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감자는 기업이 주주들로부터 주식을 일정 비율로 강제로 회수하여 소각하면서 그 대가로 현금 등을 주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업의 외형은 그대로이고, 현금과 발행 주식수만 감소한다. 하지만 주주들에게 동일한 비율로 주식을 회수하기 때문에 지분구조는 변화가 없다. 유상감자는 주로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일어난다.

1. 기업 내에 현금이 많다.

2. 상속이나 인수합병을 통해 대주주가 변경되었다.

3. 대주주의 지분율이 높다.

4. 대주주가 대규모 현금이 필요하지만, 주식을 매각하여 지분율을 낮추고 싶지는 않다. - <치과의사 피트씨의 똑똑한 배당주 투자>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92989 -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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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윌리엄 스토너 앞에 놓인 장래는 밝고 확실하고 변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장래를 수많은 사건과 변화와 가능성의 흐름이라기보다 탐험가인 자신의 발길을 기다리는 땅으로 보았다. 그에게 장래는 곧 웅장한 대학 도서관이었다. 언젠가 도서관에 새로운 건물들이 증축될 수도 있고, 새로운 책들이 들어올 수도 있고, 낡은 책들이 치워질 수도 있겠지만, 도서관의 진정한 본질은 근본적으로 불변이었다. 그는 몸을 바치기로 했지만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곳에서 자신의 장래를 보았다. 장래에 자신이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었으나, 장래 그 자체가 변화의 대상이라기보다는 변화의 도구라고 보았다.

-알라딘 eBook <스토너 (초판본)>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중에서 - P38

"그럴 줄 알았지. 스토너는 대학을 커다란 저수지처럼 생각하고 있을걸. 도서관이나 유곽처럼 말이야.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자신을 완성해 줄 물건들을 고를 수 있는 곳, 모두가 같은 벌집의 작은 일벌들처럼 힘을 합쳐 일하는 곳. 진실, 선함, 아름다움. 이런 것들이 모퉁이 너머 바로 다음 복도에 있다는 것이지. 아직 읽지 못한 바로 다음 책, 아니면 아직 가보지 못한 바로 다음 서가에. 언젠가 우리는 반드시 그 서가에 이를 것이고, 그러면……그러면……."

-알라딘 eBook <스토너 (초판본)>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중에서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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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취지에서 음식을 구하고 먹는 과정을 가장 근본적인 수준, 즉먹는 자와 먹히는 자로 이루어진 생물종들의 상호작용으로서 관찰하고자했다. (영국의 작가 윌리엄 랠프 인지는 "자연 전체는 먹다‘ 라는 동사의수동태와 능동태 활용에 불과하다." 라고 말했다.) 나는 이 책에서 음식의문제를 다루기 위해 자연주의자로서 생태학과 인류학의 커다란 렌즈뿐아니라 개인적 경험이라는 보다 친밀하고 일상적인 렌즈를 활용했다. - P21

내가 전제하고 있는 점은, 인간은 지구상의 다른 모든 생물처럼 음식사슬에 참여하고 있고, 음식사슬에서 우리가 차지하고 있는 자리는 우리의 존재를 상당 부분 결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잡식동물이라는 사실은 우리의 육체(인간은 잡식동물에 알맞은 다용도의 치아와 턱이 발달해 있다. 그리하여 고기를 찢거나 풀을 갈고 빻는 일을 똑같이 잘할 수 있다.)와 영혼 양 측면에서 우리의 본성을 형성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
우리의 뛰어난 관찰력과 기억력 그리고 자연 세계에 대한 궁금증과 실험적 자세는 상당부분 잡식동물이라는 생물학적 사실에서 기인한다. 우리는 다른 생물들의 저항을 무력화시키고 그들을 음식으로 삼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적응해왔다. 사냥 기술이나 불을 이용한 조리법도 그런 식으로 발전했다. 일부 철학자들은 인간의 예절이 잡식성에서 비롯되었다고주장한다. 왜냐하면 무엇이든(특히 다른 인간까지) 먹을 수 있는 피조물에게는 무엇보다 윤리적 규칙, 규범, 의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무엇을먹느냐뿐만 아니라 어떻게 먹느냐도 우리 존재에 영향을 미친다. - P21

따지고 보면, 『잡식동물의 딜레마는 오늘날 우리의 삶을 유지시키고있는 세 가지 주요 음식사슬에 관한 책이다. 산업적, 전원적(유기적), 수렵·채집 음식사슬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 음식사슬은 서로 다르지만 비슷한 역할을 한다. 음식을 통해 우리를 지구의 풍요 그리고 태양 에너지와 연결시켜주기 때문이다. - P22

