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은 태양열이 지표면을 가열하여 공기 덩이가 상승하는 대류로 만들어진다. 지형을 따라 공기 덩이가 올라가면서 차가워져 구름이 형성되기도 한다. 저기압 안에서는 차가운 공기 위로 따뜻한 공기가 상승해 구름이 만들어진다. (112/361p)
수증기를 담고 상승한 공기는 높은 고도에서 기압이 낮아져 팽창하여 차가워진다. 기온이 차가워질수록 대기가 머금을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이 줄어든다. 따라서 대기에 더 담을 수 없게 된 수증기가 구름방울로 응결해 구름을 만들어낸다. 구름 안에는 세제곱센티미터당 몇백 개 정도의 구름방울이 들어 있다. (112/361p)
물은 표면적을 작게 하려는 성질이 있으므로 이론적으로 작은 크기의 구름방울이 모여 빗방울이 될 수 없다. 공중에 떠 있는 먼지에 수증기가 달라붙어 물방울이 커지기 때문에 비가 내린다. 즉, 먼지는 구름을 만들 때 응결핵으로 작용한다. 구름방울 크기가 100마이크로미터보다 커지면 빗방울이 되어 떨어진다. (114/361p)
수온이 0도보다 높아지면 북극권 해안의 영구 동토층이 녹아 온실가스인 메탄이 배출되어 온난화를 더 크게 할 수 있다. (118-119/361p)
또한 북극 해빙은 해양 순환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해양 순환의 작동이 북극해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멕시코 만류는 열대 바다에서 강한 햇빛을 받아 증발이 왕성했기 때문에 염분이 높다. 이 바닷물이 북극해에 도달한 후 차가운 북극 바람으로 냉각된다. 그 과정에서 바닷물이 얼어붙으면서 해빙이 만들어지고 이때 염분이 빠져나간다. 염분 농도가 짙어지고 저온으로 냉각돼 밀도가 한층 더 높아진 표층 바닷물이 심층으로 가라앉는다. 심해저로 들어간 바닷물은 대서양을 남북으로 가로질러 남극 바다까지 흘러가 남극해에서 만들어지는 심층수와 합쳐진다. 이어 방향을 틀어 동쪽으로 나아간 심층 해류는 북태평양에 도달한 뒤 바다 표층으로 올라오게 된다. 이 표층 해류는 남쪽으로 내려와 동남아 바다와 아프리카 대륙을 휘감아 돈 후 따뜻한 멕시코 만류와 합류해 다시 유럽을 향해 흐른다. (120/361p)
북극 해빙의 변화는 제트기류의 변화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극한 날씨 현상이 발생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122-123/361p)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는 1988년 세계기상기구WMO와 국제연합환경계획UNEP에 의해 설립된 국제연합UN 산하 기구로, 기후변화에 관한 객관적인 과학 정보를 제공하려는 목적에서 세워졌다. (124/361p)
미래 위험을 피하려고 지금 반응하고 행동한다면, 우리가 한 예언을 스스로 반박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예측된 위험은 가능성일 뿐 아니라 현재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통해 미래는 ‘주어지는 것’ 아니라 ‘이루어가는 것’이 된다. (129/361p)
인류 문명은 1만 2,000년 전에 시작된 홀로세의 기후 조건에 맞추어져 있다. 홀로세는 지구 탄생 이후 흔히 있는 상태가 아니라 아주 특별하고 유일한 시기다. (131/361p)
지구위험한계는 그 영향력에 따라 세 범주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 범주는 기후변화, 성층권 오존층의 파괴, 해양 산성화다. 이 요소들은 지구 전체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두 번째 범주는 토지 이용 변화(산림 파괴), 민물 이용, 생물 다양성 감소, 질소와 인의 과잉 공급이다. 이들은 지역 규모에 작용해서 지구 전체 규모로 영향을 미친다. 세 번째 범주는 대기 에어로졸과 신물질(화학오염과 방사능)이다. 이는 구성 성분, 지리적 위치와 기상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지고 복잡하다. 대기 에어로졸과 신물질의 위험한계는 아직 충분히 이해되지 않아 수량화하지 못했다. (133/361p)
기후변화 위험한계의 지표는 이산화탄소 농도다. 극지방 빙하가 기후변화의 안정 여부를 판단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극지방 빙하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350ppm 이하여야 한다. 현재 이산화탄소 농도는 405ppm을 넘어 불확실 영역(350~450ppm)에 들어섰고 산업혁명 이후 이미 지구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450ppm을 넘어서면 지구 평균 기온이 파리기후협약의 기준인 2도 이상 상승하므로 고위험 영역에 진입한다. (134-135/361p)
해양 산성화는 인간이 대기 중에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약 4분의 1이 바다에 녹기 때문에 발생한다. 바다에 녹은 이산화탄소는 바닷물을 산성화시킨다. 높아진 산성도는 산호, 조개류, 플랑크톤이 껍질을 만들 때 필요한 탄산염 이온 농도를 낮춘다. 이로 인해 해양 생태계에 변화가 일어나고 결국 어류 자원을 감소시킨다. (135/361p)
생물 다양성 감소는 인간이 필요로 하는 토지와 천연자원의 수요 때문에 발생한다. 자연적인 종의 손실은 매년 100만 종당 0.1~1종이다. 오늘날 멸종률이 매년 100만 종당 100종 이상을 웃돌고 있다. 멸종률의 불확실 영역은 매년 100만 종당 10~100종이므로 이미 고위험 영역에 도달했다. 생물 다양성 감소는 다른 위험한계들과 달리 불확실 영역에서도 복원력이 작동하지 않아 더욱 비극적이다. 한 번 사라진 종은 영영 되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137/361p)
