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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세상의 끝 포르투갈
길정현 지음 / 렛츠북 / 2018년 6월
평점 :
품절
어차피 세상에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얼마 없고 그건 내가 여행 중일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포기해야만 하는 것에 대해선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 최대한 마음을 다치지 않도록 요령 있게 포기해야 한다.
이것 역시 여행이 우리에게 가르친 것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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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흐른다. 그에 꼭 비례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기억도 어느 정도는 비슷하게 흐른다.
하지만 때때로 강렬한 기억은 누군가의 인생 전체를 지배하며 영원히 그 사람을 끌고 다니기도 한다.
그건 시간의 흐름과는 상관없다. 그러니까 시간의 물살을 버틸 만큼 강렬한 기억들은 부디 모두 좋은 기억들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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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어른이 되고 난 지금도, 나는 여전히 나의 세계만을 알고 있을 뿐이다.
내가 모르는 일들이 가득할 또 다른 세계로는 언제쯤 나아가 볼 수 있을까.
낯선 곳에서의 여행은 나에게 이런 질문들을 묵묵히 던지기만 할 뿐, 그 답까지 알려주지는 않는다.
그 답은 '삶'이라는 이름의 긴 여행 속에서 나 스스로 찾아 나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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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던 감성은 새로운 풍경 앞에서 불쑥 나타나곤 한다. 일상으로 돌아가면 아마도 그런 감성과 마주하기는 어려울 테지.
또다시 야무지고 단단한 사람이 되어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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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쁜 표지의 책.
여행에세이 라고 하기에는 저자가 여행지 한곳한곳 마다 꼼꼼하게 설명하고 기록하신 덕에 마치 여행 가이드 북같은 느낌도 물씬 풍긴다.
그래서 더 좋았달까.
여행에세이들이 전반적으로 감성적으로 치우치거나, 자신의 생각들만을 열거한 것들이 많은데 비해 이 책은 담백하다.
과장도, 세상 달관했다는 듯한 표현들이나, 감성에 치우쳐 있지 않다.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고, 사실에 기반하여 쓴 이 책은 포르투갈이라는 낯선 여행지에 대한 열망이 있는 이들에게 무척이나 반가운 책일것이다.
사진으로 한장한장 담아낸 포루투갈은 우아~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할만큼 멋지다.
포르투갈의 여러 문화들을, 곳곳들을 저자가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고 느꼈는지가 책에 담겨 있다.
소소한 것들부터 웅장한 문화재, 심지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라퐁텐의 우화 38가지를 아줄레주(포르투갈 특유 타일 장식)로 표현한 것들은 무척 흥미롭다.
뒤편에는 여행경비, 포르투갈 지도,여행 일정, 준비물들까지 꼼꼼하고 친절하게 기록해두었다.
포르투갈로의 여행을 꿈꾸는, 계획하는 이들이 읽으면 무척 좋을 책이다~! 내가 여행을 다녀온듯 느끼게 하는 책들은 많지 않은데, 이 책은 마치 내가 포르투갈 여행을 한 듯한 느낌을 전해주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