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코짱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 20
호시 신이치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호시 신이치의 책을 소개 받았다. "특이한 것 좋아하시면 읽어보세요."라고. '호시 신이치' 적어두었다. 그리고 며칠 뒤 친구의 집에 방문하게 되었다. 서가에 있는 책들을 보고 책 이야기 나누다. 친구가 읽어보라며 몇 권을 빼준다. "저번에 빌려간 책 다 못읽었어. 안 가져갈래." 친구는  괜찮다며 읽고 싶은 책 먼저 읽고 달란다. 그래서 녀석이 빌려준 책을 챙겨왔는데 그 중에 호시 신이치 책이 섞여 있었다.    

  호시 신이치(일본어: 星 新一(얼핏 잘못보면 신성일이잖아^^ 뭐 '신'자가 달라서 그렇지ㅋ), ほし しんいち, 1926년 9월 6일 - 1997년 12월 30일)는 일본의 소설가이자 SF 작가이다. 도쿄에서 태어나 자랐다.단편소설보다도 짧은 '숏트숏트'작품을 많이 남겼으며 높은 작품의 질을 유지하면서도 다작을 남겨 '쇼트쇼트의 신'이라고 불려 전 생애에 1001편이상의 작품을 남겼다. '코마츠 사쿄', '쓰쓰이 야스다카'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SF작가로서 알려져 있다. -위키백과 

  아무도 이야기를 안해줘서 저런 사람인 줄 몰랐다. 그저 그로테스크한 사람이라고 회자될 뿐. 숏트숏트란 장르자체가 무척 낯설고 특이하다. 아라베스크한 특징도 있다. 그가 남긴 1001편의 이야기가 천일야화를 연상시킨다. 내용도 짧은 것이 밤에 잠자리 들기 전에 한편씩 읽고 자면 마치 샤흐라자드의 세련된 스토리텔링을 듣는 듣한 기분이지 않을까. 

  '살인청부업자입니다'란 숏트숏트에서 저주로 사람을 죽인다는 여성 청부업자가 나온다. 교묘한 수단으로 상대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주어서 심장을 약하게 만들어 죽게 만든다는...^^;; 내가 재해석한 '살인'이란 단어랑 비슷하다. 호시 신이치 나보다 일찍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이구나. 만약 당신이 현재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살인청부업자의 짓인지 의심해볼 것.^^ 무척 짧은 이 이야기 속에서도 반전이란 것이 숨어있다. 어디에? 에? 에계? ^^;;

에샬롯어 사전  

살인: 개체가 스스로 나자빠질 때까지 가만히 두고 보는 것. 어차피 인간이란 1세기 안에 자연 소멸하는 존재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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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샬롯 2009-08-19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짤막 짤막한 이야기를 읽다가 이야기가 꼭 버스 정류장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난 지금 '유괴' 정류장을 지나 '친선키스' 정류장으로 가고 있다. '친선키스'는 아주 더러웠지만 '돈의 시대'는 아주 기발하다. 어떻게 1권의 책에 36편이나 되는 이야기가 있는 거야.;;
 
