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입니다, 고객님 - 콜센터의 인류학
김관욱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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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집단 감염이 발생한 한 콜센터는 서울의 첫 집단감염 사례로 언론은 콜센터의 노동 환경에 주목했고, 근본적인 문제는 상담사들의 열악한 환경과 하청 구조 때문이라 판명되었다.
오랜 시간 감정노동과 건강, 흡연과 중독에 대해 연구해온 문화인류학자이자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콜센터의 내밀한 실상을 담아 ‘무엇이 콜센터 상담사를 아프게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지난 10년간 현장연구와 심층 인터뷰, 이론적 연구를 바탕으로 추적해 책에 담아냈다.
콜센터 상담사의 불합리한 노동조건과 부당한 처우를 현실적으로 알려주며 다양한 사회 문제들과 제도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저자는 그간 콜센터에 대한 논의가 악성 고객의 갑질 논란과 상담사의 감정노동에 국한되어 있었음을 지적하며, 콜센터 산업 자체가 가진 구조적 문제로 시야를 확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1부에는 예전 구로공단이 콜센터 사무실로 바뀌고, 또 콘센터 상담사들의 흡연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담겨 있고, 2부에서는 감정노동과 방광염, 청력이상, 디스크 등의 각종 질병과 실적주의, 집단 따돌림에 대해 담았다. 그리고 3부에서는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조를 설립해 함께 연대하고 노동운동에 참여한 이야기를 담았다.
감정에 호소하거나 추론하는 것이 아닌, 진짜 현실의 문제를 오랜 시간 조사하고, 분석하고, 인터뷰하고, 연구한 결과물이기에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한국의 모든 분야에 존재하는 콜센터 종사자가 약 40만명으로 여성의 대표적인 하청과 비정규직 노동시장이다. 저임금, 비정규직, 계약직에 노출된 많은 여성들은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 폭언을 당하고, 직장갑질을 당하고, 화장실에 갈 시간도, 식사 시간도 보장받지 못한다.
다양한 노동현장에서 늘 피해를 받는 것은 노동자다.
연이어 발생하는 공사현장에서의 산업재해가, 콜센터에서 벌어지는 정말 무수히 많은 인권유린과 건강권의 위협이 개선되어야 한다.
좀 더 강력한 법안과 제도가 함께한다면, 지금보다는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어느 노동현장이든, 사람이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제나 그 중심은 사람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은 도구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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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괜찮다, 안 괜찮다 1~2 - 전2권 사계절 만화가 열전
휘이 지음 / 사계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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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 흔한 질병이 되어 버린 치매.
작가의 자전적 웹툰으로 치매에 걸린 엄마와 자신 이야기를 담았다.

어느날부터 기억력 감퇴를 느끼며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주소를 잊어버리거나, 어딘가로 향하던 중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잊은 엄마와 결혼을 앞 둔 딸의 이야기가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 더 실감나게 담겨 있다.

엄마의 증상에 딸은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자 하지만, 엄마는 정말 치매라는 진단을 받을까 두려워 피한다.
뭐든 다 괜찮으니 제발 치매만 아니길 바랐지만 50대의 엄마는 알츠하이머 치매 판정을 받고, 오랜 연애 끝에 청혼을 받은 딸은 엄마 때문에 결혼을 망설인다.
젊은 시절 남편의 오랜 폭력을 견뎌내고, 시모의 병수발을 들며 고생한 엄마에게 닥친 불행에 딸 지호는 절망한다.
겨우 이혼하고 이제서야 좀 행복하고, 편하게 지내려나 했던 엄마가 치매라니....

엄마가 너무 불쌍하고, 엄마의 삶도 안쓰러워 엄마를 안타까워하다가도, 자신의 삶을 한탄하고 엄마를 미워하기도 하고, 또 그렇게 후회하며 반성하는 딸의 이야기는 '치매'를 빼면 가족간에 자주 볼 수 있는, 엄마와 딸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갈등이나 이야기다.
엄마의 삶을 동정하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고, 괴로워 울다가도 엄마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딸 지호의 모습이 안타깝게 다가온다.

유럽에서는 암진단을 받으면 치매가 아니라서 다행이라며 감사해 한다는 글을 몇년 전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그 만큼 나를 잃어가는 치매라는 병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다시금 깨닫게 하는 글이었다.

내게는 벌어지지 않을 일이라고, 우리 부모님은 아닐거라고 생각하지만 삶은 때때로 우리에게 호의적이지 않고, 종종 배신을 한다.
그 중 하나가 치매라는 병이 아닐까.