질소 고정은 자연에서보다 공장에서 더 많이 이뤄진다. 곡물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비료를 지나치게 사용해 질소와 인이 작물에는 일부 흡수되고 나머지는 호수나 바다로 흘러든다. 이에 따라 식물성 플랑크톤이 과다 번식해 적조나 녹조 현상이 발생하고, 산소 결핍 사태가 일어난다. 매년 인위적으로 생산하는 질소 6,200만~8,200만 톤과 인 620만~1,120만 톤이 불확실 영역이다. 이미 질소와 인이 이보다 많이 배출되고 있어 고위험 상태에 빠졌다. (137/361p)
이산화탄소는 대기오염 물질처럼 잠시 있다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차곡차곡 쌓인다. 온난화 ‘난로’를 계속 켜놓고 사는 셈인데 매년 공기 분자 100만 개당 이산화탄소 두 개씩을 온난화 난로에 더 집어넣어 화력을 점차 키우고 있다. 하지만 기온은 이산화탄소 축적량에 비례해서 상승하지 않는다.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요인은 온실가스 배출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구는 복잡 시스템으로 그 안의 모든 것이 다른 모든 것과 서로 연결되어 되먹임 작용을 한다. 음의 되먹임은 기온 상승을 둔화시키는 복원력으로 작용하는 반면, 양의 되먹임은 기온 상승을 증폭시킨다. (142/361p)
즉, 티핑 포인트에 도달하면 ‘음의 되먹임’이 ‘양의 되먹임’으로 방향을 틀게 되어 복원력을 상실한다. 지구시스템 내부에는 양의 되먹임으로 기후변화를 증폭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티핑 요소tipping element’가 있다. (143/361p)
2015년 12월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산업혁명 이전보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2100년까지 2도 이내로 안정시킨다는 목표를 잡았다. 201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예일대학교의 윌리엄 노드하우즈William Nordhaus 교수는 2도 문턱값(임곗값)을 1977년 「경제성장과 기후: 이산화탄소 문제」라는 논문에서 처음 제안했다. 그는 "지구 평균 기온이 2~3도 이상 높아지면 지난 수십만 년 동안 관측된 범위를 벗어난 기후다"라고 언급했다. (150/361p)
그 후 새로운 기후변화 연구는 2도조차 매우 위험하므로 1.5도로 제한해야 극단적인 기후변화를 피할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이에 따라 2018년 10월 인천에서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총회에서는 산업혁명 이전 수준보다 1.5도 이내로 지구온난화를 제한해야 하는 이유와 그 방안을 특별보고서로 발표했다. (151/361p)
1.5도에서 2도까지 상승하면, 그 영향이 같은 비율로 단순히 커지지 않는다. 그 대신 작은 변화가 다시 원인을 키워 큰 변화를 일으키는 ‘양의 되먹임’이 시작돼 지구를 근본적으로 불안정하게 만든다. 이때 지구는 자체 변동을 통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탄성력을 잃게 된다. 스프링은 조금 늘렸다 놓으면 제자리로 돌아오지만, 너무 많이 당기면 제자리로 돌아오지 못하는 특성과 같다. 2도를 넘게 되면, 지구는 오늘날 문명을 건설할 수 있는 기후 조건을 제공했던 지난 1만 2,000년 동안의 안정한 홀로세 기후로 돌아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152/361p)
영어로 경쟁자를 뜻하는 ‘라이벌rival’이라는 단어는 강을 뜻하는 ‘리부스rivus’에서 유래했다. 경쟁은 제한된 물을 사용하기 위한 싸움에서 시작된 것이다. (163/361p)
농축산물의 생산·유통·소비·폐기 과정에 간접적으로 들어가는 물, 즉 ‘가상수Virtual Water’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식량 무역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를 이동한다. 예를 들어, 밀 1킬로그램을 생산하는 데 물 1,500리터, 쌀 1킬로그램에 3,400리터, 쇠고기 1킬로그램에 1만 5,000리터가 사용된다. 수입된 농축산물량에 가상수를 곱하면 외국에서 수입된 물의 양이 산출된다. 국토교통부 보고서에 따르면 농산물의 경우 1992~2007년 가상수의 연평균 수입량이 288억 톤으로 수출량 17억 톤과 비교해 271억 톤이 더 많았다. 이는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농업용 물 소비량 125억 톤보다 더 많은 양이다. 우리나라는 일본, 이탈리아, 영국, 독일에 이은, 세계 5위의 가상수 순수입국이다. 즉, 우리의 생존은 다른 나라의 물에 달려 있다. (164-165/361p)
오늘날 육상 빙하의 86퍼센트는 남극에, 11.5퍼센트는 그린란드에 있다. 한반도 면적보다 약 60배 더 넓은 남극 대륙은 평균 2킬로미터 두께의 빙하로 덮여 있다. 이 빙하가 모두 녹는다면 해수면을 60미터가량 상승시킬 수 있는 양이다. 한편 그린란드 빙하는 남한 면적의 약 10배 규모로, 모두 녹을 경우 해수면 상승이 7미터에 달할 수 있다. (180-181/361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