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 first feeling was relief, but as he watched the strong slender body moving in front of him, with the scarlet sash that was just tight enough to bring out the curve of her hips, the sense of his own inferiority was heavy upon him. - P99

But the truth was that he had no physical sensation except that of mere contact. All he felt was incredulity and pride. He was glad that this was happening, but he had no physical desire. - P100

A thing that astonished him about her was the coarseness of her language. Party members were supposed not to swear, and Winston himself very seldom did swear, aloud,
at any rate. - P102

Her body gleamed white in the sun. But for a moment he did not look at her body; his eyes were anchored by the freckled face with its faint, bold smile. He knelt down before her and took her hands in his. - P104

Anything that hinted at corruption always filled him with a wild hope. - P104

That was above all what he wanted to hear. Not merely the love of one person, but the animal instinct, the simple undifferentiated desire: that was the force that would tear the Party to pieces. - P105

But you could not have pure love or pure lust nowadays. No emotion was pure, because everything was mixed up with fear and hatred. Their embrace had been a battle, the climax a victory. It was a blow struck againstthe Party. It was a political act. - P105

Julia appeared to be quite used to this kind of conversation, which she called "talking by installments." She was also surprisingly adept at speaking without moving her lips. - P107

It paid, she said; it was camouflage. If you kept the small rules you could break the big ones. - P107

Life as she saw it was quite simple. You wanted a good time; "they," meaning the Party, wanted to stop you having it;you broke the rules as best you could. - P109

The sex impulse was dangerous to the Party, and the Party had turned it to account. - P111

The children, on the other hand, were systematically turned against their parents and taught to spy on them and report their deviations. The family had become in effect an extension of the Thought Police. It was a device by means of which everyone could be surrounded night and day by informers who knew him intimately. - P111

So long as human beings stay human, death and life are the same thing."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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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정권의 부당한 탄압에 맞서는 방법은 그렇게 거창하지 않다. 언론자유가 얼마나 소중하고 언론의 책무가 얼마나 무거운지, 그걸 아는 언론인들이라면 숨죽이고 기죽어서 지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쫄지 않으면 된다. 그러려면 누구보다 사장이 먼저 쫄지 않아야 한다. 자신들이 바른 보도를 했는데도 사장이 겁을 먹고 흔들리면 기자, PD 들은 몇배로 흔들리게 된다. 그리고 내부 분열과 책임 전가가 시작된다. 그렇게 되면 처음에는 지지했던 국민들도 등을 돌리게 된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간다. 권력과 타협하지 않는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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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녘 꿈속에서 아내가 웃고 있었다.
잠깐 한순간 보인 얼굴이었다.
그런데도 잠이 깬 뒤까지 그 얼굴은 끈질기게 뇌리에 엉겨 붙었다. 보통 때의 꿈이라면 아침 햇살에 의식이 차츰 뚜렷해지면서 허망할 만큼 깨끗이 사라지는데 몇십 년 만인지 모를 아내의 얼굴은 거꾸로 빛을 얻어 양화陽畵 (음화陰畵를 인화지에 박은 사진으로, 색채나 명암이 실물과 동일하게 나타난다) 로 도드라지는 필름처럼 선명해졌다. - <백광>, 렌조 미키히코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1558 - P6

일흔 살 넘어 최근 몇 년 동안, 잠은 강물처럼 탁해졌다.
잠의 깊이가 강처럼 변한 것이다. 얕은 잠은 탁한 개울물이나 겨우 헤적거리는 것 같고, 깊은 잠은 어두운 강 밑바닥으로 잠겨 들면서도 완전히 가라앉지 못한 채 깊고 무거운 진흙 같은 물속에 반쯤은 묻히고 반쯤은 떠 있었다. 바닥까지 가라앉으면 그건 곧 죽음이고 두 번 다시 이 깊디깊은 잠에서 떠오를 수 없으리라…. 눈을 뜨면 매번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눈을 떴는데도 의식이 아직 흙탕물 속이어서 이게 바로 죽음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 <백광>, 렌조 미키히코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1558 - P7