오체 불만족
오토다케 히로타다 지음, 전경빈 옮김 / 창해 / 199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책은 99년 초판 3쇄 4월 20일. 신간이었군. 내가 이 책의 첫번째 주인은 아니고 중고서적으로 구입한 거라 몇 번 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변이 없는 한 마지막 주인이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피로 추정되는 얼룩이 있어 찜찜했다. 옛날에 어머니께서 말하시던 폐병쟁이의 책인가.;; (어머니께선 폐병쟁이가 읽었을 수도 있다시며 중고책을 못사게 하셨다.ㅋ 요즘엔 폐병 없잖아요.ㅋ) 그러고 보면 이 책도 출간된지도 10년이 지났구나. 봐야지 미루다가 이제서야 읽은 것은 아니고. 어렴풋이 제목 정도는 알고 있었었는데 드디어 오늘 만나게 된 것이다. 오토다케 히로타다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란 의문을 가져보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안철수 씨가 그랬던가 책을 아주 좋아해서 책안에 모든 것을 다 읽는다고. 나도 그런데^^ 꼼꼼히 읽는 것 좋아한다. 아 그렇게 안 읽는 책도 있지만 계발서는 잡지보듯 읽으니깐. 이 책 뭐 큰 기대를 가졌거나 진지지하게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본 책은 아니다. 그저 머리가 무거워서 기분전환용으로 뽑아든 책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책은 정말로 나에게 휴식을 주었다. 머리말을 읽다가 눈물까지 쏟게 하다니 짓궂은 구석도 있다. 오토가 태어난 산부인과에서는 오토가 심각한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라 산모에게 보여주는 것을 1달이나 미루었다고 한다. 오토를 처음 본 그의 어머니가 한 말씀에 눈물을 아니흘릴 수가 없었다. "어머, 귀여운 우리 아기..." 어머니에겐 정상, 비정상이 아닌 그냥 내 아기였던 것이다. 오토에게 처음 느꼈던 감정은 '놀라움'이 아니고 '기쁨'이란다. 

  오토는 참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다. 사랑받고 자란 사람은 티가 난다. 오토는 그 티를 팍팍 내고 있다. 왜 이렇게 잘난척이야 아니꼬울 정도로.^^ 오토의 부모님께서는 교육에 관한한 극성적인 부모라고 했는데 정말 아이에게 더 없이 좋은 교육을 해주신 것 같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으로 크는 건데 아버지나 어머니 각자의 힘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함께라면 더할 나위없이 좋다. 시너지 효과다. 오토를 봐라. 잘난척을 좀 해서 그렇지 완벽하잖아.^^ 오토가 사람들을 긍정적으로 보는 부분을 읽고서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참 좋은 사람일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오토의 부모님께서 오토를 장애아동시설에 보내지 않고 일반 유치원에 보낸 것은 인상 깊다. 지금이야 통합교육이라고 장애아동도 일반교육시설에 다니지만 그 때는 이례적인 일이었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준 사회도 참 고마울 따름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말이다. 오토가 처음 유치원에 갔을 때 아이들은 " 왜 이러니? 왜 이렇게 됐는데?" 서슴지 않고 물어본다.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 불편한 배려 같은 것 없는 순수한 모습이다. 나도 궁금했다. "그렇게 팔, 다리가 없음 통증은 없니?" 오토가 나중에 말해줬지만 (책에서^^;) 선천적으로 팔과 다리는 없지만 뼈가 자란단다. 아우 그렇구나.;; 나 너무 몰랐던 것 같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도 오토는 보통학교에 간다. 초등학교 입학을 하게 되었을 때 처음엔 문전박대를 당했다고 한다. '토토 학교로 보내세요.'란 생각이 잠시 들었다. 일본이 아주 폐쇄적이고 획일적일 것 같은데도 의외인 모습들에 놀랐다. 대안교육, 통합교육, 열린교육 지금 우리들이 하는 그 모든 교육들을 일찍이 하고 있으니 말이다. 오토는 초등학생 시절 선생님도 잘 만났다. 다카기 선생님은 '같은 것은 같게' 오토가 보통 사람과 같다는 인식하에 평등하게 대해주셔서 "혼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하게 내버려 두자, 그 대신 도저히 혼자 할 수 없는 것은 모두가 힘을 합해 도와주자" 고 하신다. 오토가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5학년 때 담임이시던 오카 선생님은 '다른 것은 다르게' 오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주신다. 오토가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도록. 참 오토는 스승을 잘 만난 것 같다. 헬렌과 설리번 선생님 처럼 말이다.  

