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세트] 수메르, 문명의 최초를 찾아서 (총3권)
김산해 / 휴머니스트 / 2023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5천년전 설형(쐐기)문자의 시대를 만나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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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또한 정복이다. 우리가 길을 떠나면 의미와 개념, 편견 및 습관적 사고의 바다가 우리와 함께 출렁이게 된다. 그 파도는 우리가 자신의 외부에서 발견한 것들을 향해 효과적으로 범람한다. 그렇게 우리가 이미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들이 다른 세계로 흘러들어 간다. 이런 식의 정복이 가능한 것은 어떤 곳을 방문해야 하는지, 그리고 거기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 꿰뚫고 있는 여행 안내서 덕분이다. 그것들이 우리 인식의 한계를 임의로 설정한다. 책자에서 빠진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짜인 경로를 따라 이동하며 우리가 꼭 봐야만 한다고 믿는 것들을 미친 듯이 찾아 헤맨다. 그 결과 우리는 그 밖의 다른 것은 아예 보지 못하게 된다.

-알라딘 eBook <다정한 서술자>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중에서 - P47

철학자들이 꿈꾸던 우누스 문두스,26) 그 하나의 세계는 과연 존재할까? 우리 모두가 자신에게서 가까운 누군가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들과 만날 수 있는 위대하고 중립적이며 객관적인 우주 말이다. 우리는 어쩌면 하나의 공간에 존재하면서도 실제로는 각자의 환영 속에서 살아가는 게 아닐까?

-알라딘 eBook <다정한 서술자>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중에서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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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ONE NOW KNOWS how to find the meaning of life within himself.
But mankind wasn‘t always so lucky. Less than a century ago men and women did not have easy access to the puzzle boxes within them.
They could not name even one of the fifty-three portals to the soul.
Gimcrack religions were big business.
Mankind, ignorant of the truths that lie within every human being, looked outward-pushed ever outward. What mankind hoped to learn in its outward push was who was actually in charge of all creation, and what all creation was all about.
Mankind flung its advance agents ever outward, ever outward. Eventually it flung them out into space, into the colorless, tasteless, weightless sea of outwardness without end.
It flung them like stones.
These unhappy agents found what had already been found in abundance on Earth-a nightmare of meaninglessness without end. The bounties of space, of infinite outwardness, were three: empty heroics, low comedy,
and pointless death.
Outwardness lost, at last, its imagined attractions.
Only inwardness remained to be explored.
Only the human soul remained terra incognita.
This was the beginning of goodness and wisdom.
What were people like in olden times, with their souls as yet unexplored?
The following is a true story from the Nightmare Ages, falling roughly, give or take a few years, between the Second World War and the Third Great Depression. - P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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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리가 나가자마자 엘라는 침대에서 몸을 돌려 문을 바라보았다. 잠에서 완전히 깬 눈은 크고 강렬했다. 잠시 후 엘라는 다시 몸을 돌려 창문 셰이드 가장자리로 들어오는 가느다랗고 환한 빛줄기 두 개를 유심히 살폈다. 침침한 공기 속에서 미세한 먼지들이 춤추고 있었다. 작디작은 생명체들이 물속에서 춤을 추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엘라는 곧 도로 눈을 감았다. 그러고는 얼굴 위로 두 팔을 포개고 잠든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 <플레인송>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9765232 - P14

잠에서 깨기도 전에 가슴과 목에서 그것이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빅토리아는 잠옷 대용인 헐렁한 티셔츠와 흰 팬티 차림으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화장실로 뛰어가서 바닥에 쭈그리고 앉았다. 한 손으로는 얼굴과 입으로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변기통을 부여잡은 채 웩웩대며 구역질을 했다. 이 발작으로 온몸이 피폐해졌다. 입술에서 침이 주르르 흘러내려 흔들거렸다. 침은 길게 늘어지고 또 늘어지다가 결국 끊어졌다. 빅토리아는 나약하고 텅 빈 기분이 들었다. 목구멍이 화끈거렸고 가슴이 쓰라렸다. 갈색 얼굴은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창백해졌고, 높은 광대뼈 밑은 움푹 패고 누르스름하게 변했다. 검은 눈은 평소보다 더 크고 더 새까맣게 보였고 이마는 끈끈한 땀으로 번들거렸다. 빅토리아는 무릎을 꿇은 채 구역질과 발작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 <플레인송>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9765232 - P16