별 여한도 없고 죽는 건 조금도 두렵지 않다. 지금도 이렇게 눈을 감은 채 죽을 수 있다면 그게 가장 행복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 행복하다는 느낌 따위도 없이 그저 자연스럽게… 나뭇잎이 시들어 어느 날 어느 순간 가지에서 뚝 떨어지듯이 죽을 수 있을 것 같다. - <백광>, 렌조 미키히코 - 밀리의 서재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621558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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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모스크바로 가고 있다…… 수첩에 적힌 몇 줄의 내용. 그것이 내가 니나 야코블레브나 비시넵스카야에 대해 알고 있는 전부다.
열일곱 살에 참전해 5군단 32 전차여단 제1대대에서 위생사관으로 복무했다는 것. 그녀는 그 유명한 프로호롭카 전차전*에도 나가 싸웠다.
소련과 독일, 양 진영은 1200대의 탱크와 자주포를 총동원했다. 그것은 역사상 가장 규모가 컸던 전차전 중의 하나였다. - P161

나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우리는 길과 대화의 사람들이라는걸...... - P163

이후에도 나는 한 사람 안에 동시에 존재하는 이 두 진실과 적잖은 갈등을 겪어야 했다. 의식 저 밑으로 쫓아버린 사실 그대로의 진실과 시간의 흔적이 스며든 공통의 진실, 신문 냄새가 폴폴 나는 공통의 진실.
첫번째 진실은 두번째 진실의 맹렬한 공격 앞에 맥없이 무릎을 꿇었다. - P187

그리고 청중을 위한 또하나의 전쟁을 그녀는 준비해두었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과 똑같은 전쟁을 신문에서 떠드는, 영웅들과 공훈이 주인공인 전쟁. 젊은이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한 훈육의 전쟁. 평범하고 인간적인 것에 대한 이 불신에, 보통의 삶을 소위 이상이라는 것과 슬쩍 바꿔치기하려는 이 욕망에 나는 매번 충격을 받았다. 평범한 온기를 차디찬 광채와 맞바꾸려는 욕망에. - P188

어쩌면 우리는 수시로 전쟁과 혁명을 치르느라 과거와 연대하며 혈통의 그물을 엮어가는 법을 잊어버렸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오래전 과거를 돌아보는 법도, 그 과거에 대해 자긍심을 가지는 법도 우리는 서둘러 잊었고 서둘러 흔적들을 지워버렸다. 소중히 간직한 증언들이 생명을 위협하는 유죄의 증거가 될 수도 있었기에. 할머니, 할아버지, 딱 거기까지만 알고 누구도 그 이상의 조상은 알지 못한다. 뿌리를 찾으려 하지도 않는다. 역사는 만들어졌지만, 낮뿐인 삶이었으며 기억도 짧았다. - P192

헤어지기 전에 피로그가 담긴 봉투를 내 손에 쥐여준다. "이건 시베리아 피로그야. 특별하지. 이 피로그는 돈 주고도 못 사……" 그리고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힌 긴 명단도 건넨다. "당신이 연락하면 다들 기뻐할거야. 기다리고들 있어. 그 일을 떠올리는 건 끔찍하지만 그 일을 기억하지 않는 게 더 끔찍하거든."
이제 알겠다. 그들이 결국은 이야기를 시작한 이유를…… - P225