  운동회에서 오토가 달리기를 하는 것을 보고 생각나는 일이 있다.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우리반 친구들 이야기이다. 우리반에 소아마비 친구가 있었는데...(소아마빈 줄 몰랐다. 인식조차 못했다. 다른 건 다 같은데 달리기를 할 수 없단다. 그렇구나.) 아무튼 이 아이도 안 뛸 수도 있었을 것이지만 뛰었고 당연히 꼴지를 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단독 꼴지는 아니었다는 것. 친구들이 다 함께 뛴 것이다. 그 아이의 어머니께서 무척 감동하셨었었다. 착한 아이들...^^ 그 착한 아이중 한 아이 별명이 황소똥이었는데..ㅋ 아..소아마비였던 친구를 특별히 기억 못하는 것은 그 아인 달리기만 못할 뿐 다른 건 다 잘했다. 불쌍한 사람이 아니라서;;  

  장애인이란 단어가 엄청나게 나오는데 (당연하지 이 사람아 장애인 이야기니깐. 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그 단어를 하도 많이 보니깐 장애인이 애인이로 보인다. 아..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감상이 떠 오른다. 장애인, 그저 사람이라는 것. 장애인의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남녀의 사랑이야기였다. 그리고 우리는 평범한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을 뿐. 장애인을 특별하게 볼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들보다 우월하게 생각은 오산. 장애란 선천적일 수도 있고 후천적일 수도 있어 장애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나와있듯 고령자, 언젠가 사람은 늙고 힘이 없어지기 마련이다. 다만 우리는 서로 도우며 살아갈 뿐. 차별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오토다케 히로타다는 현재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단다. 그와 딱 맞는 직업인 것 같다. 아이들 속에서 웃음꽃을 피우고 있을 그를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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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친구집에서 홈파티를 한다.  

파티음식은 내가 하기로 했다. 

음 전채 요리는 해파리 냉채   

메인 요리는 해물 토마토 스파게티  

맥주안주 치킨, 감자, 휠 터치 구이..^^;;  

(아사히 맥주로 마시겠다던 친구에게 버럭  

맥스 먹어..;;)

아..디저트가 아직 미정..^^    

티타임 해야하는데 ... 

굉장히 맛있게 만들어야지.

매일 매일 파티했음 좋겠다.   

파티 메뉴 짜는 거 즐거워.ㅋ 

다음엔 크림 소스 스파게티 해줘야지 ㅋ

아하하 살찌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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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포터 - Miss Pott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미스 포터>의 출연진을 보고 르네 젤위거보다 이완 맥그리거가 먼저 소개되어 있어 버럭.; 그녀 옹호자가 아니라 미스 포터 이야긴데 미스 포터 역이 먼저 나와야하는 게 당연해서.;; 그리고 이완 맥그리건지 몰랐다.^^;; 못알아봐서 미안.  

내가 좋아하는 피터 래빗과  비아트릭스 포터의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알고 있었는데 당연하지..ㅋ 내가 그녀를 좋아하니까.  

세살 많던 가정교사가 결혼을 하여 아이가 생겼는데..그 아이에게 편지로 동화를 보낸 것이 지금의 피터 래빗의 시초란다. 삽화를 채색화로 수정하는 것을 조건으로 출판사와 계약을 맺었단다.원래 작가는 부유한 가정에서 그림과 편지쓰기를 가정교사에게 배웠었고(좀 산다는 집에선 일반적이었단다. 지금의 조기교육과 유사했나보다.) 본인도 무척 즐거워 했단다. 작가는 권당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여 많은 어린이들이 피터 래빗을 만날 수 있게 했단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마음씨도 참. 참하다. 

영화에 그녀의 그림들이 살아다녀서 좋다. 너무 예뻐. 아이랑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은 영화다. 영화는 책을 출판하는 과정과 그녀의 어린 시절을 두루 보여준다. 포터양 부유한 것은 알고 있었는데 저렇게까지 잘 살았다니. 영국 귀족이었구나. 어린시절의 행복한 기억도 풍부하고 뛰어난 관찰력과 표현력까지 피터 래빗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구나.   

