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의 문법 (2023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 부유한 나라의 가난한 정부, 가난한 국민
김용익.이창곤.김태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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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불평등이 악화할수록 그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비용도 더 들어간다.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도 더 증가한다. 당연히 이것은 정치와 경제에 부담을 준다. 복지정책이 복지와 인권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경제를 위한 정책인 이유다. 그런데 한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지금도 여전히 ‘복지정책은 복지정책’이고, ‘경제정책은 경제정책’이라는 고정된 관점에 사로잡혀 있다. 복지정책은 경제의 바탕을 만들어주는 가장 기본적인 경제정책이 될 수 있다. 복지정책이야말로 인적 자본을 축적하는 정책이고,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 정책이다. 현대사회에서 복지정책의 경제정책적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정부는 국가 운영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p135-136

사회안전망이 필요한 이유는 자명하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몇 가지 위기 상황에 놓인다. 첫째, 취업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젊은 시절에는 일자리와 내 집 마련, 자녀의 보육, 교육의 고비를 넘어서야 한다. 이것이 저출산 대책이다. 둘째, 일자리를 잃거나 다른 이유로 소득이 줄어 가난의 위협을 받게 될 경우 최소한의 생활을 위한 소득 보장이 필요하다. 가난해도 아이들의 교육을 계속 이어가고, 병이 나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회보장이 필요하다. 여기서 무너지면 평생 가난을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이것이 양극화 대책이다. 셋째, 나이를 먹은 다음에는 노후 생활을 보장해주는 기본적인 소득, 아픈 몸을 치료할 건강보장, 내 집에서 늙어갈 수 있도록 돕는 복지서비스가 필요하다. 이것이 고령화 대책이다. 사회안전망이 곧 저출산 대책이고, 양극화 대책이자, 고령화 대책인 이유는 생애주기에 따라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위기에 대한 대응책이기 때문이다.p.158

-1부 다시, 국가의 역할을 묻는다
-2부 ‘한국형 복지국가’ 설계를 위해 넘어야 할 3대 난제
-3부 한국이 복지국가가 되지 못한 2가지 이유
-4부 ‘한국형 복지국가’로의 대전환을 위한 3대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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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식으로 되어 있는 책으로 우리의 복지현실과 사회 문제점들을 가감없이 현실적으로 담았다.
제대로된 역할을 하지 못해 국민의 삶이 개선되지 않는 현실을 비판할 뿐 아니라,다양하게 산재해 있는 문제를 해결해 국가가 국가다운 역할을 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또한 우리나라가 직면한 3대 난제인 극심한 양극화와 저출생, 고령화 문제에 대한 대책을 모색하여 실업, 보육, 주거, 의료 노후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사회보장제도와 복지재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복지국가로 발돋음하기 위해서는 정당과 정부, 국가 재정의 근본적이 변화가 절실하다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 복지제도의 문제는 복지혜택을 받는 당사자가 아닌, 기득권이 책상에 앉아 배운 이론으로 인해 원론적인 이야기만 해서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복지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인식의 부재도 있고, 정권이 바뀌면서 좋은 복지제도를 싸그리 없애버리거나 오랜 시간 공들여 계획하고 준비했던 제도를 정권과 정당이 교체되었다고 무산시키는 일들이 아닐까 싶디ㅡ.

국민을 위한 복지제도가 기득권들의 권력다툼으로 좌우되는 일은 늘 안타깝다.
이렇게 다양한 시각, 진짜 문제들을 이야기하는 현실성 있는 이야기들에 귀 기울인다면, 지금보다 한뼘정도는 더 나은 나라가 되지 않을까.

