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왕은 비단 기독교만이 아니라도 매우 유명하고 많은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다. 다윗의 행적에 관해 가장 풍부하게 담은 자료는 성경의 '사무엘서'이다. (역대기도 있지만, 이는 사무엘서보다 후대에 저술된 것으로 보이고 사무엘서에서 다윗의 과오 등을 빠뜨린 부분이 있다) 이번 글에서는 다윗, 더 나아가 사무엘서 전반에 대한 아주 매력적인 두 책을 소개하려고 한다. 김회권의 <하나님나라 신학으로 읽는 사무엘>(상하)와 유진 피터슨의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이다. 


김회권은 하나님 나라 신학이라는 독특한 신학으로 유명한 구약학자이다. 그가 사무엘서를 바라보는 관점은, '공의의 하나님의 통치를 이스라엘에서 실현한 이상왕을 찾는 이야기'다. 

<하나님 나라 신학으로 읽는 사무엘>은 사무엘서 주석서이다. 따라서 이 책에는 본문 해석 문제와 같은 비평적 문제도 여럿 들어가있다. 또한, 간혹 히브리어 원어에 대한 설명도 곁들어 본문을 주해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사무엘하 10장 "2절에서 은총이라고 번역된 히브리어는 헤세드로서, 그것은 계약상의 의무수행(covenantal loyalty)을 가리키는 전문용어다. 따라서 다윗이 암몬의 왕 나하스에게 은총을 덧입은 적이 있었다면 둘 사이에는 그보다 앞서 모종의 언약이 체결된 적이 있어야 한다."


본문에서는 이와 같이 실제 역사적 사실, 비평적 문제, 신학적 논점들을 중심으로 본문을 주해하고 결론에서는 각 장들에 대한 총체적인 결론과 한국 교인들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뽑아낸다. 이처럼 다소 까다롭고 전문적인 이야기가 있으나, 성경의 정확한 내용을 밝히고 그 안에서 현재의 한국 사회에 필요한 교훈을 이끌어내기에, 이 책은 사무엘서를 읽으며 같이 두고 읽을 만한 책이다. 



유진 피터슨은 '목회자의 목회자'라고 불릴 정도로 세계적으로 많은 영향력을 미친 목회자이자 신학자이다. 그는 성경이 가지는 문학성과 내러티브성에 더 포커스를 맞춘다. 이는 저자가 어렸을 적 자기 전마다 성경의 이야기를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각색해서 들려준 이야기꾼 어머니의 영향이 큰 것 같다. 


그가 다윗의 이야기를 바라보는 가장 큰 관점은 '참 인간이 되어가는 이야기'라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다윗 이야기는 성장의 이야기다. 이야기에서 각 사건은 다음 사건 속으로 흡수 통합되며, 그럴 때마다 다윗은 그 전보다 더 윗다워진다.(핸디북 버전, 230p)" 유진 피터슨은 그러면서 다윗의 성장 이야기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우리의 삶으로 끌고 온다. 마치 한 편의 설교를 듣는 것 같다. 그는 역사적 사실이나 신학 문제 등에도 물론 관심을 기울이지만, 그보다는 다윗 이야기의 구조와 내러티브에 더 집중한다. 예를 들어, 6장 '성소'에서 성소에 찾아온 사울왕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어 성소로 도망쳐 삶에 필요한 힘을 얻은 다윗과 그에게 먹을 것과 무기를 준 제사장을 왕에게 밀고(사실 제사장은 다윗이 쫓기는 줄도 몰랐다)하여 제사장들을 모두 죽게 한 도엑을 비교하며 도엑을 "그저 적당한 교인이었다. 그에게 종교와 종교에 관련된 일들은 그저 정치적 이득이나 직업상의 목적을 위한 것일 뿐이었다(118p)."라고 평한다. 


이 두 책을 비교하는 서평을 쓰는 것은 단순히 다루는 성경 본문이 같아서가 아니라, 둘이 같은 사무엘서를 읽더라도 참 다르게 읽고 다르게 해석한 것이 눈에 띄기 때문이었다. 구체적인 예시를 보자. 김회권이 사무엘서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사무엘하 7장의 '다윗언약장'이다. 앞에서 그는 사무엘서를 '하나님의 통치를 실현하는 이상왕'의 이야기로 본다고 얘기했는데, 이 다윗 언약이 그러한 관점을 가장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김회권이 봤을 때 다윗 언약이란 "안정되고 평안한 이스라엘 땅 정착을 위해서는 이스라엘을 다스릴 안정된 왕조가 필요한데, 바로 하나님께서 위의 약속들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다윗을 위해 영원한 집을 지어 주겠다는 약속(113p)"이다. 그리고 이 영원한 집, 영원학 왕조는 "공평과 정의를 실천하는 데 투신된 왕조, 왕실(111p)"이다. 결과적으로 다윗 왕조에 대한 이러한 하나님의 신적 보증은 이사야의 메시아 예언시에도 반영되었으며(143p), "인간 다윗의 원형인 다윗의 후손 그리스도의 온전한 순종과 십자가상의 대속적인 심판 감수(144p)"는 최종적으로 성취되었다. 결국 인류의 모든 불순종과 죄악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은혜의 승리가 다윗 언약 안에 함축되어 있다(144p). 


