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게놈은 근본적으로 다른 인간 게놈으로부터 전해지는(일반적이고 자연스러우며 열정적으로 행해지는 이 과정을 ‘섹스’라고 한다) 유전 정보를 수용하게끔 만들어져 있어서다. 다른 지구 생물의 유전 물질도 비교적 혼합하기 쉽다. 모든 지구 생물은 동일한 유전 원칙을 공유하며, 서로 유전적으로 관련이 있어서다.

-알라딘 eBook <유령여단>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중에서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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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온갖 종류의 퇴치제를 사주면 된다고. 그게 우리 어머니와의 공통점이다. 어머니가 나와 세르주를 코르볼의 유대교 여름 캠프에 보내면서 싸준 짐이 120킬로그램이었다. 우리는 보건실 하나를 통째로 들고 갔다. 모기니 뱀이니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은 해라고 했다. 그러지 않은 해는 없었다. - P13

마리옹에게 다른 남자가 생긴 지 몇 주 됐다. 잘된 일이다. 남자가 이혼 소송 중인데 빈털터리라나. 그래서 돈은 마리옹이 다 낸다. 밥 사주고, 영화관에 데려가고, 선물도 한다. 마리옹은 남자가 그런 상황을 넙죽 받아들이는 천연덕스러움에 매료됐다. 그 사람은 가식이 없어, 진정으로 자유로운 거지, 사실 무척 남자다운 사람이야, 라는 게 마리옹의말이다. 그렇겠지, 라고 나는 대꾸했다. - P13

어머니는 그날 저녁 돌아가셨다. 새로운 장비의 혜택을 누려보지도 못한 채. 사정이 달라지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동안, 어머니는 질병으로 인한 숱한 부침을 견뎌냈다. 의료용침대는 어머니의 입을 닫아버렸다. 의료용 침대, 방 한복판을 차지한 그 괴물이 어머니를 죽음으로 내던졌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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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처음으로 되돌리는 거다.

관습에 얽매이지도 않고

모든 일이 뻔하게 느껴져서

감각이 무뎌지지 않은

상태로 되돌아가는 거다." - <잃어버린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43 - P7

나는 졸음 탓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에게는 깜빡 졸다 길을 벗어났다고 했다. 하지만 진짜 사고의 원인은 내 무분별한 행동이었다. 얼마나 말도 안 되는 행동이었는지 알기에 나는 아무에게도 그 일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자기 자신조차 이해할 수 없는 일을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 <잃어버린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43 - P10

딸들이 몇 년 전 직장 때문에 거처를 옮긴 자기들 아빠가 살고 있는 토론토로 떠났을 때 나는 속상한 기분이 들지 않는 내 감정에 민망함과 놀라움을 느꼈다. 나는 그제야 딸들을 완전히 세상에 내보낸 것처럼 오히려 마음이 가벼웠다. - <잃어버린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43 - P11

25년 만에 처음으로 나는 딸들을 보살펴주어야 한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딸들이 떠난 후로는 집은 사람이 살지 않는 것처럼 항상 깨끗했다. 장을 봐야 한다거나 세탁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었다. - <잃어버린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43 - P11

내게 남은 딸들에 대한 유일한 의무는 하루에 한 번씩 전화를 걸어 잘 있는지 뭘 하면서 지내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뿐이었다. 딸들은 전화로는 자기들이 완전히 독립한 것처럼 이야기했지만 사실은 아빠와 살고 있었다. 나와 전남편을 별개의 존재로 인식하는 데 익숙해서 나랑 통화할 때 자기들 아빠에 대한 말은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 <잃어버린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43 - P12

딸들의 요구가 대수롭지 않게 느껴졌고 딸들과 관련된 일은 애정 어린 습관이 되었다. 나는 기적 같은 해방감을 느꼈다. 힘든 임무를 완수한 후 마침내 부담감에서 벗어난 것 같았다. - <잃어버린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43 - P13

불과 몇 달 만에 나는 젊은 시절의 날씬한 몸매를 되찾았다. 온몸에 온화한 기운이 솟아오르면서 머릿속도 정리가 되는 것 같았다. - <잃어버린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43 - P14

나는 딸들이 언제든 도움을 요청해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된 엄마이고 싶었다. 내 일에 정신이 팔려서 자식들에게 집중하지 못하고 존재감이 없었던 내 본모습 때문에 비난받을까봐 두려웠다. - <잃어버린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43 - P17

