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자기보다 훨씬 뛰어난 존재가 자신을 상대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만약 55세 남자가 여자들 사이에서 잡담을 나눌 일이 있다면 그 기회에 감사하면서 여자들이 불쾌해하지 않도록 잘 대접해줘야 한다.
실수로라도 성희롱이나 실언은 절대 금물이다.
멤버들의 취향을 물어보고 미리 과자를 준비하는 노력 정도는 해야 가까스로 균형을 맞출 수 있다.
55세가 넘은 남자와 적극적으로 잡담을 나누고 싶어할 여자는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아두자.

-알라딘 eBook <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혜윤 옮김) 중에서 - P143

잡담력을 높이는 포인트가 몇 가지 있다.
우선 간결하고 가볍게 말을 꺼내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말을 길게 하지 말고, 한 이야기는 15초 정도 안으로 압축한다.
나는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단위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15초라고 생각한다. 거의 모든 경우에 15초만 있으면 충분히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텔레비전 광고가 15초인 것도 그 안에 충분히 의미를 담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혜윤 옮김) 중에서 - P144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의 대가 레이먼드 챈들러는 사립 탐정 필립 말로라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는데, 그는 항상 재치 있는 유머를 날린다. 그뿐만 아니라 외국 영화나 드라마에는 농담의 귀재들이 자주 등장한다. 아니, 외국 여행지에서 만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농담만 들어도 꽤나 센스 있는 느낌이 든다.

-알라딘 eBook <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혜윤 옮김) 중에서 - P146

사교성은 성격이 아니라 기술의 문제다. 사교성을 위해 갈고닦아야 하는 기술이 있다면, 바로 상황에 맞게 거리를 조절하는 방법이다.

-알라딘 eBook <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혜윤 옮김) 중에서 - P149

55세 이후에 같은 취미를 가지고 일상적으로 잡담을 나눌 상대를 둔다면 매일이 즐거워질 것이다.

-알라딘 eBook <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혜윤 옮김) 중에서 - P152

리뷰를 쓰는 사람들은 그 작품을 깊게 감상한 열성 팬들이 많으니 "그렇구나, 그건 이래서 나온 장면이구나!" 하면서 깨닫게 되는 부분들이 적지 않다.

-알라딘 eBook <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혜윤 옮김) 중에서 - P157

나에게 인터넷 리뷰 사이트란 어느새 친목의 장이 되었다.
친목이란 공감이라는 감정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같은 취향을 가진 친구들을 찾는 과정이기도 하다.

-알라딘 eBook <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혜윤 옮김) 중에서 - P158

마음을 유연하게, 기를 평온하게, 분노와 욕구를 침착하게,
걱정과 잡념을 적게 하고, 마음을 괴롭히지 말고 기를 해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마음과 기를 기르는 요령이다.

-알라딘 eBook <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혜윤 옮김) 중에서 - P161

중장년부터 노년에 이르는 시기를 살아갈 때 공자도 좋은 참고가 된다.
《논어》에는 공자가 노년기에 남긴 말들이 많이 실려 있다. 노년기에 접어든 공자가 방랑 여행을 떠났을 때 동행한 제자들이 여행 중에 공자가 한 말들을 모아 기록한 책이 바로 《논어》이기 때문이다.
그 여정은 시모무라 고진의 《논어 이야기》를 읽어보면 가장 이해하기 쉽다. 제목 그대로 공자와 제자들의 방랑 속에서 《논어》가 탄생한 과정이 스토리 형식으로 그려져 있다.

-알라딘 eBook <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혜윤 옮김) 중에서 - P165

단, 그 취지는 대조적이다. 공자 사상의 중심이 노력을 통해 인간으로서 덕을 쌓아 훌륭한 인물로 성장하자는 내용인 데 반하여 노장사상은 세속적인 상식과 가치관에 얽매이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무위자연’으로 살면서 만족하는 것을 중시한다.

-알라딘 eBook <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혜윤 옮김) 중에서 - P168

또한 노장사상은 종교적인 측면이 있다. 노자의 짧은 글 속에 있는 ‘지족(知足, 만족할 줄 알다)’이란 자신이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하고 욕심 부리지 않는 삶을 뜻한다.

-알라딘 eBook <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혜윤 옮김) 중에서 - P168

장자의 저서로 여겨지는 《장자》에는 우리에게도 친숙한 우화가 많이 실려 있다.
예를 들어 달인의 경지에 오른 요리사의 이야기 ‘포정해우’나 ‘호접지몽’, ‘우물 안 개구리’ 등은 모두 《장자》에 나오는 우화이다.

-알라딘 eBook <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혜윤 옮김) 중에서 - P169

또한 에키켄은 인간에게 식욕과 색욕 등 ‘내욕內欲’이 있으며, 한편 ‘풍한열습’이라는 기후 변화에 따른 ‘외사外邪’가 있어서 이 두 가지가 몸 건강을 망치는 주범이라고 했다. 에키켄은 이들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기를 길러야 한다’라고 말한다.