한편, 유진 피터슨은 이 본문에서 어떠한 메시지를 읽었을까? 그는 여기서 다윗의 열정과잉을 읽는다. 하나님의 성전을 건설하겠다는 다윗의 호언은,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관심에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으로 가득한 상태로 넘어가기 직전(277p)"인 마음에서 나온 말이었다. "다윗의 건축 계획이 다윗을 위한 하나님의 건축 계획에(275p)" 방해가 될 수도 있었다. 평소의 다윗이라면 그러지 않았겠지만, 그는 이 시점에서 자신의 지위와 안락한 생활로 하나님의 주권을 망각할 뻔했다는 것이 그의 통찰이다. 그래서 피터슨은 이 이야기에서 "행동하지 않기로 한 행동(278p)"의 교훈을 발견한다. 우리는 종종 '우리'가 하나님을 위해 뭘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지만, 언제나 무엇을 해주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하나님'이시다. "때로는 하나님을 위해 무언가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280p)". 우리는 다윗처럼 하나님이 멈춰 세우실 때 순종할 수 있어야 한다. 탁월한 견해이며 과도한 교회 일/대학교 선교단체 일에 싸여있는 성도분들에게는 특히나 매우 적실한 메시지이다. 


(참고로 여기서 인용되는 성경 구절은 새번역이나 개역개정 성경 구절이 아닌데, 아마 유진 피터슨이 번역한 메시지 성경을 사용한 것 같다.)


정리하자면, 김회권의 책은 성서학자의 관점에서 해석한 사무엘서이고 유진 피터슨은 목회자의 입장에서 다윗 이야기를 해석하였다. 전자가 성서학자의 성경 독법이라면, 후자는 목회자의 성경 독법으로 나는 이해하였다. 둘 중 무엇이 더 좋고 나쁨은 없다. 성경을 깊이 읽기 위해서는 두 사람의 독법이 모두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같은 본문에 대해서도 이렇게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음에 놀라며 성경을 읽는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어 더 큰 독서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김회권과 유진 피터슨 모두 자신의 강점과 관점을 살려 저술한 책이기에 두 책을 함께 읽으며 더욱 풍부하게 사무엘서를 읽자!



그럼에도 굳이 한 명의 책만 읽는다면, 김회권의 책을 추천하고 싶다. 왜냐하면 유진 피터슨의 책도 더할나위 없이 훌륭하지만, 김회권의 책이 한국의 교인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사무엘상 28장에서 사울이 무당을 고용해 사무엘 선지자의 영혼을 불러내어 예언을 들었다는 부분에서, 교인들마저 무당을 찾아가는 풍토를 비판하며 왜 무당 신앙이 위험한지를 역설하고, 요압-아브넬의 전투 중 희생된 24명의 이스라엘 장정들로부터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화해를 호소하는 것은, 피터슨에게서는 절대로 들을 수 없는 이야기다. 한국 사회의 문제와 상황을 놓고 고민하며 성경을 통해 답을 찾으려는 고민을 담은 김회권의 책을 일독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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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더욱더 거룩하게 하시고 저 새의 어리석음도 물리쳐 이제는 서로 믿고 사랑하게 하옵소서.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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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플라톤

플라톤의 경우, 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3종류의 번역본이 존재한다.

 

첫번째는, 박종현 역본이다. 박종현 선생님은 국내 고대 그리스 철학계의 대부이시다. 플라톤 저작 전체 완역은 아니지만, 중요한 저작들은 모두 번역하셨다. 특히, <국가>는 정암학당에서 번역이 나오지 않는 한, 박종현 선생님의 <국가/정체>(서광사, 2005)가 가장 정확한 번역본이 아닐까 싶다. 고어투 문체가 읽기 힘들 수 있지만, 번역의 정확성만큼은 보장된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천병희 역본이다. 고전문학을주로 공부하신 천병희 선생님은 그리스어뿐만 아니라 라틴어에도 매우 조예가 깊으시다. 2019년 총 7권 볼륨으로 플라톤 전집을 완역하셨다. 특히, <국가>는 박종현 선생님 이후로 두 번째 완역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법률>도 번역되어 있다. 천병희 역본의 가장 장점은 가독성이다. 그렇지만 플라톤 텍스트가 담고 있는 미묘한 뉘앙스까지 고려하여 번역했을지는 모르겠다.

