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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 세대유감 - 386세대에게 헬조선의 미필적고의를 묻다
김정훈.심나리.김항기 지음, 우석훈 해제 / 웅진지식하우스 / 2019년 7월
평점 :
"우리 땐 말이야..."로 시작하는 잔소리가 쏟아져 나온다. 386 세대의 우월감은 그 어떤 세대와도 비교할 수 없다.
"모든 세대는 자기 세대가 앞선 세대보다 더 많이 알고 다음 세대보다 더 현명하다고 믿는다"라는 조지 오웰의 말은, 386세대에 가장 잘 들어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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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 독재정권에 맞섰으나 이후엔 그 정권들이 내놓은 정책의 혜택을 받아 노후까지 달콤한 과실을 맛보게 된 386세대의 역설적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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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천이 나뉜 노동의 비뚤어진 그림자는 스멀스멀 바닥을 넓혀왔지만 세대에 따라 그 짙음의 정도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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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는 갑질, 헬조선과 맞닿아 있다. 이들은 모두 공정하지 않음을 문제 삼는다. 왜 공정하지 않은가. 걸핏하면 '법대로 해'를 외치지만 법과 제도가 원칙대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쁘고 급하면 언제든 우리 사회 '갓길'에서 전력질주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고 생각하는 기득권들이 너무도 많다. 당최 믿을 구석이 없으니 한국 사회 신뢰도가 선진국 가운데서도 바닥을 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그래서 요즘 용감한 반(反)꼰대들은 수시로 묻는가. " 그거 규정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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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은 당사자가 할 때 가장 힘이 세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나를 대신해 싸워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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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후퇴하고 있다. 고등학교 성적이 개인의 미래를 결정하는 나라, 도전했다 실패하면 인생 낙오자가 되는 나라, 부모의 경제력이 자식의 기회를 결정하는 신분세습의 나라, 노동이 멸시되고 돈이 추앙받는 나라, 나라의 부는 커졌지만 나라에 대한 신뢰는 뒷걸음질 치는 나라가 현재의 대한민국이다. 386세대가 꿈꿨던 대한민국이 이런 모습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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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하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세상은 30여 년 전 386세대가 눈물을 흘리며 바랐던 그 세상과 다르지 않다. 그들이 바랐던 혁명이 아직 매듭지어지지 않은 현재 진행형이라면, 세대 독점의 해소는 비록 늦었지만 혁명의 완결로 가는 길일 수 있다. 이제는 혁명의 열정을 뽐내는 주체가 아니라 염치와 배려의 미덕을 풍기는 혁명의 지원군으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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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화발에 짓밟힌 주권을 되찾고자 목숨을 바치고, 청춘을 바치고, 목이 터져라 외치던 독재정권 타도, 유신철폐 그리고 민주주의를 바랐던 386세대가 현재를 얼마나 망치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책이었다.
민주화를 무색하게 만들고, 평등이란 애초에 없었던것처럼, 자신의 밥그릇만을 지키기 급급해, 청년들에게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을 선사하는 세대.
그때 민주화를 외치고, 평등을 외치던 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것일까.
사회전반 걸쳐 정치, 문화, 사회, 경제, 교육 모든 분야에 걸쳐 그들은 뿌리깊게 자신들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고, 어떤 누구에게도 균등한 기회와 평등을 허락하지 않는다.
엄청난 임금격차, 집값 상승, 자식을 위해 논문의 공동저자에 이름을 올려달라 부탁하는 것 역시 386세대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일반화의 오류는 아니지만, 분명한것은 그것들을 누리고 있는 기득권층이 386세대의 일부라는 것은 사실이다. 일부 계층들이 지나치게 많이 가진 탓에 누리지 못한 이들이 있다는 것,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대학생들 대열에 끼지는 못했어도 묵묵하게 자신만의 일을 해온 386세대가 있다는 것도 역시 잊어서는 안된다.
심해진 빈부격차로 인해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계속 되고, 부의 되물림도 신분과 계급의 세습, 불평등, 양극화 현상들은 언제까지 계속 될까.
시대를 잘 만나 많은 부를 축적했지만, 그것들로 인해 헬조선을 만들게 된 장본인이 되기도 한 386세대.
균등한 기회와 평등하고 정의로운 세상.
그때 그 시절처럼 그들이 나서주면 참 좋겠다.
386세대가 빗장을 풀어버린 판도라의 상자에서 온갖 괴물들이 튀어나왔지만, 그 끝에 남아 있다던 희망은 아직도 상자 속에 숨어 있는 것일까? p.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