마음을 유연하게, 기를 평온하게, 분노와 욕구를 침착하게, 걱정과 잡념을 적게 하고, 마음을 괴롭히지 말고 기를 해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마음과 기를 기르는 요령이다.

-알라딘 eBook <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혜윤 옮김) 중에서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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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적으로 주량이 세고 술 마시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억지로 술을 끊을 필요는 없다. 다만, 55세나 되었다면 최소한 자신의 적정 주량 정도는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술과 관련된 안타까운 뉴스가 종종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혜윤 옮김) 중에서 - P137

55세 남자가 앞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힘을 한 가지만 꼽는다면, 나는 ‘잡담력’이라고 생각한다.

-알라딘 eBook <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혜윤 옮김) 중에서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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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희망없이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옮겨다니게 하는 것인지 나는 알 수 없었다. 내가 알 수 있는 것은 자흔이 지쳤다는 것, 이십몇 년이 아니라 천년이나 이천 년쯤 온 세상을 떠돌아다닌 사람처럼 외로워하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다만 신기한 것은 때때로 자흔의 얼굴에 떠오르는 웃음이었다. 모든 것에 지쳤으나 결코 모든 것을 버리지 않은 것 같은 무구하고도 빛나는 웃음이 순간순간 거짓말처럼 그녀의 어둠을 지워내버리곤 했다. 그런 자흔을 보면서 나는 종종 어떻게 사람이 저토록 희망 없이 세상을 긍정할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에 의아해지곤 했던 것이었다. - <여수의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906920 - P25

난 어디에서든 머리만 바닥에 닿으면 잘 수 있어요.

그러나 새벽이 되어 자명종 시계가 울리고 창문으로 희부윰한 빛이 스며들 때면 자흔은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식은땀을 흘리며 누워 있었다. 내가 출근 준비를 하려고 불을 켜고 세면장을 들락거리기 시작하면 자흔은 상체를 반쯤 일으킨 채 눈을 감고 있었다.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흩어져내려 절반쯤 가려진 자흔의 얼굴은 핏기가 없는 데다가 입가와 뺨에 온통 하얗게 버짐이 피어 흡사 분가루를 뒤집어쓴 광대 인형 같았다. - <여수의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906920 - P27

그러나 무엇보다도, 더위와 눈병과 콜레라보다도 나를 괴롭혔던 것은 자흔에게서 풍겨오기 시작한 여수의 냄새였다. 방금 목욕을 하고 들어온 자흔의 젖은 머리털에서 나는 여수 앞바다의 짠물 냄새를 맡았다. 그녀의 손에서도 입에서도 여수 선착장에 버려진 상한 생선들의 냄새가 났다. 아침에 눈을 뜨면 자흔의 잠든 얼굴에 그곳 부두의 검붉은 노을이 어리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가 손을 뻗는 곳에서마다 꿈틀거리는 선창가의 노랫소리, 구슬피 흐느껴 우는 소리, 밤새워 가슴을 앓는 소리들이 뒤섞여 들려왔다. 조그만 체구의 내 어머니가 숨을 거두며 마지막으로 토해냈던 무시무시한 기침 소리가 자취방의 벽면을 타고 음습한 메아리를 울렸다. - <여수의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906920 - P37

날은 갔다. 간간이 비가 내렸고 초가을의 햇살은 건조하고 따갑게 도시 위로 내리꽂혔다. 자흔의 몸 곳곳에 맺혔던 피멍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어느덧 풀려가고 있었으나 그녀의 마음속의 멍울은 더욱 옹골차게 맺혀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발작적인 결벽증은 여름과 함께 수그러들었지만 폭음 끝의 숙취 같은 황폐함이 내 몸과 마음을 귀퉁이에서부터 서서히 무너뜨려오고 있었다. 온갖 욕망과 고통과 좌절이 뒤범벅되어 있던 시궁창이 오랫동안 햇빛 아래 방치되어 말라붙은 자리처럼, 악취를 풍기는 흙바람이 쉴새없이 내 메마른 얼굴을 뒤덮으며 불어대고 있었다. - <여수의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906920 - P41

……바로 거기가 내 고향이었던 거예요. 그때까지 나한테는 모든 곳이 낯선 곳이었는데, 그 순간 갑자기 가깝고 먼 모든 산과 바다가 내 고향하고 살을 맞대고 있는 거예요. 난 너무 기뻐서 바닷물에 몸을 던지고 싶을 지경있어요. 죽는 게 무섭지 않다는 걸 그때 난 처음 알았어요. 별게 아니었어요, 저 정다운 하늘, 바람, 땅, 물과 섞이면 그만이었어요, ……이 거추장스러운 몸만 벗으면 나는 더 이상 외로울 필요가 없겠지요, 더 이상 나일 필요도 없으니까요…… 내 외로운 운명이 그렇게 찬란하게 끝날 거라는 것이 얼마나 기뻤는지, 얼마나 큰 소리로 그 기쁨을 외치고 싶었는지, 난 그때 갯바닥을 뒹굴면서 마구 몸에 상처를 냈어요. 더운 피를 흘려 개펄에 섞고 싶었어요. 나를 낳은 땅의 흙이 내 상처난 혈관 속으로 스며들어오게 하고 싶었어요…… - <여수의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906920 - P45

더러운 손이었다.