 


세번째는, 정암학당에서 나오는 플라톤 전집이다. 독일, 영국 등 해외 유학파 출신 등 권위있는 전공자들이 대거 활약하고 있는 정암학당에서 오래전부터 플라톤 전집을 발간하고 있다. 원래는 이제이북스에서 출판했으나, 현재는 아카넷에서 장정을 새롭게 하여 재출판하고 있다(내용을 보완하고 책의 구성이 조금 바뀌었으며, 양장본이 된 대신 판형이 조금 작아졌다) 전공자들의 번역이니, 각주와 해제가 본문보다 길 때도 있을 정도로 충실하다. 그리고 그리스어 단어 색인도 잘 되어있어 공부할 때도 매우 유용하다. 정암학당 플라톤 번역은 거의 아카넷과 이제이북스에서 나오지만, <법률>은 특이하게도 나남출판에서 나왔다. 

 


(수정) 추천한다면, 1. 정암학당 -> 박종현 역 순으로 두 개를 추천하고, 천병희 역본은 선택사항으로 남기겠다.

 

 

2. 아리스토텔레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과 달리 아직 번역이 많이 이루어진 것 같지는 않다.

 

우선 <정치학> <시학><니코마코스 윤리학> 등은 천병희 선생의 번역이 있다. 그러나 전집을 내지는 않았다.

 

 

 

 

 

<니코마코스 윤리학>과 <정치학>은 도서출판 길에서 출간한 번역본도 있는데, 이쪽은 전공자들이 번역하였다. 특히, 김재홍 선생님은 아리스토텔레스를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받은 분이다. 전공자들의 번역을 원한다면, 도서출판 길에서 나온 것으로, 그런 것이 아니라면 천병희 선생님의 번역을 읽어도 상관없겠다.

 


<형이상학>은 조대호 번역본(도서출판 길)과 김진성 번역본(서광사)이 있는데, 두분 다 정암학당 소속이다.

조대호 번역본이 일반적으로 많이 읽히는 것 같다. 김진성 번역본은 이전에 이제이북스에서 먼저 나왔는데, 그때는 역자 고유의 번역어 때문에 의미 파악이 어려웠다. 지금은 지적사항을 반영하여 서광사에서 개정판을 냈다(개정판은 확인해보지 않았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전집 발간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플라톤과 달리 아리스토텔레스 전집은 이제 갓 시작한 상태이다. 정암학당 플라톤 전집의 아카넷에서 아리스토텔레스 전집을 발간하고 있는데, 현재 두 권이 나왔다. <영혼에 관하여>에서 <소피스트적 논박>까지 2년 걸렸는데, 이 속도면 역자분들이 죽기 전에는 나올 수 있겠다

 

 

여러 출판사 이름이 반복해서 나오고 있는데, 아카넷-길-이제이북스 등의 출판사들은 사실 거의 믿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길에서는, 각 분야의 전공자들이 직접 번역에 참여하고 있어 높은 가격대임에도 소장할 만하다.

 


 

번외로 고대 그리스 철학을 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도서출판 길에서 나온 <서양고대철학>1~2가 있다. 1권은 자연철학자에서 플라톤까지, 2권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서양 중세 철학까지. 각 분야의 권위자분들이 모여 집필한 책이므로 (많이 어렵지만) 이만한 개설서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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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사회는 ‘평등‘을 전제로 한다. 영국이나 프랑스와 같이 정치, 경제, 문화를 지배하는 상류 사회가 엄연히 존재하고, 하층과의 사이에 명확한 단결이 있는 계급 사회에서는, 일단 노동자의 자식이 대학 진학을 꿈꾸는 일은 없었다. 일본에서는 경제적인 조건은 차치하더라도 ‘학력‘만 있다면 소작농이나 노동자의 자식이라도 도쿄대학에진학할 수 있었다. 거꾸로 만약에 성공할 수 없었다면 그것은 신분과같은 외재적인 제약의 탓이 아닌, 본인의 ‘실력‘ 이나 ‘노력‘ 이 부족한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학력주의야말로 기회의 평등, 우승열패,자기 책임이라는 자유 경쟁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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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로써 자기를 증명하려 하지 말고, 인격으로 우리를 증명해야 합니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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