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을 위해서 묶어놓았던 힘을 피어나는 감정 속에서 하나하나 풀어간다는 것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그렇다, 추상이 끝나는 대로 새 출발을 해야만 하리라. 그리고 재수가 조금 좋으면……. 그런데 마침 그때 그는 자기 방문을 열고 있었는데, 어머니가 그를 마중 나와서 타루 씨가 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났으나 외출할 기력이 없어 이제 막 누웠다는 것이다.
"감사합니다. 나는 죽고 싶지 않아요. 그러니 싸워보겠어요. 그러나 지는 판이면, 깨끗하게 최후를 장식하고 싶습니다."
타루는 꼼짝도 않고 투쟁하고 있었다. 밤새도록 단 한 번도 고통의 엄습에 동요하지 않고 다만 그 육중한 몸과 철저한 침묵으로 싸우고 있었다. 그는 단 한 번도 입을 열지 않았다. 말하자면 무언의 방법으로 더는 방심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고백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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