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학생이기 이전에 사람인 우리가 되기를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어느 날에 씁니다. 주 4회 영어 학원에 다닙니다. 오늘 아침에도 학원으로 출발해야 했는데, 문득 창틈으로 들어오는 빛을 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창문을 열었더니 햇빛이 쨍쨍하게 눈을 찌르는데, 그때 알았습니다, 햇볕이 따뜻하다는 사실을 느껴본 지 정말 오래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주위가 그렇게 조용하다는 것도요. 바람 부는 소리와 새 지저귀는 소리뿐인데, 이명이 들렸습니다. 찌잉 하는 기계음. 그게 상황을 더 이상하게 만들었어요. 귀에서 들리는 소리 때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오늘은 학원에 가지 않고 집에 있는 편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을 갖는 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제 삶에. (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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