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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품 이야기 - 재난 수습 전문가가 목격한 삶의 마지막 기록
로버트 젠슨 지음, 김성훈 옮김 / 한빛비즈 / 2022년 12월
평점 :
'재난 수습 전문가가 목격한 삶의 마지막 기록'
세계 최고 재난수습기업의 대표인 저자는 대규모 재난 현장에서 많은 죽음을 목도해왔다. 그들의 죽음과 함께 남겨진 수많은 유류품들은 재난의 상황을 그대로 전달해주었다. 그 참혹한 현장에서 생각하게 된 삶과 죽음의 의미를 재난 현장과 함께 우리에게 전달해준다.
미국의 911테러, 허리케인, 쓰나미, 아이티 대지진 등 지옥같은 현장에서 그는 죽음을 수습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희생자와 유류품을 찾는데 사력을 다했다. 그 현장에서 그가 죽은 자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아닌, 예고되지도, 예견되지도 않았던 죽음의 현장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끔 한다. 그는 매일 죽음을 목도하며 죽음에게 자신만의시계가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과연, 인간의 생명은 신에게 달려있는걸까?
“이름을 찾아주는 것을 빼면, 존엄성이야말로 우리가 죽은 자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나올즈음 이태원 참사가 있었다. 사실 이 책에는 그 사건을 언급하는 키워드는 단 한마디도 없지만, 많은 이들이 그 참사를 떠올렸을 것이다. 그리고 제발 그런 참혹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길, 떠난 사람들이 그 존엄성을 지켜받을 수 있길 바랐을 것이다.
저자가 말한 죽음의 시계.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살고 싶어도 살지 못하는 사람의 시계는 정말 정해진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 날이다. 인간의 생명이 정말 하늘에 달려있다면 인생은 참으로 가혹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
내가 죽을즈음, 저자가 말했듯. 다른 것은 필요없고.. 존엄만이라도 지켜질 수 있길 바란다. 그리고, 좋은 죽음을 맞이하지 못했던 이들도 편안하게 눈을 감고 이 세상을 잘 정리할 수 있길 바란다. 이 책의 마음이 그들에게 가닿길 바라본다.
'죽음은 자기만의 시계를 갖고 있다. 누군가의 시간이 다 되면, 말 그대로 시간이 다 된 것이다.' <책 속에서...>
'개인 소지품을 찾는 것은 단순한 과정이지만 사람의 여러 감정을 건드린다. 어느 사람이나 그 가족에 대해 몰랐던 무언가를 발견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잃어버린 줄 알았던 특별한 무언가를 되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 행복했던 날에 대한 기억 등.' <책 속에서...>
'유족은 상실이 아니라, 상실에 대응하는 방식에 화가 난다. 유족에게는 이렇게 화를 낼 권리가 있다. 대응 시스템에서 더 잘 했어야 하기 때문이다.'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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