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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 박완서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2년 6월
평점 :
📖 “잡문 하나를 쓰더라도, 허튼소리 안 하길, 정직하길, 조그만 진실이라도,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진실을 말하길, 매질하듯 다짐하며 쓰고 있다.”
박완서님의 에세이이다. 그 이름만 들어도 설레이는 사람. 이 세상을 떠난지 벌써 10년. 잘 알지 못하는 누군가 세상을 떠났건만 웬지 모를 아쉬움이 느껴졌던 그 작가님.
소박하지만 강건하고, 진솔하지만 따스했던 이야기들. 대단한 이름 때문이었을까? 나는 그분의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황홀해했던 적이 있었다.
📖 ‘싸우지 않고 다투지 않고 슬퍼하지 않은 어린 날이 어디 있으랴. 다만 그런 일이 어머니의 입김 속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행복과 평화로 회상되는 게 아닐까?’
언제였던가? 어느날 집어들었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보며 나는 세상의 부조리와 불평등에 대해 인지하게 되었다. 그것이 그녀의 첫만남이었다. 남달랐던 그녀와의 조우.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 깃들었던 새로운 시각, 그녀의 시선만은 또렷이 기억난다.
📖 ‘이왕이면 내 인생의 결말이 해피엔드였으면 한다. 분꽃이나 채송화 따위 그 속절없는 것들의 소멸이 슬플 것도 드라마틱할 것도 없는 자연스러운 해피엔드이듯이.’
10주기를 추모하며 그녀의 글을 추렸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지만 산문에도 조예가 깊었던 그녀는 660여편의 산문을 남겼다. 그 중에서도 고르고 골라 '박완서'만의 색깔로 그득한 대표작 35편의 글을 엮었으니 이것이야 말로 보물 아닐까?
책을 받아든 순간부터 조금이라도 다칠까 애지중지하며 들고 다닌다. 표지마저 '박완서'스러운 이 정서는 대체 어디에서 찾은 것일까?
📖 '다이아몬드에는 중고라는 것이 없지, 천년을 가도 만년을 가도 영원히 청춘인 돌.'
다시금 따스함이 전해져온다. 오랜만에 느끼는 작가의 온기. 작가의 말처럼 작가의 글은 다이아몬드 같다. 영원히 변치 않는 다이아몬드. 다시 작가를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