나는 이 책의 세 부분에서 각각의 주요 음식사슬을 처음부터 끝까지추적했다. 태양광선을 이용하여 칼로리를 합성하는 식물에서부터 음식사슬의 다른 쪽 끝인 식탁 위의 음식까지. 나는 연대기적 순서와는 반대로산업적 음식사슬에 대해 먼저 얘기할 것이다. 산업적 음식사슬이 오늘날우리의 생활과 가장 큰 관련을 맺고 있고 또 우리가 가장 크게 염려하는음식사슬이기 때문이다. 또한 산업적 음식사슬은 가장 거대하고 가장 길다. 단일 재배는 산업적 음식사슬의 주된 특징이므로, 여기서는 지 메이스(Zea Mays)라는 단 하나의 식물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다. 지 메이스는 우리가 옥수수라고 부르는 키 큰 열대 식물이다. 옥수수는 산업적 음식사슬에서, 그리고 오늘날 일상요리에서도 매우 중요한 곡물이 되었다.
이 책에서 우리는 아이오와의 들판에서 생산된 옥수수 상품이 거치는 길고 기이한 여정을 추적할 것이다. - P23

이 책의 2부에서는 산업적 음식사슬과 구분하기 위해 내가 전원적 음식사슬이라고 부르는 것을 다룬다. 여기서 나는 최근에 등장한 산업식품과 산업농업의 몇 가지 대안을 살펴보고자 했다(유기농, 지역 농업, 생물학적 농업, 초 유기농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이 음식사슬은 산업화 이전에 생겨난 것처럼 보이지만, 놀랍게도 실제로는 산업화 이후에 발달했다. - P23

3부에 나오는 수렵·채집 음식사슬은 일종의 후기 구석기적 음식사슬이다. 이 음식사슬은 캘리포니아 북부의 삼림에서 식탁까지 직접 사냥채집 · 재배한 재료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오늘날까지도 우리가 일부 사냥하거나 채집한 음식들(특히 물고기와 야생 버섯)을 먹는다고 하더라도,
이 음식사슬에 관한 나의 관심은 실제적이라기보다는 철학적이라고 할수 있다. - P24

한 가지는, 적어도 현재의 상태에서는 자연의 논리와 산업의 논리사이에 근본적인 긴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음식을 생산하는 인간의 능력은 놀라울 정도이지만, 여러 측면에서 인간의 기술은 자연의 방식과 충돌을 일으킨다.
예컨대 우리는 엄청난 규모의 단일 재배 또는 단일 사육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하지만 자연은 언제나 타당한 이유에서 다양성을 추구한다.
우리의 음식 시스템으로 인해 야기되는 수많은건강 문제와 환경 문제는 재배와 사육 그리고 식사라는 음식사슬의 양끝에서 자연의 복잡성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려는 시도 때문에 생긴다고 할수 있다.
음식사슬의 양끝에는 생물계(한 조각의 땅과 인간의 몸)가 있고,
말 그대로 한쪽의 건강은 다른 한쪽의 건강과 연결되어 있다.
오늘날 우리가 봉착해 있는 건강과 영양에 관한 많은 문제들은 농장에서 일어난 일들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일어난 배경에는정부 정책이 도사리고 있는데, 이에 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 P25

탄소는 우리 몸에서, 그리고 사실상 지구상의 모든 생물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원소이다. 말하자면 지구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탄소의 생명 형태이다. (어떤 과학자가 언급했듯이 탄소는 생명의 양적인 측면을 담당한다. 왜냐하면 탄소는 생명체 구조의 주요 원소이기 때문이다.) 원래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탄소 원자는 이산화탄소 분자의 일부로대기 중을 떠돌고 있다.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분자들(탄수화물, 아미노산, 단백질, 지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런 탄소 원자들을 흡수해야하는데, 이를 위한 유일한 방법이 바로 광합성이다. 식물의 녹색 세포는태양광을 촉매로 하여 대기 중에서 얻은 탄소 원자를 물 그리고 땅에서흡수한 원소와 결합시켜 단순 유기 화합물을 생성한다. 이런 유기 화합물이 모든 음식사슬의 바탕이 된다. 희박한 대기로부터 식물이 생명을 창조한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 P37

