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ring a long period of two hundred and twenty years, from the establishment of this artful system to the death of Commodus, the dangers inherent to a military government were, in a great measure, suspended. The soldiers were seldom roused to that fatal sense of their own strength, and of the weakness of the civil authority, which was, before and afterwards, productive of such dreadful calamities.


- 국내 번역본

이 교묘한 체제가 확립된 후부터 콤모두스 황제가 사망할 때까지 220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군사정부에 내재한 위험은 억제되고 있었다. 군대는 자신들의 막강한 힘이나 그 이전이나 그 이후에는 치명적인 재앙을 몰고 왔던 민간 정부의 허약성에 대해 자각하지 못했다.


- 번역문 수정

이 교묘한 체제가 확립된 후부터 콤모두스가 사망할 때까지 220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군사정부에 내재한 위험은 상당히 유보되고 있었다. 군대는 자신들의 막강한 힘이나 그 이전이나 그 이후에는 치명적인 재앙을 몰고 왔던 시민적 권위의 허약성에 대해 자각하지 못했다.


국내 번역본은 'in a great measure는 번역하지 않았다. suspend는 '억제하다'로 번역하면, 로마 정부에 내재한 위험이 터지는 것을 누군가 적극적으로 억압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후 단락을 보면 그저 콤모두스 사망 이전까지는 군대의 폭력적인 개입이 거의 없었다는 설명이 뒤따라오고 있다. 그러므로 suspend는 유보되다, 유예되다 정도로 옮기는 것이 적절하다. 애초에 suspend의 사전적 의미 중에는 '억제하다'는 없기도 하다.

Civil Authority는 '시민적 권위'라고 했는데, civil의 뜻 중에 '(군대, 종교와 대비하여) 민간의'라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역자들처럼 '민간의 권위'라고 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그렇지만 authority를 권위가 아닌 정부로 번역한 것은 오역이다.



These words seem to have been the constitutional language.

- 국내 번역본

이 구절은 로마법에서 용어를 빌려 온 것이다. (81p 기번의 주석 18)


이 주석이 들어간 원문은 다음과 같다.

"황제는 원로원의 권위와 병사들의 동의에 의해서 선출되었다. 군대는 자신들의 충성 서약을 존중했다." (The emperor was elected by the authority of the senate and the consent of the soldiers. The legions respected their oath of fidelity.)


원문 내용과 꽤 달라서 문장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꽤 걸렸다. 위키백과를 조사하며, 역자들의 개념 이해에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 'constitutional language'가 무엇을 말하는지부터 생각해보자. constitutio(영어로 constitution)은 황제에 의한 법률 제정을 가리키는 말로, 로마법에 규정되어 있다. 역자들은 이 개념을 염두에 두고 위와 같은 번역을 한 것인지도 모른다.


일단 내 해석이 맞다는 전제하에 이야기를 계속하겠다. constitution이라는 단어는 헌법, 헌정, 체제 등의 의미가 있다. <국가>로 옮겨지는 플라톤의 Politeia(정확한 번역어는 체제)를 영어로 옮기면 Constitution이다. '체제'라는 뜻에 주목한다면, constitutional language'는 체제의 언어가 될 텐데, 나는 이것이 공화정 체제의 언어를 기번이 지칭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지하다시피 로마의 황제는 원로원의 결의와 민회의 선포를 통해서 즉위할 수 있었다. 이는 공화정기 로마에서 집정관이 선출될 때 관행을 아우구스투스가 가져온 것이다. 황제는 원로원의 권위와 병사의 동의에 의해 선출된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역자들의 번역은 지나친 의역이며, 나는 "이 구절은 공화정 체제의 언어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로 수정하겠다.


- 국역본

티투스 황제의 온화한 통치 하에서 로마는 일시적이나마 평화와 행복을 누릴 수 있었고, 그에 대한 애정 어린 기억 덕분에 동생인 도미티아누스 황제는 15년간이나 보호받을 수 있었다.


- 번역 수정

티투스의 온화한 관리 하에서 로마는 일시적이나마 평화와 행복을 누릴 수 있었고, 티투스에 대한 애정 어린 기억 덕분에 동생인 도미티아누스의 악덕은 15년간 보호받을 수 있었다.