장애인, 노동자, 취약계층, 저소득층의 인권을 무시하고 권력으로 짓밟아 버리려는 지금과는 다르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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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엣과 줄리엣 - 희곡집 에세이
한송희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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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지지 않아."
줄리엣과 줄리엣의 사랑을 외면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줄리엣들이 던지는 마지막 말.
아무리 당신들이 우리의 사랑을 보지 않으려 해도 결코 우리를 지울 수 없다는 선언.
....
그래, 누군가 외면한다고 해서 존재하던 일이 사라지지 않아. 누군가 이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 필요 없는 이야기라는 뜻은 아니야.p153

아주 훌륭하 희곡이 아니더라도, 그 어떤 결함을 가지고 있더라도, 누군가에게 거부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주저앉을 이야기는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꼭 필요한 이야기였다.p153-154

결국 무언가 잘못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단단히 등에 엎고서 공부하고, 고민하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발버둥을 칠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소중한 사람들이 덜 다치는 모양으로 만들기 위해 애를 쓸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가 불편해할 것을 알면서도 말을 걸어볼 것이다. 걸음마처럼 조금씩, 한 걸음 한 걸음씩. 실수가 두려워 소리조차 내지 못한다면 내가 성장할 기회 역시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테니까.
이것이 지금 내가 온몸을 떨며 빚는 아주 작은 용기가 하는 일이다.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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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이 아닌 줄리엣과 줄리엣이 주인공인 퀴어 희곡!
저자인 한송희씨는 배우, 극작가, 소설가로 활동하는 능력자!

앞의 약 100페이지 정도에는 줄리엣과 줄리엣의 희곡 대본이, 그 이후에는 줄리엣과 줄리엣이라는 작품이 탄생에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모든 비하인드 스토리와 작가의 작품에 대한 노력과 애정이 담겨 있다.
듣기만 했지, 직접 공연을 본적은 없는데 매진과 관객들의 N차 관람, 온라인 중계까지 이어진 앵콜 공연, 그리고 55회 백상예술대상 '젊은연극상'에 노미네이트되기까지 했었다고...

여전히 사랑받는 오래된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강렬하고 기발하고 멋지게 재해석해 색다른 재미를 더하고, 줄리엣과 줄리엣이 성장해가며 한 걸음씩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 원작과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극에는 사회에서 소외되고 차별을 당하는 이들이 출연하는데,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레즈비언 줄리엣들을 포함해 젠더 퀴어, 무성애자가 출연해 솔직담백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성애이든, 동성애이든 혹은 무성애이든 상관없이 사랑과 방법, 감정과 표현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올곧게 바라보려는 작가의 노력이 돋보여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것 일뿐이라는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작가가 작품에 대한 열의를, 멋지고 섬세하게 글로 담아내 그녀의 뜨거운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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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앤더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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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상위권 성적으로 대학 입학이 비교적 쉬웠으나 엄마의 재혼으로 인해 떠밀리듯 호주로 강제 유학을 오게 된 해솔.
의대에 집착하던 엄마의 강요와 세뇌교육으로 오로지 의대 진학을 목표로 호주에 정착한 이민 가족의 아이 클로이.
아이를 방임한채 생계에만 매진하는 미등록 이주민 신분의 부모를 둔 마약을 판매하고 술에 빠진 채 사는 엘리.

입시교육에 익숙해진 해솔은 선행학습도 없고, 과외도 드물고, 학원도 일주일에 한번, 대학도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가는 호주에 적응하지 못하며 자신의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고, 엄마의 강제적인 교육에 자신의 적성이나 꿈에 대해 생각해 본적 없이 엄마의 계획에 끌려다니기만 하는 클로이는 점점 부모의 기대가 버거워진다. 그리고 부모의 방임에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해 가다 좋지 않은 길에 빠진 엘리는 꿈도 희망도 없이 현실을 외면한채 살아간다.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고,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아이들의 적성이나 꿈이 무엇인지 관심 없는 부모는 오로지 자신들의 생각과 계획만을 강요하며 살아기가기 바쁘다.
외롭고 힘든 타국에서 의지할 곳 없는 아이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버텨내고, 견뎌낸다.
진정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시간도 없이, 아이들은 부모가 이끄는 대로, 부모가 정해 놓은대로 휘둘리며 휘청거린다.

타국에서의 십대 청소년들의 생활들과 감정들을 세밀하고 섬세하게 담아내 묵직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들은 읽는 동안 안타까움을 더한다.
청소년들의 위태롭고 불안한 마음들과 가혹하고 차가운 현실들은 비단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기에 더욱 씁쓸하기만 하다.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다정하게 바라보고 보듬어줄 수 있는 어른들이 가득한 사회였으면 한다. 그렇다면 분명 건강한 세상이 될테니까.

