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생 설계사
조유나 외 지음 / 등(도서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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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설계사라는 직업에 대한 궁금증과 무려 열다섯 명이 집필에 참여한 책이라고 해서 호기심에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도서출판 등에서 출간하고 있는 ‘리얼시리즈’에 포함된 책이라고 하고, 여러 명의 글쓴이들이 모여 책 한 권을 내는 것을 컨셉으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영업’의 영역이기에 본래 외향적인 성격인 사람들 위주로 진입하는 직종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번 책을 통해 그렇지 않은 경우가 꽤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영업 자체를 아예 해본 적 없음에도 보험 설계사로 처음 일을 시작하거나, 내성적인 성격이었음에도 사람을 상대하는 일에는 자신이 있다는 걸 깨닫고 설계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경우 등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한계라고 생각하고 틀에 가두기보다 상대적으로 더 뛰어난 자질에 집중해서 보험 설계사로서 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직업인들의 면모를 볼 수 있었습니다.  


소비자들이 최종 계약을 체결하기까지 거듭되는 거절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는 어느 설계사의 말을 통해 영업이라는 일의 특성을 단번에 상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계약을 체결한 소비자에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거나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행위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며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까지 장기간 노력하는 설계사들의 노력을 알 수 있었습니다.


대체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거나,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하거나, 한계나 어려움을 넘어서 설계사로서 본격 궤도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간략하게 담아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험 설계사라는 직업에 한정되기는 했지만 공통적으로 직업인으로서의 성공 서사를 포함한 글이어서, 분야에 상관없이 커리어 성공과 발전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유익하게 느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컬처블룸 통한 도서출판 등 도서제공에 따른 서평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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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위와 장 건강생활
송정숙 지음 / 리더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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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잘 사(싸)는 법, 신체 건강 챙기는 일에 관심 있는 독자로서 무시할 수 없는 ‘위’와 ‘장’ 건강을 다룬 책이라고 하여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송약사의 건강상식”이라는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인 현직 약사가 집필한 책이라고 합니다. 식생활 덕분인지 흔한 속 쓰림이나 역류성 식도염, 변비 같은 위장 관련 문제로 크게 고생해본 기억은 없지만, 보다 건강한 삶을 위해 한번쯤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책의 전반부는 장 건강을, 후반부에서 위 건강 내용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장 건강과 관련해서 사람들이 고생하는 질환의 원인과 이를 예방하는 방법, 그리고 급성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이 여러 장으로 나뉘어 소개되어 있습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 변비, 대장암, 급성 염증, 만성 염증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 후반부 위 건강 부분에는 위산 분비의 과다 또는 과소 증상, 위암, 담즙 문제 등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임상 지식이 생각보다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 지나가며 병명 정도로 접했던 것들의 발생 원리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학문적 측면이 물론 유익하긴 했지만, 더 기억에 남는 건 현직 약사로서 그간 약국에 방문했던 환자들이 토로했던 위장 문제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해 문제를 해결했는지 예시로 전달하는 부분입니다. 약국 문을 닫기 전에 급하게 방문한 한 환자가 체한 증상을 호소하는 걸 보고 상태가 심각해 보여 약을 복용하게 하는 동시에, 지압까지 해주어 시원하게 트림이 나오게 했고 본인에게 연신 고맙다고 말했다는 일화가 기억에 남습니다. 


질환에 대한 해법으로 ‘약’ 또는 ‘영양제’만 제시하지 않는 점도 눈여겨 볼만 합니다. 약사가 집필한 책이기에 읽기 전에는 약에 치중한 해법이 소개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생활 습관 차원에서 위장 건강을 위해 필요한 내용도 상당합니다. 음식을 꼭꼭 씹어 먹고, 급하게 먹지 않고, 되도록 카페인은 식후 30분 이후에 섭취하고, 마라탕 같은 자극적인 음식 섭취 줄이고... 아이스 음료에 관한 설명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많은 사람이 더운 여름이 아니더라도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커피)를 달고 산다. 물론 젊음의 열기로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 가서 겨울에도 시원한 커피를 목으로 넘겨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위장은 차가운 음식이 들어가는 순간 위축되어 버린다. 따뜻한 음식을 먹어야 위장이 쫙 펴지면서 소화효소가 잘 나온다. p.132




리더북스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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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 수업 - 재혼부부를 위한 10가지 실천 매뉴얼
테리 가스파드 지음, 강형은 옮김 / 꿈결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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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에 따르면 이혼한 사람들의 대다수가 재혼하지만, 재혼부부가 기존 가족들과의 복잡한 관계의 역사를 잘 수용하고 적응하며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결국 재혼이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재혼이 얼마나 복잡하고 힘든 일인지 처음부터 잘 이해하고 시작하는 부부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p. 23



이혼과 재혼을 향한 우리들의 인식이 점점 변화하는 현실을 반영한 책 같아 보여 눈길이 갔습니다. 상담사로 활동하면서 3년 동안 재혼부부 100쌍을 인터뷰한 결과를 이 책에 담았다는 소개 글을 보자마자 얼른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재혼부부 전문가가 보기에 과연 성공적인 재혼 생활의 핵심은 어디에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재혼부부 사이에 쉽게 발생하는 열 가지 챌린지를 중심으로 실제 사례를 보여준 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가족문화 만들기, 이전 결혼생활 마음의 짐 없애기, 성적 매력 회복하고 사랑 나누기, 사소한 일 확대하지 않고 핵심 문제 다루기,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하기 등 핵심 과제가 필요한 상황을 간단하게 제시한 후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부가 해야 할 일은 몇 가지로 나눠 자세하게 설명하는 식입니다. 재혼한 배우자와의 갈등 상황에서 자신의 뜻대로 바뀌지 않는 상대를 보며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기억에 남습니다. 책을 쓴 가스파드 선생은 배우자를 변화시키는 데 시간을 쏟으면 악화될 뿐이라며 변화의 시작은 바로 ‘나’에서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상대를 비난하는 일은 당연하고 성격이나 신념 역시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상대에 대해 말하기보다, 상대의 어떤 행위로 인해 내 기분이 이런 것인지 말하라고 합니다. 의견 차이로 어려움을 겪는 부부들이라면, 책을 통해 조율하고 타협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디스, 사만다, 존, 토미, 론 같이 영미 이름이 붙은 인물이 예시 사례에 등장해서 뭔가 좀 남일 같이 느껴지다가도 사례를 들여다보면 또 한국에서도 충분히 목격 가능한 일들이어서, 번역서라는 특성에 따른 한국 현실과의 괴리감은 크게 느끼지 않았습니다.