원문에서 빠진 부분을 바로 잡았다. 그리고 영어에서는 '그'he, '그녀'she, 그것it 등의 대명사를 많이 사용하는데, 한국어로 옮길 때 지칭대상을 명확히 해주지 않으면 번역투스러워진다. 그래서 반드시 대명사를 고수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he나 it의 대상을 풀어서 쓰는 게 한국어로 읽을 때는 자연스럽다.


- 국역본

안토니누스 피우스 황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제국 전체에 질서와 평화를 전파했다. 그의 시대는 역사에 거의 자료를 남기지 않은 시대로 손꼽히는데, 사실 역사란 인간의 범죄와 우행과 불행의 기록에 다름 아닌 것이고 보면, 이것은 참으로 보기 드문 영예라 하겠다. 사생활에서의 그는 선하고 다정다감한 사람이었다. 천성이 소박해서 허영이나 위선을 몰랐다. 그는 지위에서 비롯되는 편의나 악의 없는 쾌락들은 적당히 누릴 줄도 알았고, 자비로운 마음과 유쾌하면서도 차분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 번역문 수정

안토니누스 피우스 황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제국 전체에 질서와 평화를 전파했다. 그의 시대는 역사에 거의 자료를 남기지 않은 시대로 손꼽히는데, 사실 역사란 인간의 범죄와 우행과 불행의 기록에 다름 아닌 것이고 보면, 이것은 참으로 보기 드문 영예라 하겠다. 사생활에서의 그는 선하고 다정다감한 사람이었다. 천성이 소박해서 허영이나 위선을 몰랐다. 그는 재산에서 비롯되는 편의나 지위(society)에서 오는 악의 없는 쾌락들은 적당히 누릴 줄도 알았고, 자비로운 마음과 유쾌하면서도 차분한 기질을 지니고 있었다.


빠진 부분도 채워서 번역을 수정했다. 그리고 번역할 때 character(성격), temper(기질), humour(체질, 체액) disposition(성향), tendency(경향) 등은 단어를 구분해서 써야 한다.




- 국역본

소란한 병영에서 기록한 그의 <명상록>이 지금도 남아 있다. 그는 현자의 겸손이나 황제의 권위와는 다소 동떨어진 방식으로 공개 철학 강연을 하기도 했다. 그의 삶 자체가 제논의 교훈에 대한 고귀한 해설이었다.


*각주 28: 게르마니아 2차 원정에 앞서 그는 3일 동안 로마 시민들에게 철학 강연을 했다. 그리스와 아시아의 도시들에서도 이미 대중 강연을 한 적이 있었다.


**이건 어떻게 고쳐야할지 모르겠다.. 



- 국역본

음험하고 냉혹했던 티베리우스, 미친 칼리굴라, 허약했던 클라우디우스, 방탕하고 잔인했던 네로, 짐승 같았던 비텔리우스, 소심하고 비인간적인 도미티아누스는 영원한 수치로 역사에 남았다.


- 번역문 수정

음험하고 냉혹한 티베리우스, 광포한 칼리굴라, 유약한 클라우디우스, 방탕하고 잔인한 네로, 짐승 같은 비텔리우스, 소심하고 비인간적인 도미티아누스는 영원한 수치로서 비난받았다.


    -국역본

    로마 제국은 전 세계를 차지하고 있었으므로, 제국이 한 사람의 수중에 있다면 그 사람의 적들에게는 전 세계가 황량한 감옥이 되는 셈이었다. 전제 정치의 노예들은 로마와 원로원에서 화려한 금빛 쇠사슬을 끌고 다니든 세리푸스 섬의 불모의 바위나 얼어붙은 도나우 강변에서 추방의 삶을 살든, 결국에는 똑같이 철망 속에서 조용히 자신의 운명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 번역문 수정

    로마 제국은 전 세계를 차지하고 있었으므로, 제국이 한 사람의 수중에 있다면 그 사람의 적들에게는 전 세계가 삼엄하고 황량한 감옥이 되는 셈이었다. 제국적 전제 정치의 노예들은 로마와 원로원에서 화려한 금빛 쇠사슬을 끌고 다니든 세리푸스 섬의 불모의 바위나 얼어붙은 도나우 강변에서 추방의 삶을 살든, 결국에는 똑같이 철망 속에서 조용히 자신의 운명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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