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토일 해외여행 - 언제든지 떠난다 2014~2015 최신개정판
윤영주.정숙영 지음 / 예담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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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행지마다 핵심적인 알짜 정보를 쏙 골라 모아 놓았다. 항공편, 소요 시간, 일정, 식사, 관광지, 이동 방법, 비용 등을 길게 소개할 것 없이, 알짜만 쏙쏙 소개한다.

 

보통 여행 책들이 숙소, 식당 등을 여러 페이지에 걸쳐 나열하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 처음엔 좀 당혹스럽기도 했다. 너무 간략해 보여서. 그런데 막상 보니, 정말 편리하다. 일정과 동선에 따라 이동 방법과 가는 곳을 소개해 놓아 무척 편리한 것이다.

 

언젠가 어찌하여 태국의 코따오라는 곳을 알게 되어 가보고 싶었다. 천혜의 수중 환경에서 다이빙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실 유명한 관광지는 사람에 부데껴 힘들고 환경이 망가진 곳이 많다. 유명한 휴양지인 푸켓이나 세부 같은 곳들은 식생 환경이 다양하지 않고 살아 있는 산호초는 구경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

 

그래서 사람들이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그런데 가는 방법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아니, 뒤져 보면 알 수는 있겠지만 무척 복잡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두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너무 간단한 것 아닌가. 일단 비행기를 타고 방콕까지 가고, 다시 비행기를 타고 꼬사무이 공항으로 간다. 그리고 페리를 타고 꼬따오로 간다. 이 책은 아주 간단하게 시간과 비용을 소개해 놓고 있다. 이 책 덕분에 꼬따오를 갈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저렴하게 휴가가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그 중에 발리가 맘에 들었다. 사실 발리 여행책을 이미 본 적이 있다. 발리의 온갖 것에 대해 소개를 해 놓은 흔한 책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발리에 대한 소개가 10페이지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통해 더 좋은 알짜 정보를 얻었다!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도 가보고 싶은 곳이었지만, 자유 여행으로는 쉽지 않을 것 같아 망설이고 있었다.(참고로 나는 여행사의 패키지 여행은 정말 싫어한다. 비싸고 성의 없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자신감이 생겼다. 다가올 겨울에는 앙코르 유적을 자유여행으로 보러 갈 거다.

 

이 책은 비수기에 항공권을 싸게 구입해 갈 것을 제안한다. 호텔이나 숙소 앞에 뚝뚝이 진을 치고 있으니 하루 대절해서 다니거나, 현지인 가이드를 구하면 쉽게 다닐 수 있다.

 

이 책 덕분에 가고 싶은 곳이 많아졌다. 팔라우라는 휴양지는 아직 한국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 책이 소개하고 있다. 팔라우도 꼭 갈 테다.^^

 

어쨌든 이 책은 여러 여행지에 대해 정말 알짜 정보를 모아놓아 무척 유익했다. 그동안 여러 권의 여행 책을 본 것보다 이 책 한권으로 더 좋은 정보를 짧은 시간에 얻어 무척 효율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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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얼 퍼거슨의 시빌라이제이션 - 서양과 나머지 세계
니얼 퍼거슨 지음, 구세희.김정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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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문명은 어떻게 해서 갑자기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문명이 되었는가? 사실 서양 문명은 오래 동안 '뒤떨어진' 문명이었다. 중국 문명과는 애초에 비교도 되지 않고, 옆에 있던 이슬람 문명과 비교해도 참으로 뒤쳐지는 문명 수준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근대에 들어와서 갑자기 발전하게 된다. 그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

 

이에 대해 가장 좋은 연구를 남긴 이는 사회학자 막스 베버다. 그는 서양 문명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합리화(탈주술화)'라고 분석했다. 합리화의 대표적인 예가 근대 과학이다. 그렇다고 그가 말하는 합리화가 그 정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베버의 시각은 그보다 훨씬 더 크다. 그는 합리화의 증거가 바로 산업 혁명과 자본주의라고 보았다. 1세기 가까이 지난 베버의 분석은 지금보아도 탁월하다는 생각이 든다.