재혼부부에 특정한 글이지만, 읽으면서 이혼하지 않은 부부에게도 충분히 유익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부부간 건강한 관계를 이어나가는 일에 마음을 쓰고 있는 독자라면 후회하지 않을 책으로 보입니다.




컬처블룸 통한 ㈜꿈결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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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미친 사람들 - 카렐 차페크의 무시무시하게 멋진 스페인 여행기 흄세 에세이 6
카렐 차페크 지음, 이리나 옮김 / 휴머니스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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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국경을 넘을 때, 다른 집들과 다른 언어, 다른 경찰들, 다른 색깔의 토양과 다른 풍경을 지닌 낯선 세계로 들어간다는 건 언제나 내게 새로운 기쁨으로 다가온다. pp. 15-16


체코 문학가로 이름 날려 온 차페크에 관해 이곳저곳에서 들었는데 막상 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휴머니스트에서 출간 중인 ‘흄세 에세이’ 시리즈에서 차페크의 수필과 그림을 번역한 책이 나왔다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볼 수 있겠다 싶었어요. 더군다나 시리즈 여섯 번째 책으로 나온 “조금 미친 사람들”은 차페크가 서반아로 여행 가서 보고 들은 것들이 주 소재라고 해서 더욱 기대했어요. 멋 따라 맛 따라... 에스파냐의 매력을 한국 독자 누구든 공감하리라 생각해요.


프란츠 카프카, 밀란 쿤데라와 함께 체코 문학 대표 작가로 꼽히는 작가라는 무게에 비해 가볍고 경쾌한 글과 그림이 마음에 들었어요. 책을 펼치기 전 기대했던 글의 라이트함을 그대로 읽을 수 있었어요. 기차 침대칸 1층에서 2층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1층 승객의 얼굴을 발로 짓누르는 모습이나 안달루시아 농부가 당나귀를 타고 있는 모습 같이 소설 속 한 장면 같기도 하면서 일상 속 한 장면 같기도 한 것들을 만날 수 있어요.  


세비야, 마드리드, 톨레도... 여행지로서 차페크가 선택한 지역은 참으로 다양한데요. 이름만 들어도 여행 가기 전 설렘을 느낄 이 지역에서 간 장소, 먹은 음식, 스페인 역사, 예술, 인물 등을 짤막하게 끌어와 설명하면서, 거기에 귀엽고 심플한 그림을 더했어요. 글 마다 포함된 한두 개 그림이 상상력을 자극했어요. 미처 그림에는 드러나지 않은, 글로 된 설명을 상상하면서 읽게 되더라고요. 그림 없는 “조금 미친 사람들”과 지금처럼 그림이 포함된 “조금 미친 사람들”은 완전히 다른 책으로 읽힐 것 같아요.


서반아라는 여행지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 그리고 그것들을 통한 인문학적 사유까지 담긴 글이었어요. 오늘날 말로 여행 인문 에세이 정도라고 표현할 수 있겠어요. 열린 자세로 다른 나라의 것들을 이해하고 체코 사람들이 읽기 좋게 쓰려고 노력하지 않았을까, 체코 밖 세계를 친절하게 설명하고 싶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컬처블룸 통한 휴머니스트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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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CULPTURE 2 - 세계로 가는 K-조각의 미래 1 K-SCULPTURE 2
박천남 외 지음 / (사)K-SCULPTURE 조직위원회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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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독자로서 이번 기회에 한번 우리나라 조각가들의 작품도 감상하고 평론가들의 비평도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일간지 <문화일보>에 연재되었던 사단법인 K-Sculpture 조직위원회가 기획한 칼럼을 엮어 제작된 책이라고 합니다. 


신문에 연재되었던 칼럼을 모아 만든 책이기에 일반적으로 ‘도록’이라고 했을 때 떠올릴만한 정석적인 도록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 조각가 별로 장을 구성해 이들의 작품과 예술 세계를 보여주는 책답게 사진이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어 보기 좋았습니다. 특히나 이 책이 아니었다면 마주치기 힘들었을 한국 출신 예술가들의 조각 작품을 보며 눈이 즐거웠습니다. 스테인리스스틸, 브론즈, 돌 등 다양한 재료를 바탕으로 크기와 모양이 무엇 하나 겹치는 것 없이 제작된 예술품을 사진뿐 아니라 미술 비평가들의 글을 통해 만날 수도 있습니다. 서희정, 고동연, 고충환, 안소연 등 현재 국내에서 미술 연구자나 평론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관계자들의 글이기에 국내 예술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가치가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책에서 유일한 여성 예술가로 등장하는 오유경 조각가의 작품과 제작 배경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히말라야 여행 중에 힘에 부치고 숨을 쉬기 힘든 순간에 눈에는 보이지 않는 힘들을 생각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자연적인 요소를 재료로 하거나 대상으로 작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K-Sculpture 도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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