스운 기분은 초장에 사라졌다. 늘 그렇듯이.

이야기는 사랑받지 못 하고 자라나 사랑할 줄도 모르게 된 아픈 영혼들을 보여준다. 자기 연민에 빠진 부모, 자식을 욕망을 채우는수단으로 이용하는 부모, 그런 부모 밑에서 꾸역꾸역 상처를 감추는 것만 배운 아이들-

사랑받지 못하는 자신을 어떻게든 지켜야 했던 휘현은 그래서 러브 알러지라는 게 생겨 버렸다. 아무 조건 없이 주어진 따뜻함을 어떻게 처리해야할 지 도무지 알 수 없어서, 한번도 그런 사랑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너무 놀란 나머지 '회피' 라는 수단을 선택한 것이다!

부모에게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극단적 회피형 인간으로 자라난 휘현과 도하, 비록 친부모에게 버림받았으나 양부모를 비롯한 주변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자라 따스함이 뭔지 아는 이든 - 이 이야기는 잘 다듬어 영화로 만들면 좋겠다. 마냥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상처받고 치유하며 성장해가는 청춘들의 모습이 참 아름답게 그려진다. 마음이 따끈따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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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사는 인생, 누구나 서툴지
나태주 엮음, 마치봄블리(김보민) 그림 / 북로그컴퍼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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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누구나 처음 사는 인생, 누구라도 서툴기 마련이지. 빙의물, 회귀물이 넘쳐나는 것은 아마 서툴기 짝이 없는 스스로가 서글퍼서일 거다. 아무리 애를 써도 내가 제일 초라한 것 같고, 남들 다 가진 것 나만 없는 것 같고.. 그렇게 우울한 기분에 몸서리쳐질 때는 살짝 시집을 들춰본다. 나보다 먼저 인생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간 이들이 건네는 위안의 밧줄이 책 안 곳곳에 늘어져 있으니, 아무 줄이나 슬쩍 잡고 슬금슬금 빛이 드는 곳으로 나아가 본다.

쉬어야겠다면 쉬세요
하지만 포기하지는 말아요
(중략)
걸음을 늦추더라도 포기하지는 말아요
한 번만 더 해보면 성공할지 모르니까요
- 클린턴 하웰, <포기하지 말아요> 中에서

힘들면 쉬어가라 다독이고
끊임없이 사랑하라 권면하며
시원한 국물을 위해 쓸려나간 며루치를 기억하자 외치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오늘, 또 내일 살아갈 힘을 얻는다.

소설과 달라 어느 때고 아무 곳이나 열면 그 곳에 문이 있음이 기껍다. 때로 그 짧은 문장조차 마음이 무거워 거둘 수 없다면 흐려진 눈을 반쯤 감은 채로 책장만 팔랑팔랑 넘기며 따스한 봄 햇살 가득한 그림 속 풍경에 젖어드는 것도 퍽 괜찮다. 때로 그림이 시가 되고 똑딱거리는 시계 소리가 노래 되나니 - 필요한 것은 오직 쉼과 위로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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