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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나에게 단 한 번의 아침이 남아 있다면 - 오늘이 끝나기 전 반드시 깨달아야 할 것들
존 릴런드 지음, 최인하 옮김 / 북모먼트 / 2024년 6월
평점 :
출판사에서 이 책의 독자를 모집하면서 질문을 던졌다.
"만일 당신에게 단 한 번의 아침이 남아 있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반쯤 장난삼아 대답했다.
"그렇다면 평생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미라클 모닝을 해보겠다."
애초에 틀린 질문에, 엉터리 대답이다. 나에게 몇 번의 아침이 남아있을지 누가 알 수 있겠는가? 설마 나는 아닐 거라는 방어 본능이 가로막고 있을 뿐,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오는 순서는 있어도 가는 순서는 없다'라는 사실을.
존 릴런드가 만난 여섯의 선생-인생의 선배-들은 그야말로 당장 내일이 없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고령의 노인들이다. 생각하는 대로 몸이 움직이지도 않을뿐더러, 설사 움직인다 해도 낡을 대로 낡아버린 몸뚱이 이곳저곳에서 고통이 밀려든다. 고통을 감내하기 어려워 집 밖을 나서는 일도 꺼리게 되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는 자꾸 사라져 간다. 이쯤 되면 생을 계속 이어나가는데 의미가 있을까 싶은데, 산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간다. 숨이 끊어질 때까지 버틴다. 기꺼이 죽을 용기가 없다면 살아야지, 별 수 있나.
살기로 결정을 했으니 다음 단계는 '어떻게' 살 것인지를 선택하는 일이다. 여기에서부터 문제가 더 커진다. 선택지는 너무 많고, 원하는 선택과 해야만 하는 선택 사이에서 갈등도 생긴다. 미래를 살아보지 않는 우리에겐 산 넘어 산이다.
그렇다- 우리는 미래를 살아보지 않았다. 하지만 먼저 그때를 지나간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는 '틀딱'이니 '꼰대'니 하는 저급한 호칭으로 멸시하지만 내가 결코 하지 못한 일을 해낸 사람들이다. 내가 절대 앞지를 수 없는 사람들, 나보다 먼저 그 시간들을 살아낸 사람들 말이다.
존이나 헬렌의 절반 정도 밖에 살아보지 못한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냐마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살아보니 그렇더라."
겨우 몇 년 앞선 선배들이 해주는 말들도 겪어보니 과연 그랬더라며 감탄하는데, 수십 년을 먼저 살아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이유가 없겠더라. 사람에 따라서는 어차피 다들 하는 말이잖아, 할 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읽다보니 그렇더라. 습관적으로 세웠던 벽도 어느 틈에 스러지고, 남은 날들을 어떻게 살면 좋을지 더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더라.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야. 좋은 날이 있고 나쁜 날도 있는 거지.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좋은 날들인 거야.”
나에게 단 한 번의 아침이 남아 있다면 어떻게 할 거냐고? 일평생 시도해 보지 않은 ‘미라클 모닝’에 도전할 거다. 결국, 틀린 답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