빅토리아는 바닥에서 일어났다. 둘은 서로를 마주보았다. 문간의 여자는 사십대 후반이었고 마른 몸에 얼굴은 수척했으며 몹시 지쳐 보였다. 막 잠에서 깨어 피곤한 듯했고, 축 처진 가슴 위로 얼룩진 푸른색 새틴 가운의 앞섶을 모아 쥐고 있었다. 머리는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한 적갈색이었는데, 염색한 지 꽤 되어서 관자놀이와 이마 위로 하얀 뿌리가 보였다. - <플레인송>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9765232 - P17

너무 늦었어. 여자가 말했다. 네가 자초한 일이니 뒤처리도 네가 알아서 해. 네 아비도 맨날 기대려고만 했지. 아침마다 돌아오면 여기가 아프네, 저기가 아프네 하면서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인 척하고. 너까지 징징대지 마. - <플레인송>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9765232 - P19

정거장은 붉은 벽돌로 지은 단층 건물로, 지붕은 초록색 타일이었다. 침침한 대기실은 환기가 안 되어 퀴퀴한 냄새와 흙냄새가 났고, 교회 신도석 같은 등받이 높은 나무 벤치 서너 개가 철로와 매표소를 향해 줄지어 놓여 있었다. 창문 하나에 검은 격자 철망을 쳐놓은 방이 매표소였다. 정거장 건물 밖으로 나가보면 철제 바퀴가 달린 낡은 초록색 우유 배달 마차가 서 있었다. 더는 쓸 일이 없는 마차였다. 하지만 플랫폼에 서 있는 모습을 무척이나 맘에 들어 한 역장 랠프 블랙은 마차를 그대로 놓아두었다. 랠프 블랙은 할 일이 많지 않았다. 객차는 홀트에서 오 분만 정차했고, 오 분이면 승객 두세 명이 기차에 타거나 내리기에 충분했다. 수화물차의 남자가 <덴버 뉴스>를 기찻길 옆 플랫폼에 떨어뜨리기에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삼실로 묶어놓은 신문 뭉치는 아래쪽이 거친 조약돌에 찢긴 채 아직 그 자리에 놓여 있었다. - <플레인송>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9765232 - P22

복사기 손잡이를 돌리느라 손과 팔이 빠르게 돌아갔고 엉덩이가 함께 움직이면서 치마가 들썩이고 흔들렸다. 검은 치마와 흰 블라우스 차림에 은제 장신구를 주렁주렁 걸친 매기는 키가 컸고 건강해 보였으며 머리색은 검었다. - <플레인송>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9765232 - P36

부인이 발을 끌며 뒤로 물러났고 아이들은 안으로 들어갔다. 안은 덥다 못해 숨이 막힐 지경이었고, 온갖 물건으로 가득했다. 소포 상자들. 종이들. 옷더미들. 높이 쌓인 누런 신문들. 꽃 화분들. 원형 선풍기. 사각형 선풍기. 모자걸이. 순서대로 모아둔 시어스 통신판매 카탈로그들. 한쪽 벽에서 내려 펼친 다리미판 위에는 식료품이 가득 든 종이봉지들이 한 줄로 세워져 있었고, 방 한가운데 놓인 나무 장 안에는 텔레비전 위에 더 작은 휴대용 텔레비전이 머리처럼 얹혀 있었다. 텔레비전 뒤쪽에는 해진 팔걸이에 작은 수건들을 올려둔 안락의자가 있었으며, 그 옆 창문 앞에는 빛바래고 길쭉한 소파가 있었다. - <플레인송>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9765232 - P72

바람 없이 맑고 쾌청한 11월의 어느 날이었고, 아직 오후 시간은 충분했다. 등 뒤로 늘어진 그림자가 시꺼먼 흙길에 널브러진 걸레처럼 보였다. 길은 가루처럼 건조했다. - <플레인송>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9765232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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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불타오르는 크고 검은 두 눈은 매우 아름다우며, 그 창백한 두 눈은 약간 누르스름한 기색이 비치는 갸름한 얼굴에 특히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그는 발견하였다. 그러나 그 두 눈과 매혹적인 입술의 윤곽에는 자기 형이 한때 무서운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지만 그 사랑이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을 것 같은 무언가가 깃들어 있었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이대우 저

