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년 흙밥 보고서
변진경 지음 / 들녘 / 2018년 12월
평점 :
"흙밥"은 청년의 가난을 상징하는 동시에, 식사비용을 줄이는 것 외에는 별다른 자기보존 방법이 없는 모두에게 닿는 단어다.
식사권을 빼앗기고, 주거권을 빼앗기고, 어떤 보호 조치도 없이 내몰린 이들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 있다.
청년, 대학생은 젊음은 더이상 특권이 아니다.
비싼 학비와 비싼 집값으로 그들은 지금 사회밖으로 내몰리고 좌절하고 상처받고, 포기하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어찌나 한숨이 나던지...
생활비에서 가장 아끼기 쉬운 항목이 식비라, 그들은 굶거나, 1000-2000원으로 한끼를 해결한다.
학생을 가르치고 관리감독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학교의 비인권적 행위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기숙사 마져도 집값 비싼 우리나라에서는 특권이라 어떻게 해서든 들어가고 싶어하고, 들어간 뒤에는 만족하며 지낸다고.
명지대는 학비가 999만원었다던가?
한 학기에 1000만원이 육박하는 학비에, 대출에, 부모님께 손 벌릴 수 없으니 아르바이트.
밥을 굶지 않기 위해 하는 알바에서 조차 식사를 하는게 눈치 보여 굶기 일수인 이들...
그나마도 학교 식당은 저렴하고, 그나마 기숙사 생활하는 이들은 비싼 집값을 내지 않아 좋지만, 기숙사에 들어가기 위해 악착같이 공부해야하고, 평가받아야하고, 졸업하고 나면 방한칸 구하지 못해, 값싼 학교식당에 가서 밥을 먹을 수 없어 그렇게 또 힘겨운 생활들의 무한반복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대학시절 딱히 힘들었던 기억이 없었던거 보면 나는 제법 넉넉한 용돈과 주거에 대한 걱정없이 쉽게 대학을 다니지 않았나 싶다.
물론 그것은 부모님의 고생과 희생이 뒷받침 되어 있어 가능했던 일이었으며, 지금처럼 청년실업이 사회이슈로 떠오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때와는 판이하게 다른 요즘의 청년들.
젊을때 밥 좀 굶으면 어떠냐는 어른들의 말은 비수가 되고,
취직도 못하는데, 돈도 못버는데 나는 밥 먹을 자격도 없다, 굶어도 된다 라고 생각하는 청년들이 있어 마음 아프다.
경제성장이며 OECD가 어쩌고 하지 말고,
이렇게 고통받으며 자신의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자국민의 청년들 미래부터 걱정해주면 어떨까?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일단 어디든 들어가서 취직해라! 라고 하지말고, 좋은 환경과 좋은 제도로 그들을, 우리를 보호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식사권, 주거권, 취직 등 기타 등등의 청년들의 문제점들을 다방면에 걸쳐 이야기하고 있으며,
저자가 기자다 보니, 자신이 만났던 청년들의 사례들을 많이 담았다.
청년들의 취악한 환경이나 사례들에 비해 제도의 개선이나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제시가 좀 아쉬웠다.
자칫 사례 위주의 열거로 생각될 수 있어서랄까... 어찌되었건, 한숨과 눈물이 담겨 있는 책임에는 분명하다.
어렸을땐 몰랐는데, 내가 성인이 되고 보니, 노력해도 할 수 없는 것, 될 수 없는 것, 가질 수 없는 것이 너무나 많다.
청년들에게 꿈꿔라, 노력해라 라고만 하지 말고, 꿈꿀 수 있게 노력할 수 있게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부터 해결해 줄 수 있는 제도나 환경 개선이 급선무인것 같다.
책에 나왔듯이, 낚시해! 하고 낚시터에만 던져주지 말고, 낚시대도 주고, 낚시하는 방법도 가르쳐주란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