덧.
현실감 있는 타국에서의 생활들이 나의 아메리카 생존기라는 소설을 생각나게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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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그림자아트 - 조명을 비추면 숨어 있던 그림자들이 새로운 옷을 입는다!
빈센트 발 지음, 이원열 옮김 / 팩토리나인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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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사진들이 놀라운 이유는 한 장의 사진에 서로 다른 두 세상, 즉 현실과 판타지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나의 하루에는 그 ‘판타지’가 필요하다. SNS의 뜨거운 반응을 보면, 나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인도네시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텍사스까지, 그림자 세계의 비밀을 보며 미소 짓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다. 영감이 필요한 당신에게는 이런 장난들이 필요하다.-빈센트 발-

벨기에의 영화감독이자 그림자를 활용해 독특하고 재미있는 그림자 아트를 만드는 빈센트 발!
사물에 빛을 비추어 만들어진 그림자에 다양한 일러스트를 그려 넣어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내는 그의 첫 번째 그림자 아트북으로 수 많은 작품들 중 140컷만 엄선했다고 한다.

일상에서 흔히 보고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의 그림자로 만들어 내는 그의 작품들은 보는 내내 감탄하게 한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어떻게 이걸 보고 이런 상상을 하며,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들어 냈을까.

그의 창의적인 작품들은 내내 미소 짓게 만든다.
사랑스럽고 다정하다.
귀엽고 재미있다.
독특하고 유쾌하다.
재미있고 따뜻하다.

어메이징하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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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래를 꿈꾸는 이주민입니다 - 더 나은 ‘함께’로 나아가는 한국 사회 이주민 24명의 이야기
이란주 지음, 순심(이나경) 그림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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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주 작가는 언제나 이주노동자,이주민의 인권에 관련된 글을 쓰고, 그들과 함께 연대활동을 하며 차별과 배제받는 이들을 위해 평등한 사회문화를 정착시키려 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 책도 그런 취지로 쓰여져 이주노동자와 이주민이 한국 사회에서 겪는 부당한 현실과 안타까운 사연들을 담았다.

정체성의 혼란, 차별, 괴롭힘에 어떠한 보호막도 없이 노출되어 고스란히 상처 받고 고통 받는 이주 청소년부터, 대한민국 국적으로 살아가지만 자국민으로 보호받지 못하며 일터에서 차별받는 성인 이주민의 이야기들은 읽는 내내 한숨을 쉬게 한다.

이주민 당사자들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아프게 다가온다.
겉모습이 다르다는 이유로, 개발도상국에서 왔다는 이유로,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꿈을 꾸고, 공부를 하고, 일을 하는 모든 행위들을 혐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차별할 수 있는 권리는 어느 누구도 갖고 있지 않다.
우리는 똑같은 사람이다.

인종과 나라, 성격과 취향, 외모가 다른 24명의 이주민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안타까워 한숨 짓다가도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고, 희망을 이야기 하고, 꿈을 꾸고, 함께 연대하는 모습들이 따뜻해 미소 짓게 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며, 되려 과거로 퇴보하고 회귀하는 것은 유일하게 사람뿐인것 같단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인종 차별을 일삼고, 취약계층을 무시하고 혐오하는 것이, 당연시 여겨지는 사회가 어떻게 건강 할 수 있을까.

여담이지만, 불법체류가 아닌 미등록 이주노동자, 혹은 미등록 이주민이다.
사람에게 불법이라는 낙인을 찍어 차별적 대상이 되게 만드는 것은 인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미등록 입국은 형사상 범죄나 처벌 대상이 아닌 행정법규 위반일뿐이다.
행정 법규 위반을 작은 일이라 치부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사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불법이라 낙인 찍는 일이 정당화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 모두는 똑같은 사람이다.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에서 나왔듯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높지 않고, 어느 누구도 어느 누구보다 낮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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