리디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791 - P410

커튼이 열리면서 바로…… 그루셴까가 기쁨에 넘친 듯 활짝 미소를 지으며 탁자를 향해 다가왔다. 알료샤는 마치 속이 뒤집힐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알료샤는 그녀를 응시한 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바로 그녀다, 그 끔찍한 여자. 이반 형이 30분 전에 〈짐승〉이라고 불렀던 그 여자다. 그 여자가 바로 자기 앞에 서 있다. 그런데 그 여자는 지극히 평범하고 소박하게 보이는 착하고 사랑스러운 여자가 아닌가. 아름답기는 하지만 다른 아름다운 여자들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는 〈평범한〉 여자가 아닌가! 사실 그녀는 매우, 매우 아름다운 여자였으며 많은 사내들의 정열을 자극할 수 있는 사랑스러운 러시아적 미인이었다. 그녀는 상당히 큰 키였으나 까쩨리나 이바노브나보다는(그녀는 매우 키가 컸다) 약간 작은 편이었다. 몸매도 풍만한 데다가 몸 동작도 거의 소리가 들리지 않을 만큼 부드러웠고, 목소리도 어떤 달착지근한 향기를 뿜어내듯 여성스러웠다. 그녀는 까쩨리나 이바노브나처럼 의기양양하고 힘있게 걷는 것이 아니라 그와는 반대로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사뿐히 걸어서 다가왔다. 마룻바닥에 스치는 발자국 소리조차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화사한 검은 비단 옷을 사각거리며 안락의자에 사뿐히 걸터앉아 거품처럼 하얗고 토실토실한 목과 넓은 어깨를 검은 모직 숄로 얌전히 감쌌다. 그녀의 나이는 스물두 살이었으며 얼굴은 자신의 나이를 그대로 보여 주었다. 그 얼굴은 매우 흰 편이었고 뺨에는 연분홍빛 홍조가 돌고 있었다. 얼굴형이 너무 넓은 게 아닌가 싶고 아래턱은 살짝 앞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윗입술은 얇았으나 약간 튀어나온 아랫입술은 두 배 가량 두꺼워 마치 부어오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녀의 놀라우리만치 매혹적인 검은 머리칼, 짙은 검은색 눈썹, 속눈썹이 긴 아름답고 푸른 눈 등은 혼잡한 군중 속을 거니는 아무리 무심하고 부주의한 남자라 할지라도 일단 마주치기만 하면, 갑자기 그 앞에 걸음을 멈추어 서서 오랫동안 그 얼굴을 못 잊을 것이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이대우 저

리디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791 - P421

그녀는 천진난만한 눈으로 바라보며 무엇이 그리 좋은지 즐거운 표정이었고,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리라는 확신에 가득 차서 조바심내는 어린애처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벙글거리며〉 바로 탁자 쪽으로 다가왔다. 알료샤는 그녀의 시선이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고 느꼈다. 그녀에게는 알료샤로서는 이해가 되지도 않고 이해할 수도 없는 그저 천성적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었는데, 그것은 고양이처럼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 유연하고 부드러운 몸 동작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몸매는 풍만하고 힘이 넘쳐흘렀다. 숄 밑으로는 넓고 풍만한 양 어깨와 아름다움의 절정에 다다른 젊은 처녀다운 볼록한 젖가슴이 드러나 있었다. 그녀의 몸은 분명히 비율이 약간 과장되긴 했지만 밀로의 비너스 상의 형태를 그려 나가는 듯했다. 그걸 예감할 수 있었다. 러시아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루셴까를 보면서 그 싱싱하고 젊음이 넘치는 아름다움도 서른 살이 되면 조화를 잃어 뚱뚱해지고 얼굴은 살이 쪄 축 늘어지며 눈가와 이마에는 얼마 안 되어 주름살이 가득하고 얼굴빛은 윤기가 사라져 어쩌면 불그죽죽해질지도 모르는, 한마디로 말해서 러시아 여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찰나적인 아름다움, 무상한 아름다움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드시 예언할 것이다.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 (상) |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 이대우 저

리디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1242000791 - P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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