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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 생활습관 리셋 - 잘못된 습관이 병이 되는 것을 막을 마지막 기회
안병택 지음 / 좋은생각 / 2024년 7월
평점 :
어렸을 때부터 운동 좀 하란 소릴 귀가 닳도록 들어왔지만, 많이들 그렇듯, 젊을 땐 통 몰랐다. 하루 세 시간만 자고 움직여도 할 만했고, 종일 앉아만 있어도 불편한 일이 생기지 않았다. 그런데 이 나이가 되고 보니 더는 무리구나 싶었다. 내 신체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게 확연히 느껴졌다. 그래서일 거다. 주저 없이 이 책을 집어든 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생활습관 문제로 병을 얻은 사례자 10명과 각 처방 지침에 대해, 2장은 생활습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마지막 3장에서는 마음, 음식, 운동 3가지 측면에서 각 22가지씩의 생활습관 개선 방법을 알려준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움직여야 노쇠에서 벗어날 수 있다. 나이와 관계없이 말이다.” (P. 37)
10명의 사례자들의 이야기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들이라 경각심을 일깨우기 충분했는데, 읽는 동안 당장 떠오르는 지인 몇이 있었다. (자신의 들보는 못 본 건가!) 다행인 것은, 자신의 문제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알 수 있다면 전문가와의 상담과 재활 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 개선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급적 빠를수록 좋겠지만, 워낙 기대 수명이 늘어난 시대이니만큼 늦었다고 포기하기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문제에 대응하려는 태도가 중요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2022년 기준 기대수명 82.7년에서 건강수명 65.8년을 빼면 평균 16.9년은 건강하지 않은 상태로 지낸다.“ (P. 53)
2장은 좀 더 흥미로웠는데, 다양한 학문과 실험 결과를 토대로 생활습관의 중요성을 증명해가는 내용은 실천 여부와 상관없이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다. (어이어이) 중간중간 삽입돼있는 여러 자가 점검표들을 통해 현재 내 상태에 대해 어느 정도 분석도 가능하고, 아직 이 정도까진 안 갔구나, 하고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내가 고쳐야 할 습관이 한두 개가 아니라는 점은 바뀌지 않지만 말이다. (끙)
”병은 이유 없이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잘못된 음식습관, 분노와 같은 스트레스, 과로 등이 원인이다.“ (P. 60, 히포크라테스)
하지만 역시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3장이다. 생활습관과 건강의 관계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테지만, 워낙 다양한 정보가 쏟아지는 세상이다 보니 이것저것 조금씩 따라 하다 보면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지쳐 나가떨어지기 십상이다. 앞서 말했듯 이 책에서는 마음, 음식, 운동, 세 가지 측면에서 총 66개의 생활습관 개선책을 제시한다. 하지만 이것들을 한 번에 모두 적용시키는 건 여간 어렵지 않다. 많은 환자를 만나본 경험이 있는 저자는 그 점을 확실히 간파한 것 같다.
“하루에 心, 食, 體 각 파트에서 소개한 방법을 1가지씩 체득하면 22일간 완독할 수 있다. 한 번 익히는 것에서 끝내지 말고 세 번만 반복하자. 즉, 22일씩 세 번 반복해 66일간의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면 남은 삶을 위한 좋은 생활습관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P. 78)
워낙 운동을 멀리한 사람인지라 무엇보다 마지막 파트인 ‘체’에서 알려주는 여러 가지 운동법이 눈에 들어왔는데, 체지방이니 근육이니 하는 것을 말하지 않아서 더 좋았다. 나쁜 자세를 버리고, 일상 속 신체활동을 늘리고, 안전하게 운동하는 것-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나도 충분히 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게 되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 아닐까.
”40~50대는 신체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되, 몸을 아끼고 보호하는 습관도 동시에 들여야 한다.“ (P. 92)
책의 가장 마지막에는 66가지 체크 리스트를 간단히 표로 정리해둔 페이지와 벽에 붙여놓고 따라 할 수 있게 운동법 포스터가 삽입돼 있는데, 책을 쭉 훑어본 다음엔 그 부분만 잘라내서 이용하면 딱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체크리스트의 글자가 좀- 많이 작다. 아마 나보다 눈의 노화가 먼저 시작된 남편은 읽기 힘들어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난 아직 괜찮다. 시력은 훨씬 나쁘지만 아무튼 그렇다.)
내 정신 건강을 위해서 한 가지 덧붙이자면, 내가 그래도 하나 잘 하고 있는 게 있다. 나는 술과 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