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동원 교수의 한국과학문명사 강의 - 하늘·땅·자연·몸에 관한 2천 년의 합리적 지혜
신동원 지음 / 책과함께 / 2021년 2월
평점 :
꽤나 재미있는 다큐멘터리를 본듯한 기분이다. 한국과학사가 이렇게 찬란했을줄이야 생각이나 했겠는가? 더군다나 과학이라곤 고등학교 때 배운 것이 마지막이었을 나같은 무식쟁이에게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눈을 뜨게 해준 책이다.
이 책은 2천년에 달하는 한국의 과학문명이 얼마나 찬란했는지를 잘 보여준다. 서구 문명에 뒤져있던 것이 결코 과학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말이다.
하늘, 땅, 자연, 몸, 그리고 11가지 대표적인 유물과 유적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가는 이 스토리는 재미난 과학 동화를 읽어내려가는 듯 하다. 컨셉을 잡았을 때의 의도를 생각해본다.
우리와 가장 멀리 있지만 우리를 모두 포괄하는 하늘에서부터 내려와 모든 생물이 발을 딛고 있는 땅, 그리고 우리와 함께 하는 자연, 연이어 인간의 몸에 이르기까지 커다란데서부터 이어져 미물일 따름인 인간의 자취까지 더듬어가는 저자의 훌륭한 안목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자칫 과학이라고 하면 딱딱함에 손끝을 베어버릴지도 모를만큼 재미없는 학문이라 생각하겠지만, 이 두꺼운 벽돌책이 술술 넘어가는 소설책과 유사하다면 그 누가 믿을건가?
옛선조들의 안목은 탁월했다. 그 누가 뭐래도 현대 과학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만큼의 정밀함과 통찰은 대단하다. 현대의 과학이 과거의 과학의 발판으로 만들어진것을 감안한다면 사실 비교우위에서 진 것일수도 있다.
역법, 수학, 음악, 도량형, 풍수지리, 광물질, 바위의 그림, 농작물, 곤충, 물고기, 의학, 석굴암, 고려청자, 금속활자, 한지, 화약과 화포, 거북선, 수원 화성, 석빙고, 온돌, 한글 등 수도 없이 나열되는 우수한 한국 과학의 증거들이 나의 자부심을 활활 불사른다. 내가 이런 우수한 민족의 후예라니...
한국 과학 문명으로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되었다. 누구라도 쉽고 재미있게 일독할 수 있는 교양과학서이다.
<📚 책 속에서...>
세종이 음을 바로잡는다고 했던 것은 도량형을 바로세우겠다는 것과 똑같은 말인 셈입니다. 도량형을 정했다는 것은 세상에 꼭 필요한 질서를 찾은 것입니다.
<📚 책 속에서...>
술지게미는 알코올이고 식초는 초산이니 그것들의 신체에 대한 작용을 이용해 불분명한 상흔을 드러내려 한 겁니다. 이런 단계를 거쳐, 살인 사건이 난 고을의 수령은 수사관이 되어 몸에 난 흔적을 근거로 어떻게 살해되었는가를 밝히게 됩니다. ... 조선시대에 실제로 이렇게 수사가 이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