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삼면기사, 피로 얼룩진
가쿠타 미쓰요 지음, 민경욱 옮김 / 상상공방(동양문고)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삼면기사'는 일간 신문의 사회면 기사를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미담보다는 각종 사건 사고들이 가득한 사회면의 기사들..삼면기사,피로 얼룩진은 일본의 이런 사회면 기사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를 담고 있다. 26년 전 살해된 한 여자의 시체 속에 숨은 비밀이야기 <사랑의 보금자리>,연인의 아내 살해를 의뢰한 한 여자의 사연 <밤 불꽃놀이>,16세 고교생 소년을 자신의 집에 감금한 한 이혼녀의 이야기 <저 너머의 성>,담임 급식에 약물을 섞은 두 여학생의 이야기 <영원의 화원>, 괴한에 의해 집에서 살해된 여중생 죽음의 진실 <빨간필통>,치매 노모를 유기한 한 남자의 사연 <빛의 강>등 6개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었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편은 <영원의 화원>과 <빨간필통>이었다. 하나는 두 친구의 이야기 이고 하나는 두 자매의 이야기다. 지금의 친구가 너무 좋아서 친구가 성장하지 않길 바랬고, 친구가 좋아했던 선생님의 급식에 함께 약물을 섞었던 여중생들,동생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던 언니의 슬픈독백과도 같았던 슬픈이야기. 중학생,고등학생이었던 그 당시에만 느낄 수 있고 가질 수 있는 그런 감정들을 섬세하게 잘 표현해 낸 것 같다. 조금은 어렸기에 조금은 몰랐기에 할 수 있었고, 저지를 수 있었던 일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매 장마다 진짜 신문에서 발췌한 기사의 일부분을 볼 수 있었다. 볼때 마다 '이런 사건들이 진짜로 있었구나' 하고 실감하곤 했었다. 물론 이런 기사들에는 어떠했다는 결과만 나와있지 자세한 내막은 나와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 일이 있기 까지의 기사 속 인물들의 삶이나 생각등 과정은 잘 알 수 없다. 그래서 작가는 자신의 상상력이 더해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이러한 일들이 담겨져 있을지도 모른다고..사실은 이렇게 슬픈 사연이 숨겨져 있는 거라고 알려주고 싶었던 것 같다. 결말은 이렇게 나쁘게 나타나 버렸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을 조금은 측은하게 봐달라고 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요즘은 실제 기사에서 누가 자살을 했고, 살인을 저질렀고 이런 일들이 부지기 수다 보니 별로 놀라지도 그다지 신경을 기울이지도 않게 되는 것 같다. 왠만한 일은 그냥 지나쳐 버리기 일쑤인 요즘..사회면 기사들을 다시 한번 펼쳐봐야 겠다. 그리고 결과가 아닌 동기와 과정을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그들에게는 남모를 슬픈 사연이 담겨져 있는 건 아닐까 다시금 생각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