하지만 옥수수는 다른 대부분의 식물과 비교해보았을 때 광합성 과정이 조금 다르다. 옥수수는 광합성 과정이 다른 식물보다 훨씬 더 효율적일 뿐 아니라 자신이 흡수하는 탄소 원자의 동일성을 보존한다. 심지어이온음료나 초콜릿케이크나 햄버거로 변하고 난 뒤에도 마찬가지다. 이런 음식들을 먹고 사는 인간의 몸은 말할 것도 없다. 대부분의 식물이 광합성을 하는 동안 탄소 원자가 세 개인 화합물을 생성하는 반면, 옥수수는 탄소 원자가 네 개인 화합물을 만들어낸다. C-4는 이런 선택받은 식물집단에 붙여진 이름이다. C-4는 1970년대 이후가 되어서야 존재가 확인되었다. - P37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생명의 이야기는 가능한 한 많은 에너지를 획득 · 저장하기 위한 종들 간의 경쟁에 관한 이야기다. 식물의 경우는 태양으로부터 직접 에너지를 획득 · 저장하고, 동물은 식물이나 초식 동물을잡아먹음으로써 에너지를 얻는다. 에너지는 탄소 분자의 형태로 저장되고, 칼로리로 측정된다. 우리가 먹는 칼로리는 옥수수 이삭이든 스테이크이든 식물이 획득했던 에너지를 나타낸다. C-4 전략은 이런 경쟁에서 어떻게 옥수수 식물이 성공을 거둘 수 있는지 설명해준다. 똑같은 양의 태양광과 물과 기본 요소에서 옥수수만큼 많은 유기물과 칼로리를 생산할수 있는 식물은 거의 없다. (옥수수 식물을 이루는 성분은 97퍼센트는 공기에서, 3퍼센트는 땅에서 생성된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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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인류학자들은 인간의 뇌가그토록 크고 복잡하게 발달한 것이 바로 잡식동물의 딜레마를 해결하기위해서라고 믿고 있다. - P18

국가적 섭식장애는 격세 유전적 원한을 품고 다시 찾아온 잡식동물의딜레마라고 할 수 있다. - P19

다시 모습을 드러낸 잡식동물의 딜레마는 현대 식품 산업에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 뿌리는 옥수수가 재배되고 있는 아이오와의들판에까지 뻗어 있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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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스토너는 1910년, 열아홉의 나이로 미주리 대학에 입학했다. 8년 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그는 박사학위를 받고 같은 대학의 강사가 되어 195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강단에 섰다. 그는 조교수 이상 올라가지 못했으며, 그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 중에도 그를 조금이라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가 세상을 떠나자 동료들이 그를 추모하는 뜻에서 중세 문헌을 대학 도서관에 기증했다. 이 문헌은 지금도 희귀서적관에 보관되어 있는데, 명판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영문과 교수 윌리엄 스토너를 추모하는 뜻에서 그의 동료들이 미주리 대학 도서관에 기증."

-알라딘 eBook <스토너 (초판본)>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중에서 - P6

그가 태어났을 때 그의 부모는 젊은 나이였지만(아버지는 스물다섯 살, 어머니는 겨우 스무 살), 어렸을 때부터 그에게 부모는 항상 늙은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서른 살 때 이미 쉰 살처럼 보였다. 노동으로 인해 몸이 구부정해진 아버지는 아무 희망 없는 눈으로 식구들을 근근이 먹여 살리는 척박한 땅을 지그시 바라보곤 했다. 어머니는 삶을 인내했다. 마치 생애 전체가 반드시 참아내야 하는 긴 한순간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어머니의 눈은 색이 연하고 흐릿했으며, 뒤로 똑바로 빗어 넘겨 틀어 올린 가느다란 반백의 머리카락 때문에 눈 주위의 잔주름이 한층 도드라져 보였다.

-알라딘 eBook <스토너 (초판본)>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중에서 - P7

스토너는 9개월 동안 숙식을 해결하는 조건으로 가축들과 돼지에게 먹이와 물을 주고, 달걀을 가져오고, 소젖을 짜고, 장작을 팼다. 그밖에 밭도 갈고, 그루터기도 파냈으며(겨울에는 3인치 두께로 얼어붙은 땅을 파야 했다), 푸트 부인이 버터를 만들 때 우유를 젓는 일도 했다. 목제 교유기가 우유 속에서 첨벙첨벙 오르락내리락하는 동안 푸트 부인은 엄격한 표정으로 마음에 든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리며 그를 지켜보았다.

