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또한 정복이다. 우리가 길을 떠나면 의미와 개념, 편견 및 습관적 사고의 바다가 우리와 함께 출렁이게 된다. 그 파도는 우리가 자신의 외부에서 발견한 것들을 향해 효과적으로 범람한다. 그렇게 우리가 이미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들이 다른 세계로 흘러들어 간다. 이런 식의 정복이 가능한 것은 어떤 곳을 방문해야 하는지, 그리고 거기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 꿰뚫고 있는 여행 안내서 덕분이다. 그것들이 우리 인식의 한계를 임의로 설정한다. 책자에서 빠진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짜인 경로를 따라 이동하며 우리가 꼭 봐야만 한다고 믿는 것들을 미친 듯이 찾아 헤맨다. 그 결과 우리는 그 밖의 다른 것은 아예 보지 못하게 된다.

-알라딘 eBook <다정한 서술자>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중에서 - P47

철학자들이 꿈꾸던 우누스 문두스,26) 그 하나의 세계는 과연 존재할까? 우리 모두가 자신에게서 가까운 누군가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들과 만날 수 있는 위대하고 중립적이며 객관적인 우주 말이다. 우리는 어쩌면 하나의 공간에 존재하면서도 실제로는 각자의 환영 속에서 살아가는 게 아닐까?

-알라딘 eBook <다정한 서술자>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중에서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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