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플라톤

플라톤의 경우, 한국에서는 대표적으로 3종류의 번역본이 존재한다.

 

첫번째는, 박종현 역본이다. 박종현 선생님은 국내 고대 그리스 철학계의 대부이시다. 플라톤 저작 전체 완역은 아니지만, 중요한 저작들은 모두 번역하셨다. 특히, <국가>는 정암학당에서 번역이 나오지 않는 한, 박종현 선생님의 <국가/정체>(서광사, 2005)가 가장 정확한 번역본이 아닐까 싶다. 고어투 문체가 읽기 힘들 수 있지만, 번역의 정확성만큼은 보장된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천병희 역본이다. 고전문학을주로 공부하신 천병희 선생님은 그리스어뿐만 아니라 라틴어에도 매우 조예가 깊으시다. 2019년 총 7권 볼륨으로 플라톤 전집을 완역하셨다. 특히, <국가>는 박종현 선생님 이후로 두 번째 완역이라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법률>도 번역되어 있다. 천병희 역본의 가장 장점은 가독성이다. 그리고 고대 그리스 문학쪽으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기에 어느 정도 신뢰하고 읽을 수 있는 번역이다.

 

세번째는, 정암학당에서 나오는 플라톤 전집이다. 독일, 영국 등 해외 유학파 출신 등 권위있는 전공자들이 대거 활약하고 있는 정암학당에서 오래전부터 플라톤 전집을 발간하고 있다. 원래는 이제이북스에서 출판했으나, 현재는 아카넷에서 장정을 새롭게 하여 재출판하고 있다(내용을 보완하고 책의 구성이 조금 바뀌었으며, 양장본이 된 대신 판형이 조금 작아졌다) 전공자들의 번역이니, 각주와 해제가 본문보다 길 때도 있을 정도로 충실하다. 그리고 그리스어 단어 색인도 잘 되어있어 공부할 때도 매우 유용하다. 정암학당 플라톤 번역은 거의 아카넷과 이제이북스에서 나오지만, <법률>은 특이하게도 나남출판에서 나왔다. 

 

결론적으로 1. 정암학당->2. 천병희->3.박종현 순으로 추천할 수 있겠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기준입니다)

 

 

2. 아리스토텔레스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과 달리 아직 번역이 많이 이루어진 것 같지는 않다.

 

우선 <정치학> <시학><니코마코스 윤리학> 등은 천병희 선생의 번역이 있다. 그러나 전집을 내지는 않았다.

 

 

 

 

 

<니코마코스 윤리학>과 <정치학>은 도서출판 길에서 출간한 번역본도 있는데, 이쪽은 전공자들이 번역하였다. 특히, 김재홍 선생님은 아리스토텔레스를 연구하여 박사 학위를 받은 분이다. 전공자들의 번역을 원한다면, 도서출판 길에서 나온 것으로, 그런 것이 아니라면 천병희 선생님의 번역을 읽어도 상관없겠다. (그런데 내가 다니는 대학의 고대 그리스 전공하신 교수님도 천병희 선생님의 <정치학>을 읽는데, 그런거 보면 크게 차이는 없는 건가 싶다)

참고로 저는 천병희 선생님 역본으로 읽습니다 (중고로 싸게 나와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악명높은 철학 저술 <형이상학>은 조대호 번역본(도서출판 길)과 김진성 번역본(이제이북스)이 있는데, 두분 다 정암학당 소속이다.

조대호 번역본이 일반적으로 많이 읽히는 것 같다. 김진성 번역본도 좋지만, 주로 한자로 번역되던 용어를 풀어쓴 한글 단어 옆에 괄호쳐서 한자어를 병기하는 등 읽기 조금 번잡스러운 면이 있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전집 발간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는 플라톤과 달리 아리스토텔레스 전집은 이제 갓 시작한 상태이다. 정암학당 플라톤 전집의 아카넷에서 아리스토텔레스 전집을 발간하고 있는데, 현재 두 권이 나왔다. <영혼에 관하여>에서 <소피스트적 논박>까지 2년 걸렸는데, 이 속도면 역자분들이 죽기 전에는 나올 수 있겠다

 

 

여러 출판사 이름이 반복해서 나오고 있는데, 아카넷-길-이제이북스 등의 출판사들은 사실 거의 믿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 길에서는, 각 분야의 전공자들이 직접 번역에 참여하고 있어 높은 가격대임에도 소장할 만하다.

 

 

번외로 고대 그리스 철학을 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도서출판 길에서 나온 <서양고대철학>1~2가 있다. 1권은 자연철학자에서 플라톤까지, 2권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서양 중세 철학까지. 각 분야의 권위자분들이 모여 집필한 책이므로 (많이 어렵지만) 이만한 개설서는 없을 것 같다.

 

 

 

 아 그리고 최근 현대지성사에서 박문재 선생님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과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크리톤 파이돈 향연>을 번역하셨다. 주로 기독교 계열의 서적들을 번역하셨고 전공자는 아니지만, 20년 넘게 번역 일을 해오고 매번 양질의 번역을 하신 분이니, 여러 권을 사서 읽는 것보다는 단권으로 읽고 싶다면 이러한 번역본도 읽을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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