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식 사고를 길러주는 영어표현사전
박정해 지음 / 베이직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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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글리시는 널리 퍼져 있다. 어설프게 조금 아는 영어 단어 몇 개 가지고 영어 대화를 하려다 보니 생기는 일이리라. 이는 영어 대화를 강요하는 세상이기에 그렇기도 하겠다. 어쨌든 제대로 배우지 않고 어설픈 단어 몇 개로 ‘말이 되지도 않는 말’을 아무렇게나 내뱉는 세상이다. 콩글리시가 워낙 널리 펴져 있다 보니, 주위에도 전염이 된다.

영어를 잘 모르는 나이기에 <영어 표현 사전>은 큰 도움이 되었다. 이 책은 무척 많은 예제를 담고 있다. 한국인들이 실수하는 콩글리시를 총망라했다고 할 수도 있을 같아 보인다.

이 책을 통해, 소개팅에 해당하는 영어는 blind date이며, 우리가 흔히 쓰는 meeting은 원래 업무나 사업에 관련된 모임이나 회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man to man이 ‘일대일’의 뜻이 아니라 ‘솔직한’, ‘직접적인’의 뜻이며, 일대일은 one to one이라고 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정말 조심해야 할 콩글리시도 있었다. 우리는 보통 연인을 lover라고 하는데, 영어권에서 이는 연인이 아니라 성적 파트너일 때 사용하는 말이라고 한다. 정말 큰일 날 콩글리시다.

영어를 잘 알지 못하는 내가 봐도 해괴한 콩글리시들이 꽤 있었다는 것도 놀라웠다. 이를테면, 짝사랑을 one-side love라는 하나 본데 정말 어설픈 조어 느낌이 팍팍 든다.

이 책은 단지 콩글리시의 잘못을 깨우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나아가 영어 단어들의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를 익히는 재미도 있다. 이를테면, appointment는 공식적인 약속을 의미하고, engagement는 공식적,비공식적인 약속에 사용할 수 있고, 더욱 구어적이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려면 plans(a plan과는 의미가 다르다)를 사용하면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알게는 되었지만, 자연스럽게 익혀 쓰려면 아직은 연습이 더 필요하리라.

이 책의 또다른 장점은 팁을 통해 미국의 문화를 소개했다는 것이다. 문화를 알아야 언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에 참 좋은 팁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어 공부에 참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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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라, 사랑할 시간이 없다 - 외롭고 서툰 이들을 위한 치유성장 에세이
신현림 지음 / 예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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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쓸쓸한 가을의 초입에 들어섰다.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들고, 귀뚜라미 소리가 살갑다. 신현림 시인의 산문집 <만나라, 사랑할 시간이 없다>는 이러한 때에 마침 어울린 책인 듯하다.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영성 책을 읽은 듯이 영혼이 맑아지며 깨끗해지는 느낌이랄까.

책에는 인생을 아름답게 바꿔줄 41가지 사랑법이 담겨 있다. 창조적 여행 떠나기, 커플이 끝까지 함께하는 법 익히기, 순수하고 우직하게 사랑하기, 매일 춤추기, 이쁜 밥 해먹기, 바라는 거 없이 선물주기, 무조건 믿어주는 가족 되기, 인생을 축제로 만들기, 내 영혼에 대해 고뇌하기 등 살가운 방법들이 가득하다.

작가가 직접 느끼고 스스로 삶을 바꿔가면서 쓴 진심 어린 '사랑법'이라 가슴에 더 와 닿는다. 또한 그렇기에 책 속에는 좋은 말귀들이 무척 많다.

쉽게 만나고 헤어지는 요즘, 만남마다 세심한 배려를 하기에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성과 위주의 경쟁 제일주의 세상에서 지친 몸으로 남을 배려하기는 더욱 어렵다. 그러나 이런 아름다운 책으로 마음을 깨끗이 씻고 나면 한결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주위를 돌아보고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이 책은 지친 삶을 토닥토닥 다독이며 위안을 준다. 실연의 상처를 입거나 애타게 사랑을 찾는 이에게도 좋아 보인다.

개인적으로 사진작가이기도 한 신현림 시인의 사진 에세이를 무척 흥미롭게 읽은 적이 있기에, 이 책에는 사진이 많이 실려 있지 않아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도 그런 개인적인 아쉬움과는 관계없이 무척이나 마음을 움직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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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동화집 1 안데르센 동화집 1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지음, 빌헬름 페데르센 외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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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디즈니 만화영화 속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책을 즐겨보았다. 화려한 컬러감과 한손에 쏙 들어오는 책 크기에 늘 가지고 다니면서 읽곤 했다. 정말 다양하고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았다. 백조공주, 인어공주, 완두콩 위에서 잔 공주, 엄지공주 등 공주시리즈와 미운아기오리새끼, 황제의 새 옷처럼 놀라운 이야기도 있었다. 아주 어렸을 때 읽었지만, 그림과 이야기가 여전히 선명하게 머릿속에 남아 있다. 누구나 마찬가지일 거다.