 오 유럽풍 도자기 내 스타일이야.;; 포터양은 노처녀였다. 아니 결혼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동화책 낼 생각만 하는 당당한 독신녀. 아닌가 아무튼 미혼녀.^^ 그녀의 맞선남들을 보니 결혼할 맛이 안날 것 같긴 하다.;; 우..;; 재미없어. 그런 그녀에게 딱 하나 재미난 것. 피터 래빗이다. 그녀의 책 출판을 맡게된 노만 워른. 출판사를 경영하는 형들과 함께 일하게 되면서 받은 첫번째 임무다. 사실 형들은 기대도 안하며 말아먹어도 상관없다며 말아먹길 바라는 것 같기도 하고..;; 그에게 일을 맡긴다. 그녀가 계속 책을 내도록 격려해주는 아주 고마운 사람인데 둘이 결혼하면 좋을 것 같다. 결혼해라.ㅋ 포터씨. 그녀의 아버지 참 다정한 아버지구나. 그래서 그녀가 그리도 사랑스럽구나. 그녀 뚝심도 있고 고집도 있고 당찬 면도 있구나. 저돌적여. 

 내가 모르는 이야기구나. 그녀 재능도 탐나지만. 저 독립적은 성격과 뼈속부터 우러나오는 당당함과 변호사 뺨치는 화술이 더 부럽네. 내가 부러워하는 몇 안되는 사람들 중 하나야. 미스 포터. 잔잔한 감동이 있는 영화였구나.

 이야기 첫 줄을 쓸 땐 늘 가슴이 설렌다.  

목적지를 안 정한 여행처럼. 

이번에 온 곳은 내 고향.

피터 래빗 식기 세트 좋아.^^ '지금 몇시니 피터 래빗?'도 갖고 싶고 그녀의 책 1쇄본도 갖고 싶다. 세상 어딘가에 있겠지? 내게로 와라.ㅋ 시크릿의 마법을 거는 중..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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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적은 말한다 - 글씨로 본 항일과 친일
구본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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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번주 '뉴스 후'를 보고 여러가지를 생각했다. 미실이 등장한다는 <화랑세기>는 필사본으로 그 진위의 여부 때문에 미실의 존재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 이 <화랑세기>는 일본에서 적어왔다는데 일본에 원본이 있다는 이야기? 이토 히로부미가 규장각에서 빌려간 (대출목록엔 이름이 등재되어 있지 않으니 엄밀히 말하면 훔쳐간) 고서가 3000권이고 그 연체료만 해도 37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리고 어림잡아 일본에 있는 한국고서는 5만권에 이른다고 한다. 이럴수가. 정조는 다독가였다고 한다. 책수집이 취미여서 신하들이 청에서 진귀한 책들을 구해오면 몹시 기뻐했다고 한다. 정조가 지하에서 통곡할 일이다. 지키지 못한다는 건 큰 죄다. 이제라도 우리의 문화재들을 돌려받도록 힘써야지 않을까.  

  이토 히로부미의 장례식은 국장으로 치렀다고 한다. 그래서 생각해 봤다. 우리 지폐에 안중근 의사가 선정된다면 어떻게 될까. 외교에 지장이 있으려나. 개인적으로 5만원권 도안인물에 신사임당 말고 유관순 열사가 선정되었으면 했는데. 신사임당 위인인 것은 인정하는데 시대상에는 조금 부적합한 것 같다. 21세기 진취적인 여성상이 필요하지 않을까란 생각으로. 

  '뉴스 후'를 통해 기록이란 것에 대해 재고를 해보았다. (고문서 읽으시는 여성분 멋지셨어요. 나 한자 잘 못하는데 다시 배워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요.) 그리고 우연히 이 책과 마주쳤다. 필체는 사람의 특징을 어느 정도 반영하는 것은 알고 있었던 터라 더욱 구미가 당겼다. 이 책에서는 이토 히로부미의 글씨도 안중근 의사의 글씨도 다 만나볼 수 있다. 친절도 해라.  

  저자의 직업은 검사라고 한다. 증거 모으듯 모으는 것이 버릇이 된 것 같다. 검사가 되기 전에도 수집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하니 직업적 특징이 아니고 작가의 본질적인 특징일지도. 나는 수집하는 것을 좋아지 않으나 (정리를 못해서 싫어한다. 책도 소장안한다.) 수집에 소질이 있는 저자 덕분에 평소 존경했던 인물들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어 고마웠다.  