 

니얼 퍼거슨의 <시빌라이제이션>도 서구 문명의 급작스런 발전의 이유를 묻는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떨까? 이 책은 서구 문명의 비장의 무기가 무려 6개나 있었다고 '주장'한다. 즉 경쟁, 과학, 재산권, 의학, 소비, 직업이다.

 

니얼 퍼거슨은 역사학자'였'다. 덕분에 이 책에는 흥미로운 역사 분석이 많이 등장한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빈 공성전 이후 프로이센의 군대 발전에 관한 얘기였다. 저자는 옆에 있던 오스만 제국에 비해 뒤쳐져 있던 서양이 갑자기 군사력이 강해지는 이유를 분석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프로이센의 군대가 어떻게 과학적 지식을 군사력에 적용했는지 보여 준다.

 

프로이센의 군대는 뉴턴 물리학을 대포에 적용해 정확성을 높인다. 그리하여 '정확한 포'라는 치명적인 무기를 갖게 된다. 프로이센은 계속해서 탄도학을 발전시켜 더욱 정확한 포를 갖게 된다. 이후 '우월하던 오스만 제국'은 '열등하던 프로이센'의 위치는 바뀌게 된다.

 

이런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이 책의 큰 장점이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의 주장을 위해 편의적으로 역사를 선택한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저자는 '경쟁은 서구 유렵에 역동적인 효과를 가져왔고, 동아시아는 정치적 독점으로 지체되었다'는 주장을 이미 세워 놓고, 그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자료들을 선택적으로 나열하는 식이다.

 

역사는 기본적으로 일반 서술이 되기 무척 어렵다. 즉 개별 서술이 될 수밖에 없다. 애초 역사학자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한 독자가 잘못일까?

 

더구나 저자의 주장하는 문명 발전의 6개의 비장의 무기가 대부분 신자유주의를 합리화하기 딱 좋은 목록이라는 점에서 의문이 커진다. 이 책을 번역한 한국 출판사의 과대 포장에 넘어가서 책을 잡게 되었다는 자괴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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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 2011년 제7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강희진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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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은 스토리에 '리니지 게임'을 교차시키고, 주인공이 '탈북자'라는 점에서 독특한 소설이다. 구성 상의 특이함도 있다.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시작부터 '몽롱하게' 전개된다. 몽롱함을 즐기지 않는 이에게는, 꿈인지 현실인지 환상인지 구분이 되지 않아 읽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익숙해지면 그것이 주는 독특한 맛이 있다. 원래 현실이라는 게 꿈 아니겠는가. 우리는 현실에서 꿈을 보고, 꿈에서 현실을 본다.

 

주인공은 탈북자 청년 '하림'이다. 굶주림 때문에 고향 북조선을 떠나 남한으로 왔다. 그저 배불리 먹게 될 줄 알았던 주인공은 남한에서 철저히 소외된 삶을 살아 간다. '유령'처럼.

 

북조선 사회는 공동체가 아직 살아 있지만, 남한 사회는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고 먹을 것을 챙겨주지 않는 무한 경쟁의 신자유주의 사회. 북조선에서 넘어온 사람이 남한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리라. 이 책은 남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탈북자들의 실상을 그린다.

 

'남을 죽여야 자신이 살 수 있는' 매우 천한 남한 자본주의를 경험해 본 적 없는 탈북자들에게 남한살이는 녹록한 것이 아니다. 게다가 전혀 다른 사회에서 살다보니, 자신이 누구인지 심한 정신적 혼란을 겪게 된다. 그들이 탈북 과정에서 겪은 트라우마가 환상처럼 제시되기도 한다. 그동안 우리가 잘 몰랐던, 신경 쓰지 않았던 탈북자의 세계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그런 내용은 단순하게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주목할 점은 현실과 리니지 게임과의 교차라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실제로 있었던 '바츠 해방 전쟁'을 다룬다. 바츠 해방 전쟁은 현실 시간으로 1년 간 벌어진 싸움으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이에 대해 이 소설은 이렇게 말한다.