-알라딘 eBook <스토너 (초판본)>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중에서 - P14

그에게 배정된 2층 방은 예전에 창고로 쓰던 곳이었다. 가구라고는 힘을 잃고 늘어진 틀 위에 얄팍한 깃털 매트리스가 놓인 검은색 철제 침대, 등유 램프를 놓아둔 망가진 탁자 하나, 수평이 잘 맞지 않는 딱딱한 의자 하나, 책상 역할을 하는 커다란 상자 하나가 고작이었다. 겨울에는 바닥을 통해 조금씩 올라오는 아래층의 온기가 전부라서 그는 해진 퀼트 이불과 담요로 몸을 감싸고 자칫 책장이 찢어지지 않게 곱은 손을 후후 불어가며 책장을 넘겼다.

-알라딘 eBook <스토너 (초판본)>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중에서 - P15

2학년이 된 그는 캠퍼스에서 친숙한 인물이 되어 있었다. 계절과 상관없이 그의 옷차림은 언제나 똑같은 검은색 브로드클로스 양복, 하얀 셔츠, 스트링타이였다. 재킷 소매가 짧아서 손목이 불쑥 튀어나와 있고, 바지 자락도 어색하게 겉돌았다. 마치 다른 사람의 제복을 빌려다 입은 것 같은 몰골이었다.

-알라딘 eBook <스토너 (초판본)>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중에서 - P15

2학년 1학기 때 그는 기초교양 강의를 두 개 들었는데, 하나는 농과대학의 토양화학 강의였고 다른 하나는 모든 학생의 형식적인 필수과목인 영문학 개론 강의였다.

-알라딘 eBook <스토너 (초판본)>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중에서 - P16

하지만 필수과목인 영문학 개론은 그에게 생전 처음 느끼는 고민과 고뇌를 안겨주었다.

-알라딘 eBook <스토너 (초판본)>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중에서 - P16

강의를 맡은 아처 슬론 교수는 50대 초반의 중년남자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얕보고 경멸하는 것처럼 보였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것 사이의 간격이 너무 커서 그 간격을 좁히고 싶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를 두려워하고 싫어했으며, 그는 학생들과 거리를 두고 비꼬면서 즐거워하는 듯한 태도로 응수했다. 키는 평균이었고, 길쭉한 얼굴에는 주름이 깊이 패어 있었으며, 수염은 항상 깨끗이 깎았다. 그리고 갑갑하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반백의 곱슬머리를 빗어 넘기는 습관이 있었다. 목소리는 단조롭고 건조했는데, 그는 표정도 억양도 없이 입술을 거의 움직이지 않은 채 말하곤 했다. 하지만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의 움직임에는 우아함과 확신이 배어 있어서, 그의 말에 목소리 대신 어떤 형태를 부여해 주는 것 같았다.

-알라딘 eBook <스토너 (초판본)>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중에서 - P17

그대 내게서 계절을 보리.
추위에 떠는 나뭇가지에
노란 이파리들이 몇 잎 또는 하나도 없는 계절
얼마 전 예쁜 새들이 노래했으나 살풍경한 폐허가 된 성가대석을
내게서 그대 그날의 황혼을 보리.
석양이 서쪽에서 희미해졌을 때처럼
머지않아 암흑의 밤이 가져갈 황혼
모든 것을 안식에 봉인하는 죽음의 두 번째 자아
그 암흑의 밤이 닥쳐올 황혼을.
내게서 그대 그렇게 타는 불꽃의 빛을 보리.
양분이 되었던 것과 함께 소진되어
반드시 목숨을 다해야 할 죽음의 침상처럼
젊음이 타고 남은 재 위에 놓인 불꽃
그대 이것을 알아차리면 그대의 사랑이 더욱 강해져
머지않아 떠나야 하는 것을 잘 사랑하리.

-알라딘 eBook <스토너 (초판본)>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중에서 - P20

때로는 안뜰 한복판에 서서 밤이 내려앉은 서늘한 잔디밭에서 불쑥 솟아오른 제시 홀 앞의 거대한 다섯 기둥을 바라보기도 했다. 그는 이 기둥들이 원래 대학의 주요 건물이었던 곳의 잔해임을 알고 있었다. 그 건물은 오래전 화재로 무너졌다. 달빛 속에서 알몸을 드러낸 채 회색을 띤 은빛으로 빛나는 그 순수한 기둥들은 신전이 신을 상징하듯, 스토너 자신이 받아들인 삶의 방식을 상징하는 것 같았다.

-알라딘 eBook <스토너 (초판본)>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중에서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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