편지 한 통이 기억난다. 발신인 주소가 없던 편지……
"우리 남편은 명예훈장 수훈자인데도 전쟁 끝나고 10년간 수용소 생활을 해야 했어요…… 목숨 걸고 자신을 지켜낸 영웅들을, 조국은 그렇
게 대접했죠. 승리의 주역들! 대학 동기에게 보낸 남편의 편지가 문제였어요. ‘나는 우리의 승리를 자랑스러워할 수가 없네. 러시아인들의 시체로 우리 땅과 적의 땅을 뒤덮고 얻은 승리는 우리의 피로 물든 승리는 말일세.‘ 남편은 곧바로 체포되었죠・・・・・・ 견장도 뺏기고……
스탈린이 죽고 나서야 남편은 카자흐스탄에서 돌아올 수 있었어요…… 병든 몸으로, 우리는 아이도 없죠. 나는 전쟁을 회상할 필요가없어요. 지금도 내 모든 삶이 전쟁중이니까……"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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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1985년
나는 전쟁에 대한 책을 쓰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나 젊었을 때는 누구나 전쟁 이야기를 즐겨 읽었지만,
나는 전쟁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내 동갑내기들 역시 모두 전쟁 이야기를 좋아했다. 그건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었다. 우리는 승리의 아이들이었으니까. 승자의 아이들. 전쟁 하면 맨 먼저 머리에 떠오르는 기억은 무엇일까? 그건 알아들을 수도 없는 무서운 말들 속에서 보낸 우울했던 나의 어린 시절이다. 사람들은 늘 전쟁을 회상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결혼식에서도 세례식에서도, 기념일에도 추도식에서도 언제나전쟁을 얘기했다. 심지어 아이들의 대화에서조차 어느 날 이웃집 남자애가 나에게 물었다. "사람들은 땅 밑에서 뭐하는 걸까? 땅 밑에서 어떻게 살지?" 우리는 전쟁의 비밀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싶었다. - P14

우리는 전쟁이 없는 세상을 알지 못했다. 전쟁의 세상이 우리가 아는유일한 세상이었고, 전쟁의 사람들이 우리가 아는 유일한 사람들이었다. 나는 지금도 다른 세상이나 다른 세상의 사람들을 알지 못한다. 그런데 다른 세상, 다른 세상 사람들은 정말 존재하기나 했던 걸까? - P14

전쟁이 끝난 뒤 내 어릴 적 시골마을은 여자들의 세상이었다. 여자들의 마을, 남자 목소리를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때의 풍경은, 마을 여자들이 전쟁을 이야기하고, 흐느껴 울고, 흐느끼듯 노래하던 모습으로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 P15

어느 날 우연히 『나는 화염에 휩싸인 마을에서 왔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아다모비치*, 브릴**, 콜레스니크***의 소설. 그런 충격은 우연히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을 읽으며 충격받았던 날 이후로 처음이었다. 소설의 형식은 놀라웠다. 소설은 삶 그 자체의 목소리를 담고 있었다. 소설은 내가 어렸을 때 들었던 이야기, 지금도 거리와 집과 카페와 전차에서들려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바로 이거야! 세상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것을 찾은 것이다. 사실 찾을 줄알고 있었다.
알레시 아다모비치는 나의 스승이 되었다………… - P16

하지만 왜? 나는 여러 번 자신에게 물었다. 절대적인 남자들의 세계에서 당당히 자신의 자리를 차지해놓고 왜 여자들은 자신의 역사를 끝까지 지켜내지 못했을까? 자신들의 언어와 감정들을 지키지 못했을까?
여자들은 자신을 믿지 못했다. 하나의 또다른 세상이 통째로 자취를 감춰버렸다. 여자들의 전쟁은 이름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나는 바로 이 전쟁의 역사를 쓰고자 한다. 여자들의 역사를. - P18

첫 만남 이후...…
전쟁터에서 위생사관, 저격수, 기관총 사수, 고사포 지휘관, 공병으로복무했던 여인들이 지금은 평범한 회계원이나 실험실 조수, 여행가이드, 교사가 되어 살아간다・・・・・・ 그때 그곳에서의 삶과 지금 이곳에서의삶의 완벽한 부조화가 놀랍다. 다들 하나같이 마치 다른 사람의 사연인양 자신들을 이야기한다. 나만큼이나 지금 자신들의 모습에 놀라워하면서 박제된 역사가 내 눈앞에서 ‘인간다워지고, 평범한 일상의 풍경으로 변신한다. 역사를 비추는 조명에 새로운 빛이 들어오는 것이다. - P18