 

"어쩌면 신이 이 세계와 우주를 창조했따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그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일에 신은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도 사실일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신은 인간의 일에 관여할 능력이 없다. 처음 바츠 서버를 만든 프로그램 개발자들은 바츠 공화국에서 이러한 전쟁, 혁명이 일어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프로그램 개발자들은 하나의 세계와 물리적 법칙들을 고안해 냈지만, 그 창조주는 서버 안의 독재에도, 혁명에도, 반란에도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한다. 그들은 그럴 능력도, 의지도 없다. 그것은 유저의 몫이다.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다는 점에서 신은 진정 공평하다." 147~8쪽)

 

이 소설이 흥미로운 것은 탈북자들이 보는 남한 사회를 보는 시각이다. 그들이 보기에 남한 사회에는 애초에 현실과 환상을 구분하지 않는 곳이다. 뭐든지 가짜를 만들고 그것을 즐긴다. 이 소설에는 그런 것들이 그려져 있다. 바로 리니지 게임, 대딸방, 연예인이다. 어찌 보면, 이 점이 이 소설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사회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이름이 무엇인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다. 결국, 주인공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리니지 게임 속으로 사라진다.

 

한편 이 소설은 미스터리의 구성을 취하고 있기도 하다. 탈북자들이 주로 모이는 백석공원에서 의문의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그것을 쫓는 추리의 요소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을 단지 재미의 요소로만 사용할 뿐, 사건의 의미와 메시지가 없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그렇지만 약간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내용과 구성에 있어 주목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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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성생활 지침서 (양장)
자미에 왁스먼 & 에밀리 모스 지음, 김광우 옮김, 벤저민 바헨예 그림 / 시그마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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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에는 성생활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성생활을 잘 즐기는 것은 삶의 커다란 활력소가 되는데, 이 책은 펼쳐보는 것만을도 새로운 세계를 알려 준다.



커플이 서로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성행위도 그 중 하나다. 문제는 그런 것이 대게 음지로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고 서로 상처를 주기도 한다. 이 책은 제대로 된 내용과 태도 등을 알려줘 좋다. 그러니까 단지 기술이나 행위법을 알려 주는 게 아니라, 서로 교감을 나누기 위한 태도도 기르게 되어 좋다.



보통 나오는 다양한 체위는 기본이다. 선교사 체위(이른바 정상 체위)의 변형도 소개되어 있고, 서로의 숨소리를 들으며 밀접한 교감을 나누기에 좋은 체위, 눈을 즐겁게 하는 체위 등이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다.



사실 이 책에서 체위에 대한 소개는 일부분에 불과하다. 그리고 앞에 나오지도 않는다. 먼저 나오는 것은 성행위 이전에 서로 교감을 나누고 흥분을 높이는 법에 대해 알려준다. 사실 이것부터 시작해야 제대로다. 보통 이것을 생략하고 곧바로 성행위로 가려니 잘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무엇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성행위로 돌입하기 이전에 서로 교감을 나누는 갖가지 방법이 그림과 함께 소개되어 있다. 도발적인 스트립쇼도 소개한다. 그림 하나하나와 함께 어떤 자세로 어떻게 옷을 벗고 어떻게 포인트를 주면 흥분 지수를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보여준다. 그 외 깃털로 간지럽히기, 얼음으로 살짝 문지르기, 코스프레 등도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의 미덕은 남성의 입장, 여성의 입장이 모두 고르게 다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성이 만족스러워 하는 남성의 코스프레, 남성이 좋아는 여성의 코스프레, 여성이 좋아하는 성행위, 남성이 만족하는 성행위 등을 고르게 다룬다. 서로에게 충실하기 위해 참고할만한 해 보인다.



침대에서 하는 방법만이 아니라 식탁에서 하기, 쇼파에서 하기, 욕탕에서 하기 등도 소개되어 있고, 나아가 야외에서 하는 것도 소개된다. 심지어 스리섬도 소개된다. 서양에서는 스리섬이 처벌의 대상이 아니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그렇게 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어쨌든 다양한 것들이 소개되어 있으니, 할 수 있는 것은 골라서 취향에 맞게 하면 되겠다.