치매에 걸린 가족을 바라보고 또 돌보는 일이 얼마나 버겁고 고통스러운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또 자주 좌절하고 종종 고통 받지만 그럼에도 엄마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 좋은 방법을 찾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뭉클하다.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저자의 어머니도, 우리 엄마 아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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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미우라 시온 지음, 임희선 옮김 / 청미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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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몰랐다. 살면서 거의 뛰지도 않고, 조금만 뛰어도 죽을 듯이 힘들어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혹은 뛰고 싶어도 어떤 사정이 있어서 마음껏 달리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p95

"넌 항상 뛰는 데 집중하느라고 주변에 신경을 쓰지 않으니까. 그런 방식이 좋을 때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뛰는지 관찰하면서 좋은 점을 배우는 것도 중요해."p153

강하다는 것은 어쩌면 미묘한 균형으로 이루어진 아주 아름다운 무엇인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p172

"어느 타이밍에서 그만두는지가 제일 어려운 거다. 잘하는 사람일수록 자기가 지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을 때 어떤 방식으로 패배를 인정할지 열심히 생각하기 마련이지. 어떻게든 역전시킬 수 없나 필사적으로 승부를 걸어보고 그래도 상대방이 받아치면 그 시점에서 그만두는 거야.
....
그런 사람을 손가락질 하거나 싸움을 중간에 포기했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좋은 타이밍에 그만두면 '때를 잘 봤다'고 패자를 칭찬하기도 해. 이기려는 태도를 끝까지 관철했기 때문이지."p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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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호로역다다심부름집 과 #배를엮다 로 나오키 상과 서점대상을 모두 수상한 최초의 작가 미우라 시온의 대표작인 이 책은 1월 2-3일에 열리는 하코네 역전 마라톤에 도전하는 열 명의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사랑을 받은 이 책은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지금도 여전히 사랑받는 수작으로 꼽힌다.

-운동은 평생 해본 적도 없는 만화 덕후 '왕자'
-아프리카에서 왔지만 달리기는 처음인 '무사'
-체력과 활력이 넘치는 분위기 메이커 쌍둥이 형제 '조지'와 '조타'
-산골마을이 고향이라 등하교를 통해 자연스럽게 지구력을 갈고 닦은 '신동'
-목표한 것은 철저하게 이뤄내는 사법고시 패스자 '유키'
-10대시절 잠시 육상을 했으나, 육상에는 맞지 않는 신체로 인해 지금은 포기하고 애연가가 된 '니코짱'
-취업준비를 하고, 퀴즈 프로그램을 몹시 사랑하는 '킹'
-달리기 외에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천부적인 육상 선수이지만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서툰 '가케루'
-육상선수였으나 무릎 부상으로 그만두고 대학에서 달리기를 향한 꿈을 꾸며 함께하는 멤버들을 하코네 역전 경기에 출전시키는 불굴의 '하이지'

저마다의 사연과 저마다의 이유를 가진 열 명의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하코네 역전 경주'를 위해 연대하고, 서로를 보듬고 이끄는 과정을 아름답게 담아냈다.

달리기를 주제로 한 책이지만,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함께 하는 모습들이 참 유쾌하고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들이 따스한 위로를 건네는 책이다.

#넷플릭스 에 있는 애니메이션을 책과 병행하며 봤는데,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대로의 생동감을 주고, 책은 애니보다는 더 진한 여운을 남긴다.
다양한 풍경들, 땀방울, 인물들의 감정들과 조금씩 변화하는 과정들이 훨씬 더 섬세하게 그려져 있어, 좀 더 애정을 갖게 한다.
하나의 목표를 향하는 10명의 뜨거운 열정과 노력들이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짧은 번외편 '니라 이야기는 개의 시선을 통해 열명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참 귀엽게 그려져 있다.

함께 하는 이들의 소중함과 포기하지 않는 인간 불굴의 의지, 땀방울의 가치를 느끼게 하는 따뜻한 책이다.
나 혼자만이 아닌 함께 달리기 위한, 빠르게가 아닌 강하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가슴 뛰는 청춘 성장이야기가 참 눈부신 책이었다.

캐릭터 하나하나 모두 개성있고 참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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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일 (양장)
이현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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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마다 내 안에 도사리고 있던 무언가가 꿈틀거린다. 정말로, 피부로 느껴진다. 꿈틀. 그걸 토해 내고 싶기도 하고, 비명이라도 질러 버리고 싶어진다. 하지만 나는 더욱 입을 다문다.p35

어떤 기억은 너무나 강렬해서 결코 그 이전의 시간으로 되돌아갈 수가 없다. 그때는 그런 줄 전혀 모를 수도 있지만. 아니, 마음은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다. 무심코 지나쳤던, 사소한 순간들이 이렇게나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 걸 보면.
어쩌면 그렇게 환하게 웃었지, 너는.p116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말해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다른 사람의 눈길만으로 아파지는 것들이 있다. 돌이킬 수 없으면서 사라지지도 않는 것들이 있다. 사라진 후에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p131

