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사회적인 ‘명’과 ‘시時‘에 대한 얽매임에서의 벗어남이다. 장자에 따르면, 세상에는 뭔가 인간을 통제하는 힘이 존재하는데, 우리는 그것에서 벗어날 수도 없고, 또 그것에 저항할 수도 없다. 그것은 바로 ‘명‘, 즉 천명이요 운명이다. (11p)
셋째, 자기 자신의 ‘정情’과 ‘욕欲’에 대한 얽매임에서의 벗어남이다. 장자에 따르면, 사람은 자연적·사회적 제약 외에도 희로애락의 감정 인 ‘정‘과 이해득실에의 욕망인 ‘욕‘에 얽매이게 된다. (12p)
결론적으로 장자는 이상과 같은 인생철학을 바탕으로 삶과 죽음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버리는가 하면, 운명과 시세의 정신적 속박에 서 벗어나고, 또 애락의 감정과 이해에의 욕망에서 해방됨으로써 "천지 만물의 법칙에 순응하고, 천지간 육기六氣의 변화에 통달해 무궁한 대도의 품에서 즐겁게 노니는 (乘天地之正, 而御六氣之, 以遊無窮)"(「소요유逍遙遊) 절대 자유를 만끽하고자 한 것이다. 따라서 장자의 인생철학은 결코 소극적이고 퇴영적退嬰的인 낙오나 타락이 아니라, 가히 인생의 의의와 본원적 삶에 대한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탐구의 철학이라할 것이다. (13-14p)
장자의 사회철학 전국시대 중엽, 그 유례없는 혼란과 불안의 시대를 살았던 장자가 그리는 이상사회는, 바로 ‘지덕지세至德之世’, 다시 말해 지덕의 세상, 즉 사람들이 그 순진 질박質樸한 천성을 가장 잘 간직하고 지켜가는세상이다. (14p)
"지자知者는 불언不言이요, 언자言者는 부지不知니라." 진실로 도를아는 사람은 함부로 도를 말하지 않고, 함부로 도를 말하는 사람은 진실로 도를 알지 못한다는, 철인哲人 노자의 말이다. (17p)
「소요유편逍遙遊篇 」은 『장자』의 대표적 명편名篇이다. 이른바 ‘소요逍遙’란 한가로이 자적自適하고 자재自在하는 모양이다. 그러므로 장자가 말하는 ‘소요유‘는 바로 "천지지간에서 한가로이 자적하노라니 마음에 절로 즐거움이 넘침(逍遙於天地之間, 而心意自得)"(『장자』 「양왕讓王)을 이른다. 다시 말하면 어떠한 구속이나 속박도 없이 절대 자유를 만끽하며 한가로이 자적하는 가운데 진정 즐거움에 겨운 경지이다. (23p)
이 편은 모두 3장으로 나뉜다. 첫째 장은 곧 전편의 중심 내용으로, 진정으로 소요 하지 못하는 사례들을 열거하는 가운데, 진실로 절대 자유를 만끽하는 ‘소요유’의 경지에 다다르고자 한다면, 모름지기 ‘무기無己’·‘무공無功’·‘무명無名’해야 함을 역설했다. 둘째 장은 앞 장의 함의를 부연하여 ‘무기‘ 무공’ ‘무명’함이야말로 진정 온갖 속박과 의지 의존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임을 강조했다. 셋째 장은 ‘지인무기至人無己‘의 의미를 거듭 부연하는 가운데,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는완전히 자유롭고 유연한 의식을 바탕으로, 대상 사물의 ‘쓸모없음(無用)의 특성을 오히려 큰 쓸모(大用)‘로 되살려냄으로써, 스스로를 온전히 지키며 진실로 소요자적할 것을 권면했다. (23-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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