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중턱에 올라 잠시 숨을 고른 뒤, 일출 명당에 도착했다. 속도가 붙은 해는 금세 온몸을 드러내며 세상을 훤하게 밝혔다. 해가 이렇게 예뻤나? 해를 보자마자 저자의 아빠는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했다. 엄마는 “올해도 잘 부탁한다”며 해가 듣지도 못할 인사를 건넸다. 저자는 그런 부모님의 순수한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카메라에 담았다.
저자의 가족을 영상으로 접한 분들은 이야기한다. 너무나 화목해 보인다고, 사실 저자의 가족은 찢어져도 진작 찢어졌어야 할 가족이었다. 아빠와 엄마에게 제발 이혼하라고, 각자 살라고 저자는 직접 이혼 서류를 프린트해서 준적도 있다. 부모님끼리 서로 싸우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혼자 작은 방에 틀어박혀 종일 울며 잘못된 생각을 수없이 했다. 화목하지 않은 가정에서 자라 봤기에, 별일 없는 가정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안다.
서로를 향해 소리치지 않고, 눈치를 보지 않고 아무 일 없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평범한 저녁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안다. 당시 저자의 가족은 가화만사성이라는 가훈이 무색할 정도로, 서로 소리치고, 분노하고, 핏대를 세우며, 때로는 치고받으며 싸웠다. 저자는 그런 부모의 모습을 보며 자랐다. 그래서 안다. 화목함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매도 먼저 맞은 사람이 낫다고 했던가, 버텨내기 힘든 계절을 지나오면서 조금 더 단단해졌다.
웬만한 어려움에는 쉽게 흔들리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저자에게 가족은 복잡한 존재가 되었다. 때로는 가족으로부터 멀리 도망치고 싶고 벗어나고 싶지만, 결국에는 끝까지 지켜내야만 하는 존재, 미워하면서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애증의 대상 말이다. 가족 구성원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가정을 지켜내기 위해 애썼다. 아빠는 단주 모임에 나갔고, 엄마는 성당에서 간절히 기도했다.
저자와 동생은 또래보다 조금 일찍 독립해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 보려 애썼다. 그렇게 평행성만 달릴 것 같던 저자의 가족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돌이켜 보면 기적 같은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서로서로 가족의 모습을 포기하지 않은 채, 아주 조금씩 그리고 변해갔다. 지금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당장은 믿기 어렵겠지만,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고, 서로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조금 나아질 수 있다고, 그냥 좋은 날이 올 거라고, 저자도 그랬으니까 말이다. 엄마에 대한 책은 많은데 아빠에 대한 저자의 책은 거의 블루오션 같다. 아빠에 대한 얘기들을 저자가 유쾌하게 풀어내서 재미있게 읽었고 아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