좋은 것을 잃었을 때는 좋았던 만큼 슬플 수밖에 없다. 슬픔은 다하고서야 비로소 다해질 것이다.345

어떤 일은 절대로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 나쁜 일만 그런 건 아니다. 좋은 일도, 사랑한 일도 그저 지나가 버리지 않는다. 눈처럼 사라지겠지만 그렇다고 눈 내리던 날의 기억마저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p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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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호정은 2학기에 갑자기 전학온 은기에게 호기심을 느낀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듯 하지만, 적당한 거리를 두고 묘하게 섞이지 않는 모습에 더더욱 시선을 빼앗기고,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깊게 지내지 못하는 호정은 은기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끼며 조금씩 가까워 진다.
서로에게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안고 있지만 서로의 비밀에 가까워지려하지 않고 적당한 선을 유지하며, 조심스럽게 손을 맞잡으며 따뜻한 온기와 위로를 나눈다.
그리고 조금씩 아픈 상처를 치유하며 가까워지는 두 사람에게 갑작스레 은기의 지난 과거가 폭로되며, 또 다시 상처를 입는다.
서로가 서로를 잃지않고 싶어, 마음을 열어가는 아이들은 원치않는 상황에 서로를 잃고 만다.

감정에도, 표현에도 미숙했던 시절, 외롭고 이해 받지 못했던 십대의 흔들리고 흔들리던 시절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잘 담아냈다.
아름답게 그려낸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와 묵직하게 담아낸 감정선들이 먹먹하고 안타깝게 다가온다.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죄가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행복해지라고, 있는 힘껏 행복해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긴 여운이 남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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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협의 완성
이갑수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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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의 말대로 히틀러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악당으로 평가 받고 있었다. 우리 생각은 조금 다르다. 어른들은 언제나 과거를 교훈 삼으라고 말한다. 예전에는 더 힘들었었다. 끔찍했다. 지금이 낫다는 식의 논리다. 하지만 그건 속임수다. 사람은 자기가 하는 일이 가장 힘들고, 자신이 아플 떄 제일 아프다. 최악의 악당은 역사 속의 누군가가 아니라, 지금 우리를 괴롭히는 사람이다.
전쟁은 지그도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전쟁에는 선과 악이 없다. 시작한 순간부터 양쪽 다 악이다. 지금도 누군가는 사람을 죽이고 강제로 무엇인가 빼앗는다. 방식이 다른 것뿐이다. 어쩌면 자기보다 더한 악당을 역사 속에 만들어놓고서 자신은 그것보다 낫다고 위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히틀러는 어디에나 있다. 지금 여기에. 아마 미래에도 있을것이다.-우리의 투쟁 中-p236

편협의 완성
아프라테르
T.O.P
일사부조리
조선의 집시
서점 로봇의 독후감
품사의 하루
우리의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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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스타그램 을 읽고 이갑수작가가 궁금해졌고, 그의 다른 책을 찾았다.
이갑수 작가는 무술, 소림사, 무도인을 좋아하고 관심이 많은것 같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빠짐없이 무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장편 킬러스타그램에서도 그러했다.

이 책의 단편들은 모두 황당무계하고, 독특하고, 기발하고, 웃기다.
비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데, 시종일관 재미있다.
풍자와 재치가 허를 찌른다.
심지어 작가의 말까지 웃기다.

첫 소설을 썼을 때, 사부는 내게 맥주를 사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넌 놀라운 재능을 갖고 있어.
어쩌면 나는 그 말 때문에 소설가가 됐는지도 모른다. 흔들릴 때마다 그 말을 떠올리면서 내가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싶은 방법으로 썼다.
몇 년 전에 사부의 고향에 내려갔다가 그 말의 진의를 알게 됐다. 늘 그랬듯이 우리는 음악이 나오는 술집에서 맥주를 마셨다. 적당히 취기가 올랐을 때쯤, 화장실에 다녀오다가 나는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다. 사부가 냉장고를 붙잡고 말을 하고 있었다.
-넌 놀라운 재능을 갖고 있어.
헛웃음이 나왔다.
그날 우리는 냉장고의 재능을 전부 마셨다.
서울에 돌아와 선배들과 후배들에게 물어보니, 사부에게 그 말을 들은 사람은 삼백 명도 넘었다. 일종의 술버릇이었다. 사부는 술을 마시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이 누구든 같은 말을 하는 모양이었다.
이제 나는 내가 읽고, 쓴 문장의 총량이 나의 재능이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그 재능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것도.
첫 책이다. 오래 걸렸다.
이제 나는 정말로 놀라운 재능을 갖고 있다. -작가의 말 中-

내 취향에 너무 잘 맞는 책이었고, 단편 '우리의 투쟁''은 실소하면서 읽었다.
모처럼 게임과 영화처럼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는 재미있는 책을 만나 신난다.
다음 작품도 얼른 나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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