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꾼 운명적 만남 : 한국편 - 김유신과 김춘추에서 김대중과 김영삼까지 역사를 바꾼 운명적 만남 시리즈 1
함규진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8월
평점 :
일시품절


처음에 표지를 보았을 때, 좀 의심이 들었다. 촌스러운 표지 때문에 내용도 그저그렇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던 것이다. 그렇지만 막상 책을 펼쳐보니, 그런 의심은 싹 가셨다. 

우선 구성이 재미났고, 저자의 노력도 보였다. 그간 라이벌 관계인 인물을 통해 역사를 보는 책이 있었는데, 이 책은 그런 설정에서 훨씬 더 나아간다. 이 책이 다루는 역사적 만남에는 라이벌 관계도 있을 수 있겠지만, 저자는 훨씬 다양하게 구성했다. 즉 다섯 가지 만남을 설정했는데, 그것들은 '물과 고기의 만남', '불과 얼음의 만남', '불과 나무의 만남', '산과 바다의 만남', '구름과 구름의 만남'이다. 이들은 각 부의 제목이기도 하다. 제목만 그렇게 정한 것이 아니라 실제 각 항목에서도 그 재미를 잘 살려 읽는 재미를 더했다. 역사의 지식을 익히거나 관점이나 시각을 보는 것은 당연하고, 그것을 넘어 각 만남의 의미를 살펴보는 재미까지 더한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의 또다른 큰 매력은 소설적 구성의 적절한 활용이다. 소설적 구성은 잘못하면 역사적 사실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러워야 하지만, 이 책은 문헌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소설적 구성으로 독자를 생생한 역사의 한복판으로 데려가 역사적 의미를 더욱 살리는 데 능숙하다. 추상적인 설명만으로는 만남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다가오지 않지만, 독자를 역사의 현장으로 데려가는 소설적 구성에서는 그 의미가 한층 더 살아난다.

 역사를 이끈 인물들의 얘기는 언제나 흥미롭다. 게다가 역사란 결국 인간의 이야기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역사의 인물을 다룬 책이 많고 독자의 관심을 많이 끄는 것일 테다. 그런데 그런 책들이 흔히 놓치는 것 중 하나가 인물에 주목하다보니, 사회 구조를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인물 이야기로 흥미롭게 이끌어가면서도 사회 구조도 놓치지 않고 본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인물들도 꽤 있었다. 대표적으로 이예순과 오언관이 그랬다. 유교가 국시이던 조선 사회에서 '감히' 불교 공부에 정성을 쏟은 인물들이다. 더구나 둘은 오해받기 딱 좋은 관계였다. 친구의 아내였던 것이다. 그렇지만 둘은 당시 사회적 관습을 뛰어남어 남녀를 초월해 도반으로서 불법을 받들었다.

 그 외에도 쿠빌라이와 협상한 왕식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전쟁을 마무리하고 평화를 연 그들의 정세인식과 판단, 그리고 신뢰가 돋보였다. 결론적으로 <역사를 바꾼 운명적 만남>은 인상적인 역사적 만남이 많이 담긴 흥미로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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