밤에 낯선 곳에 도착하는 일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모든 것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사물이 과장되어 보이기 때문이다. - <잃어버린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43 - P18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모든 것이 평온한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나는 매일 소나무 숲을 가로질렀다. 나는 햇살에 여문 솔방울이 끼익끼익 벌어지는 소리가 좋았다. 은매화인 것으로 보이는 식물의 작은 녹색 잎에서 나는 향과 나무 기둥에서 떨어진 유칼립투스 껍질도 좋았다. - <잃어버린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43 - P23

보살필 사람이 없으니 드디어 나 자신에 대한 부담도 사라진 것이다. - <잃어버린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43 - P25

어린 딸과 젊은 엄마가 내 눈에 들어온 것은 해변에 도착한 지 한참이 지난 후였다. 해변에 도착한 날부터 모녀가 그곳에 있었는지 아니면 그다음에 온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해변에 도착한 지 사나흘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다소 소란스러운 나폴리 가족의 존재를 눈치챘다. - <잃어버린 사랑> 중에서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70943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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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특수부대 병사들은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과거를 꿈꾼다는 걸 알고 싶을지도 모르지. 우린 우리가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라는 걸 알아. 우리가 죽은 사람을 짜깁기해서 만들어졌다는 걸 알아. 거울을 보면 그 안에 다른 누군가가 있고,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오직 그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 그들이 영원히 우리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 그래서 우린 그들이 어떤 사람이었을지 상상해. 그들의 삶, 그들의 아이, 그들의 남편과 아내를 상상하고, 그중 어느 것도 우리 것이 될 수 없다는 걸 알지

-알라딘 eBook <노인의 전쟁>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중에서 - P295

나는 아내의 무덤 앞에 마지막으로 섰던 날, 한때 그녀였던 무엇은 땅속 구멍 안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에 아무 회한 없이 무덤에서 등을 돌렸던 날을 돌이켜 본다. 나는 새로운 삶에 들어와서 그녀를 다시 찾아냈다. 온전히 다른 사람인 한 여자 안에서. 이 삶이 끝나면 이번에도 회한 없이 등을 돌리리라. 그녀가 또 다른 삶에서 나를 기다린다는 것을 알기에.
제인을 다시 보지는 못했지만, 다시 보게 될 것을 안다. 곧. 이제 곧.

-알라딘 eBook <노인의 전쟁>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중에서 - P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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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궁극적으로 자네들이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자네들이 그래야 한다는 것을 알 만큼은 나이를 먹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CDF가 노인들을 병사로 삼는 이유 중 하나다—자네들 모두가 은퇴했으며 경제적인 방해물이라서 데려오는 게 아니다. 또한 자네들이 자기 목숨을 넘어서는 삶이 있다는 것을 알 만큼 오래 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네들 대부분은 가족을 부양하고 자식과 손자들을 키워 보았을 것이고, 자신의 이기적인 목표를 넘어서는 일을 하는 가치를 이해하고 있다. 스스로 개척민이 되어 본 적이 없다고는 해도 자네들은 개척행성이 인류에게 좋다는 사실과 개척민을 위한 싸움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다. 이런 개념을 열아홉 살짜리의 뇌에 박아 넣기란 힘든 일이다. 그러나 자네들은 경험으로 안다. 이 우주에서는 경험에 의미가 있다.

-알라딘 eBook <노인의 전쟁>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중에서 - P198

"여기엔 안정적인 기반이 없어. 내가 정말로 믿을 만한 것이 없어. 내 결혼 생활도 누구나처럼 오르락내리락이 있었지만, 깊이 들어가 보면 바닥이 단단하다는 걸 알고 있었어. 난 그 안정감이, 그리고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그리워.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 주는 것들에는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무슨 의미인지, 사람들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인지가 포함되어 있어. 난 누군가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사람이었던 시간이 그리워. 날 인간답게 했던 부분이 그리워. 그게 결혼 생활에서 그리운 부분이야."

-알라딘 eBook <노인의 전쟁>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중에서 - P264

수잔의 죽음은 내 머리를 맑게 해주었다. 인간도 어느 외계인 못지않게 비인간적일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는 사건이었다. 투산 호에 타고 있었다면 나 역시 수잔을 죽인 개자식들을 게이퍼에게 먹이는 데 동참했을 것이고, 그러면서 조금도 잘못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사실이 나를 코반두와 싸웠을 때 내가 그렇게 될까 두려워했던 무엇보다 더 나은 존재로 만드는지, 더 나쁜 존재로 만드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제 나는 전보다 덜 인간다워질까 걱정하지 않았다.

-알라딘 eBook <노인의 전쟁> (존 스칼지 지음, 이수현 옮김) 중에서 -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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