그때 읽은 이야기들을 이번 안데르센 동화집을 통해 다시 한 번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릴 때처럼 큰 감흥을 느끼기엔 내가 너무 나이 들어버린 걸까? 작고 귀여운 엄지공주의 파란만장한 이야기에 가슴 설레지도, 인어공주의 가슴 아픈 사연에 눈물 흘리지도 않았다. 다만 '아, 원래 얘기는 이랬었구나?' '이게 안데르센이 쓴 거였어?' 할뿐이었다.

하지만 나이를 헛먹은 건 아니었다. 보고 배운 게 있어서인지 동화가 다른 관점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안데르센이 살았던 19세기 초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고, 덴마크의 역사와 자연환경 또한 알 수 있었다. 특히 동화 이야기인 만큼 그 시대의 문화와 당시 사람들의 사고 또한 알 수 있었다.

가령, [들판의 백조]에서 마녀에 대한 중세 사람들의 태도와 미신들을 엿볼 수 있었다. [행복한 덧신]은 1400년대와 1800년대를 비교하며, 덴마크의 도시 정경이 아주 생생하게 묘사되고 있다. [작은 클라우스와 큰 클라우스]는 농촌의 부익부빈익빈이 현저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길동무]에서는 당시 사람들의 종교관을 엿볼 수도 있었다.

안데르센은 순수창작으로 동화를 쓰거나, 덴마크와 이웃나라들에서 전해 내려오는 민담을 각색해서 동화를 만들었다. 또 당시 동화들이 교훈과 도덕성에 집중했지만, 안데르센은 자유로운 상상력과 환상적인 이야기에 힘썼다.  

안데르센은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에 솔직했던 것이다. 그래서 안데르센의 동화는 환상적인 줄거리와 친숙한 소재와 묘사를 통해 인간의 욕망을 이야기한다. 굶주리지 않고 배불리 먹고 싶은 욕구, 현재의 시련을 견디고 성공하려는 욕구, 신분상승의 욕구, 상대의 사랑을 얻고자 하는 욕구 등을 투박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그 욕구는 환상의 힘으로 대리 만족된다. 그의 동화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시공주니어에서 나온 이 책은 번역이 깔끔하고 그동안 볼 수 없던 안데르센의 작품도 소개해 의미가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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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커노믹스 - 세계를 열광하게 만든 가장 아름답고 잔혹한 경제학
사이먼 쿠퍼 & 스테판 지만스키 지음, 오윤성.이채린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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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혼란의 세계에서 질서를 읽어내는 책이다.

리그 성적표, 사회적 네트워크와 월드컵 성적의 관계, 축구 클럽과 도시의 관계 등에서 숨겨진 질서를 찾아낸다. 그리고 질서를 찾는 데 유용한 도구로 수학을 이용한다. 

우선 이 책은 월드컵에서 잉글랜드가 항상 예상보다 못한 성적을 거두는 이유를 분석한다. 그 분석 과정에는 경제 발전을 설명하는 개발경제학, 사회적 네트워크 등의 도구를 이용한다. 분석 결과, 잉글랜드가 월드컵에서 예상보다 못한 성적을 거두는 것은 '월드컵 때마다 운이 나빠서'가 아니라, 그 성적이 잉글랜드에게 맞는 성적이라고 주장한다. 

이어 저자는 통계학의 다중 회귀 기법을 이용해 잉글랜드가 월드컵에서 이룬 성적이 자신의 실력에 맞는 것임을 입증해 보인다. 그래서 저자는 잉글랜드가 중심에서 밀려난 지 한참이나 되었는데도, 잉글랜드 사람들은 자기네 나라가 세계 축구의 중심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버리지 못한다고 따끔하게 지적한다. 

축구에 한 식견 있는 이라면 누구든 어떤 주장이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이 놀라운 것은 수학, 경제학, 통계학의 방법을 이용해 그릇된 믿음을 깨며 주장을 내놓는다는 사실이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바로 이러한 점이다. 

축구 클럽은 신생 산업 도시에서 세를 확장해

뛰어난 축구 클럽이 있는 도시를 분석한 부분도 무척 흥미로웠다. 여기서는 사회학적 분석이 이루어진다.

