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누구나 처음 사는 인생, 누구라도 서툴기 마련이지. 빙의물, 회귀물이 넘쳐나는 것은 아마 서툴기 짝이 없는 스스로가 서글퍼서일 거다. 아무리 애를 써도 내가 제일 초라한 것 같고, 남들 다 가진 것 나만 없는 것 같고.. 그렇게 우울한 기분에 몸서리쳐질 때는 살짝 시집을 들춰본다. 나보다 먼저 인생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간 이들이 건네는 위안의 밧줄이 책 안 곳곳에 늘어져 있으니, 아무 줄이나 슬쩍 잡고 슬금슬금 빛이 드는 곳으로 나아가 본다.쉬어야겠다면 쉬세요하지만 포기하지는 말아요(중략)걸음을 늦추더라도 포기하지는 말아요한 번만 더 해보면 성공할지 모르니까요- 클린턴 하웰, <포기하지 말아요> 中에서힘들면 쉬어가라 다독이고끊임없이 사랑하라 권면하며시원한 국물을 위해 쓸려나간 며루치를 기억하자 외치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오늘, 또 내일 살아갈 힘을 얻는다.소설과 달라 어느 때고 아무 곳이나 열면 그 곳에 문이 있음이 기껍다. 때로 그 짧은 문장조차 마음이 무거워 거둘 수 없다면 흐려진 눈을 반쯤 감은 채로 책장만 팔랑팔랑 넘기며 따스한 봄 햇살 가득한 그림 속 풍경에 젖어드는 것도 퍽 괜찮다. 때로 그림이 시가 되고 똑딱거리는 시계 소리가 노래 되나니 - 필요한 것은 오직 쉼과 위로 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