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가 살아가면서 겪는(자신과 맞닿는 지점들이 분명히 있을 것)일상과 감정들이기에 많은 공감을 일으킨다. 그렇기에 아팠고, 그녀가 염려스럽기도 하고, 다친 마음이나 상실로 허물어진 마음을 보듬어주고 싶기도 했다. 그러나 캐럴라인 냅은 꽤나 용기있는 사람이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분투하고 고민하고 실행에 옮겼으며 좌절도 하지만 자신의 한계를 어느정도 받아들이면서 솔직했다. 나는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덜 후회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나와 멀리 떨어진 곳에 살았던 그녀가(이게 무슨 상관이라고)겪은 감정들에 나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경험을 하면서 ‘정말 사람 사는거 다 똑같구나.’ 라며 스스로의 아픈 기억들도 조금은 위로 받았다. 물론 누군가의 아픔이 내게 치유의 재료가 된 점은 미안하다. 하지만 이런 과정들을 통해 배움이 있는 건 분명했다. 지금도 배워나가고 있고, 그러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 중 하나는 그 감정들을 ‘진짜로’ 느껴본 사람의 말에서 오는 쾌감이란게 있다. 그리고 배움이 있는 동시에 ‘공감’에서 얻은 나만의 안도감이라는 것도 있다. 동질감 때문인가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신의 감정과 처한 상황들을 오롯이 마주하며 피하지 않고, 결국 ‘해방’이라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 그녀가 더 많은 삶들을 살아가며 얻게 된 인생이야기들을 우리에게 이제는 들려주지 못한다는 점(그 기회들을 내가 얻지 못한다는)이다. 하지만 그 아쉬운 마음은 소중히 긁어 모아서 여전히 감정싸움을 일으키게 만드는 내 가족들에게 ‘이 날 또한 너무 그리울거야.’ 하는 마음으로 조금은 더 친절한 나, 애정담긴 나로써 그들에게 더 다가가 마음을 전하는 것으로 채우려 한다. 모두가 의미있는 삶을 ‘다시’ 자신에게 되찾아줄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길 바란다. 그런 마음으로 추천하는 책이다.
도피하지 않고 내 감정을 실제로 경험하는 것 - P218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감정을 겪어내나요? 어떻게 극복하나요?""애비, 당신은 지금 잘하고 있어요. 바로 이게 잘하는 거예요. 자신의 감정을 느끼는것, 그걸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 감정 때문에 죽을 리는 없다는 걸 깨닫는 것." - P220
나는 얼굴을 돌린 채 커튼을 쳤고, 그러고는 서서 싱크대를 응시하며, 걷잡을 수 없이 몸을 떨며, 절대로 흐릿해지지 않는 듯한 기억에 압도된 채, 우리 영혼의 남루함과 보잘것없음에 저항하기에는 결국 너무나도 허약했던 나 자신과 다른 많은 사람들에 대한 연민에 압도된 채, 결국에는 허약함을 느꼈다. - P313
"알 만한 가치가 없는 것들도 있습니다." - P332
고백하자면 나에게 아프가니스탄은 전쟁이 잦은 나라이기에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가늠하기도 어려운 그런 곳. 그 정도쯤으로만 알고 지냈다. 너무 가슴아픈 사건이 많이 일어나지만 그렇다고 나의 일상에서 오래 기억으로 남을 만큼은 아니였다. 그렇기에 모순된 감정의 등장인물인 이드리스에게 원망이 들다가도 ‘자신의 삶을 살아가다보면 그 안에 젖어버리기 마련이니까.’ 라며 자기합리화이자 뼈아픈 공감도 했다. 그런 내가 할레드 호세이니의 3편의 책 ‘연을 쫓는 아이’ , ‘천 개의 찬란한 태양’ , ‘ 그리고 산이 울렸다’ 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에 한 발자국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었다. 아프칸 수도 카불에서 탈출길이 막혀 자식이라도 살리기 위해서 엄마들이 아기를 철조망 너머 영국군에게 던지며 생이별을 마주하는 기사를 읽고 압둘라와 파리가 떠올려졌다. 지나친 욕심이나 허황된 꿈이 아닌 그저 내 부모, 내 형제 자매와 살아가는 보통의 삶이 무너진 있을 수 없는 비극이 과거의 일로 끝난게 아닌 것이 너무 큰 슬픔이다. 종교는 없지만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뛰어놀며 또 그들의 가족들이 평안하게 살 수 있는 삶을 간절히 빌어본다. 척박한 먼지 속 마른 땅 위에서의 슬픈 눈물은 영원히 끝날 수 있길......