맨체스터의 경우를 보자. 맨체스터는 19세기 급격한 산업화가 이루어진 도시다. 고향을 떠난 이주민이 이곳 공장으로 몰려들었다. 이주민의 많은 수가 지역 축구 클럽에 들어갔다. 이들은 축구를 통해 과거 고향에서 느낀 공동체의 소속감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유럽 최고의 축구 도시 대부분이 맨체스터와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신생 산업 중심지가 형성되고 그곳에 불행한 시골 사람들이 떼로 몰려든다. 이주자들은 마음 붙일 곳을 찾아 헤매다 결국 축구를 만난다. 그래서 축구 클럽은 신생 산업 도시에서 나타나 세를 확장한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산업과 축구의 유대를 읽어낸다. 맨체스터, 토리노, 밀라노, 이스탄불, 바르셀로나 등. 이 도시에는 어마어마한 인구가 유입했고, 낡은 질서가 자취를 감추었으면, 주민의 지역 소속감이 약했다. 그 결과, 정서적 공백이 생겼고, 이를 메워야 했다. 이는 전통적인 상류층이 남아 있는 도시와 비교하면 더 잘 드러난다.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켄터베리 등에는 안정적인 상류 계층이 있었고, 이들에는 축구 클럽이 없다. 즉 안정적인 질서를 유지하는 과거의 도시에는 주민들이 지역에 정착하기 위해 축구 클럽을 매개로 삼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반면 신생 산업 도시에는 축구 클럽과 충성스러운 팬, 클럽을 위해 싸우는 선수들, 그리고 돈을 대는 지역 유지가 있다. 지역 팬들과 후원자들은 자기 지방의 자존심이 약해지고 있다고 느낄 때 클럽을 지원한다. 마치 중세인들이 성당을 건축했던 것처럼.

사업과는 거리가 먼 축구 클럽

내 생각에 저자의 결론은, 축구 클럽은 사업처럼 운영하면 축구도 못하고 사업도 안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좋은 성적을 내는 것과 수익을 내는 것 사이에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고 분석한다. 

그 외에도 통계학을 이용해 축구에만 존재하는 '페널티 킥'이 경기의 흐름을 뒤바꾸지 않는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페널티 킥은 결국 경기의 흐름을 잡은 팀에게 주어진다는 것이다. 이렇듯 여러 가지 흥미로운 분석들이 담겨 있다. 

축구를 소재로 이토록 다양한 학문적 분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큰 자극이다. 내게 이 책은 혼란의 세계에서 질서를 읽는 방법을 깨우치는 훌륭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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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바꾼 운명적 만남 : 한국편 - 김유신과 김춘추에서 김대중과 김영삼까지 역사를 바꾼 운명적 만남 시리즈 1
함규진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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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표지를 보았을 때, 좀 의심이 들었다. 촌스러운 표지 때문에 내용도 그저그렇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막상 책을 펼쳐보니, 그런 의심은 싹 가셨다. 

우선 구성이 재미났고, 저자의 노력도 보였다. 그간 라이벌 관계인 인물을 통해 역사를 보는 책이 있었는데, 이 책은 그런 설정에서 훨씬 더 나아간다. 이 책이 다루는 역사적 만남에는 라이벌 관계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저자는 훨씬 다양하게 구성했다. 즉 다섯 가지 만남을 설정했는데, 그것들은 '물과 고기의 만남', '불과 얼음의 만남', '불과 나무의 만남', '산과 바다의 만남', '구름과 구름의 만남'이다. 이들은 각 부의 제목이기도 하다. 제목만 그렇게 정한 것이 아니라 실제 각 항목에서도 그 재미를 잘 살려 읽는 재미를 더했다. 역사의 지식을 익히거나 관점이나 시각을 보는 것은 당연하고, 그것을 넘어 각 만남의 의미를 살펴보는 재미까지 더한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의 또다른 큰 매력은 소설적 구성의 적절한 활용이다. 소설적 구성은 잘못하면 역사적 사실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워야 하지만, 이 책은 문헌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소설적 구성으로 독자를 생생한 역사의 한복판으로 데려가 역사적 의미를 더욱 살리는 데 능숙하다. 추상적인 설명만으로는 만남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다가오지 않지만, 독자를 역사의 현장으로 데려가는 소설적 구성에서는 그 의미가 한층 더 살아난다.

 역사를 이끈 인물들의 얘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게다가 역사란 결국 인간의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역사의 인물을 다룬 책이 많고 독자의 관심을 많이 끄는 것일 테다. 그런데 그런 책들이 흔히 놓치는 것 중 하나가 인물에 주목하다보니, 사회 구조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인물 이야기로 흥미롭게 이끌어가면서도 사회 구조도 놓치지 않고 본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인물들도 꽤 있었다. 대표적으로 이예순과 오언관이 그랬다. 유교가 국시이던 조선 사회에서 '감히' 불교 공부에 정성을 쏟은 인물들이다. 더구나 둘은 오해받기 딱 좋은 관계였다. 친구의 아내였던 것이다. 그렇지만 둘은 당시 사회적 관습을 뛰어남어 남녀를 초월해 도반으로서 불법을 받들었다.

 그 외에도 쿠빌라이와 협상한 왕식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전쟁을 마무리하고 평화를 연 그들의 정세인식과 판단, 그리고 신뢰가 돋보였다. 결론적으로 <역사를 바꾼 운명적 만남>은 인상적인 역사적 만남이 많이 담긴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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