이 책은 결혼하는 친구나 아직 신혼인 이에게, 또는 관계가 시들해져서 새로운 변화를 고민하는 친구에게 선물로 주기에도 적당해 보인다. 술 마시고 음지에서 해소하는 이중 윤리를 갖지 말고, 애인과 부인과 함께 즐기는 삶이 더 건강함은 말할 필요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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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사용 설명서
전석순 지음 / 민음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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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사용 설명서>의 사용 설명서

 

1. <철수 사용 설명서>를 사용(독서)하기 전에 반드시 사용 설명서(서평)를 읽고 상황에 맞게 정확히 사용해 주십시오.

2. <철수 사용 설명서>는 국내용입니다. 사용 환경이 다른 국외에서는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3. 읽고 난 뒤에는 <철수 사용 설명서>를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습니다.

4.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은 홍보용일 뿐 작품의 품질을 책임지지 않습니다.

5. 사용 설명서를 읽지 않아서 생기는 뒤늦은 후회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 사용하기 전에

 

<철수 사용 설명서>를 사용하기 전에 일단 본인에게 적합한 모델인지, 선택한 모델이 맞는지 확인해 주십시오. <철수 사용 설명서>의 올바른 사용 및 장기간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해 본 사용 설명서를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작품의 재미와 의미는 읽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독서 중 별다른 의미도 없는 말들이 나열되어 있다거나 재미가 없다고 느낄 때는 사용 설명서를 참고하면 유용합니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다른 사용 설명서(서평)도 참고해 주십시오.

 

제품 보증서(오늘의 작가상 수상작)가 함께 들어 있으므로 잘 보관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지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라는 제품 보증서는 우리 시대 작가들의 수준이 어떤지 말해 줄 뿐, 작품의 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품명 : 철수 사용 설명서

크기 : 143mm*213mm

분량 : 227쪽

발행일 : 2011년 7월 1일

가격 : 11,000원

회사 : 민음사

 

* 재미 모드

 

<철수 사용 설명서>의 재미 모드를 사용하려면, 전원 버튼을 누른 후 원하는 재미를 입력하십시오. 드라마의 재미, 스릴러의 재미, 멜로의 재미, 판타지의 재미, 교양의 재미 등이 있습니다.

 

* 재미 모드의 사용 후기

 

"<철수 사용 설명서>를 처음 보았을 때,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재미 모드에 여러 기능이 있더라고요. 그렇지만 이내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눌러지는 버튼은 '말장난의 재미'밖에 없었거든요. 이를테면, 이런 식이죠. "엄마는 한국부모협회에서 지정한 자식의 기능이 시원찮을 때 할 수 있는 말 중 23번째 "내 속으로 나온 자식인데 누굴 탓해."를 두 번이나 연속해서 말했다."(141쪽) 문제는 처음부터 끝까지 비슷한 말장난 만으로 시종일관한다는 겁니다. 세상에, 비슷한 말장난만으로 어떻게 책 한 권을 읽을 수 있나요? 상품을 구입한 것에 후회가 되었죠. 그렇지만 누굴 탓하겠어요. 사용 설명서를 제대로 읽지 않은 제 잘못이죠."

 

* 의미 모드

 

<철수 사용 설명서>의 의미 모드를 사용하려면, 전원 버튼을 누른 후 원하는 의미를 선택하십시오. 취업 모드, 학습 모드, 연애 모드, 가족 모드가 있습니다. 의미 모드를 사용하려면, 끈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미리 말씀 드립니다.

 

* 의미 모드의 사용 후기

 

"의미 모드를 처음 보았을 때, 그럴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왜 그런 것들을 미리 생각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마저 했지요. 오늘날 20대는 자신이 쓸만한 상품인지 아닌지 끊임없이 점검하고 그것을 남들에게 인정받아야만 하는 세대가 되었기에 정말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적절한 풍자라고 생각했지요. 그렇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모두 읽고 난 지금은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취업 모드, 학습 모드, 연애 모드, 가족 모드 모두 '자학 모드'로 일관합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죠. "철수는 어떻게 해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결국 불량품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200쪽) 이토록 단조롭다면,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라는 품질 보증서는 대체 왜 있는 건지 알 수가 없더군요. 상품이 아니지만, 철저히 상품으로 인정받아야만 하는 오늘날의 20대. 그들은 스스로 상품이 아니라고 외치지 않기에 스스로 불행을 더 키우고 있죠. 말장난과 자학으로 얻을 것이 과연 무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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