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피임약을 복용하면 배란이 억제되기 때문에 난자 비축량을 아낄 수 있을 거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난포는 배란이 일어나지 않아도 매달 난소에서 소멸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최대 40만개에 달하는 난자가 평균 30~40년 정도만 유지되는 이유다.
이론적으로 피임약 복용으로 폐경을 몇 달 정도 늦추는 것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확실한 증거는 없다. 호르몬 요법으로 갱년기를 막거나 늦춘다는 생각 역시 의학적 근거가 없다. 일각에서 호르몬 치료가 갱년기를 잠시 늦출 뿐, 치료를 중단하면 결국 다양한 증상이 그대로 나타난다고 말하기도 한다.
통계적으로 독일 여성은 52세~53세 폐경을 맞이한다. 그러나 50대 후반에도 60대 초반에도 비교적 규칙적으로 월경을 하는 여성이 있다. 난소에 병이 없는 여자들은 오래도록 월경을 할 수도 있다. 유방암 같은 것으로 급성 호르몬 결핍을 겪으면 바로 폐경 후기에 진입한다. 이 경우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뿐만 아니라 테스토스테론도 부족해진다.
난소를 보존한 채 자궁만 제거한 경우에도 난소로 가는 혈류가 줄어 난소 기능이 저하되면서 갱년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이런 병이 없고 깨끗한 사람은 그렇지 않다. 제대로 된 영양 섭취는 앞으로의 건강한 삶을 위해 중요한 마지막 기둥이라고 할 수 있다. 운동과 휴식뿐만 아니라 무엇을 먹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균형 잡힌 건강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핵심이다.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들은 기운이 없고 쉽게 피로해진다고 호소한다. 이제는 운동할 힘도, 식습관을 바꿀 기력도 끌어내기가 어렵다. 갱년기에 이렇게 기력이 떨어지는 이유가 무엇인지 쉽게 답하기 어렵다. 아마도 여러 가지 요인이 시기에 한꺼번에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호르몬 변화자체만으로도 우리의 몸은 많은 힘을 소모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뇌 속에서 벌어지는 커다란 혼란도 우리를 피로하게 만든다. 더구나 갱년기 여성은 수면 장애를 겪는다. 하루나 이틀 잠을 제대로 못 자는 정도라면 견달 수 있지만, 지속적인 수면 문제는 기분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기운도 빠지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