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어드 4 - Who wants to live forever?
김상현 지음 / 시공사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하이어드 1부, 2부, 3부를 지나 주인공들의 실체와 모든 음모가 밝혀지는

4부에 이르면 소위 판타지 장르라 생각되는 이 연작물에 많은 주제들이

담겨있는 것을 알게 된다.

소년 메이런의 성장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책은 쉽게 읽히는 내용과는

달리 진중한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세계 강국들의 파워게임, 미국과 베트남 전쟁, 행성 어스로 표현되는 한국의

현대사, 포레스트 회장을 통해 보여지는 영생불사의 욕망, 하이어드와 하이어드를

산 자로 표현되는 자본주의의 속성 등등.

이 많은 시사점과 더불어 등장인물들간의 연결고리를 촘촘하게 엮어가는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은 놀라운 짜임새와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1부에서 4부에 이르는 여러 사건들은 독자들을 때로는 즐거움에 때로는 명상에,

그리고 마지막에는 감동에 빠뜨리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메이런은 시에서 밀려나 어머니와 함께 마을에서 버려진 아이였다.

그는 트랜서의 재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도시에서

하이어드 일을 하며 세상의 온갖 불합리와 부정을 체험한다.

하이어드로 트랜스 일을 하면서 다른 종족의 기억을 공유하고 끊임없이 미싱과

악몽, 두통에 시달리던 메이런은 두려움을 피하기 위해 전쟁에 참가한다.

그는 군대에서 기획한 프로젝트에 의해 비인간적인 실험대상으로 전락하여

강제트랜스를 경험하고 극심한 이중기억에 시달리게 된다.

강제트랜스의 후유증과 전쟁에 환멸을 느낀 메이런은 지옥과도 같은 전쟁터를

탈영, 행성 어스에 도착한다.

살기 위해 인간성을 잃어가는 과정과 동료들의 죽음, 그리고 집단 광기를 

지켜본 그의 다음 행보가 통합정부에 반항하는 반란군이라는 사실은 어찌보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행성 어스에서 그는 통합정부와 독재자 포레스트의 주도 하에 벌어지던 농민들의

도시 이주정책에 반기를 들고 반란군에 합류한다.

강경한 이주정책으로 인해 농민들은 살던 터전에서 쫓겨나 도시 저임금에 시달리는

노동자로 전락하고 마는데...

포레스트 회장의 사욕을 위해 고용된 하이어드 용병들은 반항하는 마을 주민들을 몰살한다.

용감한 기자 휴란에 의해 고립된 공간에서 살던 마을의 살육 현장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는 

메이런 일행에 의해 엔드리스(끝까지 방송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감) 테이프로

방영이 되고...

실상을 알고 분노한 사람들은 거리로 나서고 계엄군들의 총탄에 희생된다.

계엄군 역시 비이성과 광기로 내몰려진다.

자신이 아버지로 믿고 따르던 쿨란 역시 클론임이 밝혀지고 자신의 손에 의해 

그를 죽이게 된다.

인간으로 알고 살아가던 주인공 메이런 역시 자신이 클론(복제인간)임을 알고 슬픔에

빠지는데... 

 

"물론 메이런은 죽을 것이다. 메이런이 전쟁터에서 죽였던 생명처럼, 혹은 스스로

죽어간 수많은 존재들처럼. 하지만 그 순간까지 메이런은 뛰어갈 것이다." ~ 363쪽

 

"삶은 덧없는 것, 삶은 짧은 것, 삶은 의미 없는 것.

휴먼 레이스는 삶의 덧없음을 강조하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소중함을 강조했다네.

이를테면, 이 짧은 살아있는 날 동안 타인을 사랑하고, 타인을 도우며, 타인을 아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말이었지." ~ 161쪽

 

"노을이 붉은 이유는 이제 곧 죽어갈 자들의 운명을 하늘이 슬퍼하고

있기 때문이야." ~ 3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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