  저자는 수집하기엔 간찰이 비교적 가격적인 면에서 저렴하다고 했는데 가격도 가격이지만 그 글씨의 아름다움이란 정말 소장의 가치가 있어 보인다. 그런데 왜 싸지? 아이러니하게 말이다. 아직은 저자의 말처럼 간찰의 가치가 낮게 형성되어 있는 것 같다. 저자에겐 고맙고도 애석한 일이다. 처음엔 무턱대고 수집하던 저자는 항일과 친일이란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수집을 하게된다. 자신의 수집을 재미를  더하기위한 방편이었던 것이 이 책의 모티브가 된 것이겠지.  

  뇌의 지문, 뇌의 흔적 글씨를 살펴보면 사람의 성격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단다. 글자체로 성격을 분석하는 것을 이해하기 쉽게 잘 적어두었다. 난 평소 지나치게 글씨를 작게 쓰는 경향이 있어 소심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고민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마음이 가벼워졌다.  

  책에선 항일과 친일한 인물들의 글씨를 꼼꼼히 비교해 주었는데  대체적으로 항일 운동가는 글자의 크기가 작고 모양이 정사각형으로 균형이 잡히고 유연성은 떨어지며 글자간격이 좁고 행의 간격은 넓고 규칙성이 있으며 글을 쓰는 속도는 떨어진다고 한다. 약간 바른 생활형이라고 할까. 한마디로 글자를 또박 또박 쓰는 타입. 친일파들의 글은 항일 운동가와는 반대로 크기가 크고 모양이 좁고 긴 형태이며 유연하고 글자의 간격이 넓으며 행의 간격이 좁고 규칙성이 없고 속도가 빠르다고 한다. 좋게 말하면 유연성이 뛰어나다고 할까. 자유분방하달까. 항일은 좋고 친일은 나쁘다. 그러나 항일의 글자는 좋고 친일의 글자는 나쁘다는 소리는 아니다. 다만 대체적인 그런 특징을 보였다는 것. 그리고 그런 특징을 벗어나는 인물들도 있다. 내가 놀란건 이완용이 당시 명필가였다는 것. 서체라면 아무 것도 모르는 나의 눈에도 잘 써 보였다. 그러나 그의 친일 행적 때문에 현재 높게 평가되지 않는단다. 오적이지만 잘 썼다. 가람 이병기 선생의 단정한 글도 인상적이다.  끝까지 독립운동에 힘쓴 여운형 선생과 독립운동을 하다가 친일로 돌아서는 몽양의 동생 여운홍, 두 형제의 글씨체를 비교 하는 것도 재미있다. 친일관료 조민희씨의 글씨는 불안정하고 혼란스럽댔는데 내가 받은 느낌은 부드러움과 자유로움이었다. 

  저자는 따뜻한 사람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친일한 자들도 가련하게 보는 눈을 가졌으니. 최린은 기미독립운동에 참여하지만 훗날 변절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반민특위에 체포된다. " 민족 앞에 죄지은 나를 광화문 네거리에서 사지를 찢어 죽여라", '자결하거나 망명하거나 일제에 협조할 수밖에 없던 사면초가의 상황' 어쩌면 그를 욕할 자격이 내게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 상황에서 장담을 못하겠기에. 변절이란 인간의 나약하고 초라한 모습이었다. 반면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굴복하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들을 나의 아이의 머리에, 가슴에 새겨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글씨 수집 방법까지 자세히 알려준다. 부록으로 성공하는 사람들의 글씨체 설명과, 역대 대통령의 글씨체 분석까지 저자의 세심함이 느껴진다. 글씨는 그 사람의 또 하나의 모습이구나란 생각이 들어 예쁘게 적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기록의 섬뜩함도 느꼈다. 별별 것이 다 기록되고 보관되고 있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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