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들은 “뭘 먹어야 100세까지 건강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평상시에 가지고 있었다. 저자들이 105세 김형석 연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를 만나기 전 제일 궁금한 점이 그 부분이었다. 행복한 100세 첫 번째 조건은 건강한 몸이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남들과 다른 ‘특별한’음식을 먹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지금도 강연을 다니는 김형석 교수의 건강 장수 비결을 낱낱이 알기 위해 냉장고를 털었다.
그동안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공간이다. 저자들은 초장수 위인이 무엇을 즐겨 드시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만약 다소 뻔한 푸른 채소만 잔뜩 나온다 할지라도 ‘정말 채식 이 중요하구나’ 몸소 느낄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김 교수에게 설명할 것도 없는 당연한 일상이 일반 사람들에겐 새로운 통찰을 줄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저자들은 가장 먼저 따사한 햇살이 비추고 있는 거실 맞은편 주방을 살폈다.
그의 식사를 10여 년간 챙기고 있다는 가사도우미에게 평소 김 교수가 어떻게 식사하는지 물었다. 별거 없는데 민망한 듯 열어 보인 냉장고엔 양파, 파, 당근등 가지런히 썬 채소가 제일 먼저 보였다. 그 옆에는 시금치, 깻잎무침, 훈제오리 반찬이 잘 정돈돼 있었다. 105세 노인의 식사를 준비하려면 신경 쓸 게 많을 것 같지만 도우미 아주머니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김 교수도 아마 우리 아주머니가 세상 제일 편할 것이라고 옆에서 거들었다. 일단 아침 식사 식단이 평생 똑같다. 우유 반 잔, 호박죽 반 접시, 계란 반숙, 찐 감자, 드레싱 없는 채소샐러드, 제철 과일, 늘 같은 메뉴를 먹으며 질릴 법도 한데 여전히 맛있다고 한다. 이미 영양적으로 좋은 구성이라 바꿀 필요가 없고, 아침 식사에 많은 시간을 쓰고, 싶지 않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대신 점심과 저녁에는 단백질 반찬을 골고루 먹으려고 노력한다. 만약 점심에 고기를 먹었다면 저녁엔 생선을 먹는 식이다. 원래 젊었을 때 김치 종류를 안 먹었다고 한다. 나이가 드니 입맛도 변했다. 꼭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한국적인 것을 찾게 된다고 했다. 그게 음식이든, 음악이든, 문학이든, 가사도우미도 말 못 할 작은 걱정이 있다. 김 교수의 적은 식사량이다. 가사도우미가 정말 조금 드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