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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 괴물이 된 이십대의 자화상 ㅣ 지금+여기 3
오찬호 지음 / 개마고원 / 2013년 12월
평점 :
이십대의 상황을 분명한 사회문제라고 다들 동의하면서도, 이들에게 한다는 조언에는 어째서 하나같이 개인은 사회를 바꿀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가. 자기계발이 개인에게 다가가 기어코 얻어내고 마는 대답이 실상 '나는 사회를 바꿀 수 없다. 그러니 나부터 이기고 보자!'아닌가.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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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선과 과정에서 공정했다고 그 결과의 공정성이 저절로 완성되는 게 아니다. 마지막 결과된 모습까지 공정해야 그게 공정한 사회인 것이다. 진정한 공정성은, 예컨대 출발과 과정에서 공정을 기했음에도 평범한 노동자가 하루 8시간 열심히 일하고도 3인가족이 최소한의 생활을 꾸려갈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면 그 모자란 만큼을 채워놓는데 있다. 그래야 결과의 공정성도 이뤄냈다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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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에 찬성할 수 밖에 없는 이십대의 청년들의 모습들에 마음이 아프고, 이런 환경을 만들어낸 사회구조와 정책들에 화가 나지만, 저자의 냉소적이고 솔직한 발언들에 속이 시원해지기도 하는 책이다.
저자는 핵사이다 발언으로 비판하고 지적하고, 안타까워한다.
청년실업률은 최고치고, 취업을 하더라도 임금수준은 낮고, 대졸자의 비정규직 비율은 높아지고 있는 고용불안을 겪는 벼랑끝의 이십대에게 "나는 성공한다","나는 할 수 있다"등의 긍정적인 말을 전하는 자기계발서를 비판한다.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라고 부추키고, 주술처럼 나는 성공한다라고 반복하는 것은 명백한 한계가 있으며,
청년들이 실업에 허덕이는 이유가 게으르고, 노력을 덜 해서, 열심을 다하는 열정이 부족해서라는 개인 변수가 결정하는 거라면 집안의 소득과 성공이 탄탄하게 비례하는 지표들이 왜 수두룩하느냐고 되묻는다.
성공의 요인이 100% 개인적 역량 문제 때문이 아닌것처럼, 실패 역시 마찬가지다.
이십대에게 자기계발은 그저 이력서에 한줄 더 쓸 수 있는 스펙을 쌓는일이며 취업준비의 다른 말이며, 고통스러운 자기희생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저자는 자기계발을 강요하는 사회와 우후죽순 난무하는 자기계발서를 비판한다.
누구나 겪는 성장통으로 간주되고 "너보다 더 힘든 사람 많아" 라는 대답을 이끌어내며, 모든건 자기 할 탓이라는 자기계발 논리에 길들여져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을 저하시킨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고통에 대한 공감력이 저하되어 기존의 편견이 더 강화되어 아무리 아름답게 치장된 자기계발서라도 패자에 대한 편견을 강화하는 내용이 넘쳐나고, 가난도, 우울도 다 자기 잘못이니 그걸 왜 사회가 관심가져야하느냐는 식의 반문으로도 직결된다고 말하며, 주어진 기존의 길만 맹목적으로 따라가기를 조장한다고 비판한다.
학력지상주의와 승자독식사회 구조는 대학이름 때문에 무시받고 차별받는다 해도 본인이 노력하지 않은것이니 당연한결과이며, 당사자는 그 누구도 원망할 수 없다라는 논리를 만든다.
나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을 싫어한다. 그 책을 읽어본적도 없지만, 그 책에서 저자 김난도 교수는 코묻은 돈 아껴서 재테크를 하지말고 차라리 다 써버려라거나 종잣돈보다 아이디어가 중요하다고 개그맨에게 조언한다고 한다고 한다. 그 '푼돈'때문에 피자배달을 하다 목숨을 잃고, 학자금 대출에 빚에 찌든 청춘에게 돈 몇푼없이 견디라는 각오를 하라고 감히 말할 수 있느냐고 이 책의 저자 오찬호는 그 말에 반문하는데 그 점에 깊이 공감했다.
책에서 김난도교수는 서울대 교수가 되느냐 안되느냐를 고민하고, 그의 제자는 UN기구에서 일하느냐 마냐에 대해 고민하는 내용들이 나오는데, 그 책에서 말하는 희망이란 '서울대스러운'것일 뿐이라며 날카롭게 지적한다.
자기계발은 이십대에게 토익점수 800점 대에서 900점대로 올리는것,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일 뿐이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할 수 있다 생각하고, 타인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것은 매달 꼬박꼬박 월급을 받으며 살아가는 여유있는 삼십대이상에게나 어울릴만한 이야기다.
이십대 청년들은 출발선부터 차별을 경험하고, 온갖 사회적 편견에 맞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이들에게 더 많은 노오력을 하라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을까.
오랜만에 폭풍핵공감하고 읽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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