이들이 조용히 앉아서 자신에게 귀기울이는 모습을 종종 본다.
자기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 내면의 소리와 입 밖으로 말이 되어 나오는 소리를 가만히 맞춰보는 모습. 사람은 참으로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지나온 세월이 바로 자신의 삶이었으며, 이제 그 삶을 받아들이고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지만 상처받은 채 떠나고 싶지는 않은 법.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렇게 쫓기듯 황망히는. - P21

사람이 전쟁보다 귀하다………
사람이 전쟁보다 귀하게 여겨지는 곳. 그곳에선 역사보다 더 강력한 무언가가 사람을 다스린다. 내 글의 폭을 넓혀야겠다. 전쟁에 대한 진실만이 아니라 삶과 죽음에 대한 진실을 담은 책을 써야 한다. 도스토옙스키가 던진 물음. ‘사람은 자신 안에 또다른 자신을 몇 명이나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그 다른 자신을 어떻게 지켜낼까?‘ 이 물음을 이제 나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 P23

나는 우리의 감정들로 사원을 세운다…… 우리의 염원과 환멸로, 동경들로 존재했지만 언제 슬그머니 사라져버릴지 모르는 것들로. - P26

여자들의 마음 깊은 곳에는 죽음에 대한 참을 수 없는 혐오와 두려움이 감춰져 있다. 하지만 여자들이 그보다 더 견딜 수 없는, 원치 않는 일은 사람을 죽이는 일이다. 여자는 생명을 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생명을 선물하는 존재. 여자는 오랫동안 자신 안에 생명을 품고, 또 생명을 낳아 기른다. 나는 여자에게는 죽는 것보다 생명을 죽이는 일이 훨씬 더가혹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 P29

고통에 귀를 기울인다…… 고통은 지난한 삶의 증거이다. 다른 증거따윈 없다. 다른 증거 같은 건, 나는 믿지 않는다. 사람의 말이 얼마나 우리를 진실에서 멀어지게 했던가.
나는 비밀에 직접 잇닿는, 비밀에 대한 최상의 정보인 고통에 대해 생각한다. 삶의 비밀을 간직한 고통을 모든 러시아문학은 고통에 대해 말한다. 사랑보다 고통에 더 많은 페이지를 할애한다.
그리고 사람들도 내게 고통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한다…… - P32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 그가 사람을 죽이고 죽어간 이야기를 듣는 것은 상대의 눈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 P60

길 그리고 다시 길들.….. 온 나라를 헤집고 다닌 수십 번의 여행들. 목소리가 담긴 수백 개의 녹음테이프, 수천 미터에 달하는 녹음테이프필름. 500여 차례의 만남, 그 이상부터는 세는 걸 포기했다. 얼굴들은 모두 기억에서 사라지고 목소리만 남았다. 내 기억 속에서 합창 소리가 울린다. 웅장한 합창. 때론 노래는 없고 울음소리만 가득한 합창, 고백하건대, ‘과연 내가 이 일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해낼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며 나 자신을 믿지 못할 때가 있었다. 과연 끝까지 갈 수 있을까. 그만멈춰 서거나 도망치고 싶은, 의심과 두려움의 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뒤돌아서기엔 너무 늦었다. 뭔가를 이해하기 위해 나는 악의 노예가 되었고 그 심연을 들여다봤다. 이제 어느 정도 아는 게 생긴 것도 같다. 하지만 그만큼 의문은 더 많아졌고, 해답은 더 적어졌다.
이 여정을 시작할 때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다…… - P64

목소리……수십 개의 목소리들.….. 목소리들이 낯선 진실을 외치며 나에게 쏟아져들어왔다. 그리고 진실, 그 목소리들이 전하는 진실은 어릴 때부터 익히 들어온 ‘우리는 승리했다‘는 간단명료한 정의와는 딴판이었다. 순식간에 화학반응이 일어났다. 파토스는 인간의 운명이라는 살아 있는 조직 안에서 깨끗이 녹아버렸다. 파토스는 그 생이 아주 짧은 물질임이 밝혀졌다. 우리 삶 속에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뭔가가 더 존재할 때, 그게 바로 운명이 되는 것이 아닐까.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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