손을 씻고 싶었다. 구역질이 치밀었다. 여태껏 삼켜온 모든 것을 다 토해내고 싶었다. 벌겋게 열이 오를 때까지 나는 두 손바닥을 문지르고 또 문질렀다. 동생 미선의 따스한 손바닥, 내가 뿌리쳐버린 손바닥의 온기가 내 불붙는 듯한 머릿속을 헤집었다.

언니, 같이 가, 아, 아부지……!

잘 뛰지 못하는 미선의 손을 냅다 뿌리치고 달아나던 나는 그 아이의 혀 짧은 외침이 부두 아래 바닷속으로 곤두박질치는 소리를 들었다. 뒤돌아보았을 때 미선의 조막손과 조그만 머리통은 거품을 뿜으며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나는 비명을 질렀다. 있는 힘껏 달렸으나 얼마 못 가 붙잡혔다. 술에 젖은 아버지의 가슴을 밀어내기 위해 나는 안간힘을 썼다. 아버지의 역한 숨결이 내 이마에, 눈에 뜨겁게 끼얹어졌다.

갑자기 몸이 가벼워졌다. 부두 시멘트 바닥이 급경사로 기울었다. 미선이를 집어던진 아버지는 이번에는 반항하는 나를 목에 감아 안은 것이다. 짙푸른 물살 속으로 머리부터 곤두박질쳤다. 눈과 입과 코로 정신없이 들이닥치는 짠물, 짠물. - <여수의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906920 - P47

그래요, 가지 않을게요.

스물다섯 살의 나이로 세상을 등진 어린 어머니의 아련한 품속처럼, 수천 수만의 물고기 비늘들이 떠올라 빛나는 것 같던 봄날의 여수 앞바다처럼 자흔의 가슴은 다사롭고 푸근하였다.

그리고 새벽녘이 되어 내가 깊이 잠든 사이에 자흔은 떠났다. 밑창이 떨어진 단벌 구두를 꿰어신고, 두 개의 볼썽사나운 여행 가방과 옷 보퉁이를 싸들고 갔다. - <여수의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906920 - P50

여수, 마침내 그곳의 승강장에 내려서자 바람은 오래 기다렸다는 듯이 내 어깨를 혹독하게 후려쳤다. 무겁게 가라앉은 잿빛 하늘은 눈부신 얼음 조각 같은 빗발들을 내 악문 입술을 향해 내리꽂았다. 키득키득, 한옥식 역사의 검푸른 기와 지붕 위로 자흔의 아련한 웃음 소리가 폭우와 함께 넘쳐 흐르고 있었다. - <여수의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906920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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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그 앞바다의 녹슨 철선들은 지금도 상처 입은 목소리로 울부짖어대고 있을 것이다. 여수만(灣)의 서늘한 해류는 멍든 속살같은 푸릇푸릇한 섬들과 몸 섞으며 굽이돌고 있을 것이다. 저무는 선착장마다 주황빛 알전구들이 밝혀질 것이다. 부두 가건물 사이로 검붉은 노을이 불타오를 것이다. 찝찔한 바닷바람은 격렬하게 우산을 까뒤집고 여자들의 치마를, 머리카락을 허공으로 솟구치게 할 것이다. - <여수의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906920 - P3

그때 나는 얼핏 그 어둠이 자흔의 지성의 그늘일 것이라고 추측했었다. 그러나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것은 단지 외로운 표정일 뿐이었다. 오랫동안 무엇인가를 기다려온 사람들에게서 손쉽게 발견되는 표정이기도 했다. 열차를 기다리며 승강장에 서 있는 얼굴들, 늦은 밤 버스 손잡이에 매달려 차창 밖의 휘황한 네온 사인을 바라다보는 눈빛들, 출근 무렵 살갗이 터질 듯한 지하철에 올라 말없이 몸 부대끼는 사람들의 메마른 광대뼈 같은 데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표정이었다. ‘기쁠흔(欣)자예요’라고 뇌까리는 자흔의 목소리는 마치 그 모든 사람들의 외로움을 빻아다가 반죽해놓은 흰 떡살같이 고즈넉했다. - <여수의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5906920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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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잔을 받아주게나
사양 말고 가득 부어
꽃 피자 바람 불 듯
이별만이 인생이니

-알라딘 eBook <55부터 시간을 다시 쓰는 중입니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혜윤 옮김) 중에서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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